사우스포에 흑인으로 치자면 주다나 해글러처럼 경쾌하고 유기적인 빠름이 연상 되지만

그와 반대로 위터는 전체적인 경기 운영이 굉장히 타이트하고 역동적이다. 동유럽 백인복서들의

뚜벅이 풋웍에 공격을 할때도 펀치를 자주 내서 실리를 취하는 정석적인 전략보단 붙어 있는

상황에서 스웨이를 통한 감각적이고 위험한 회피 동작을 통해 상대의 헛점을 토로해 낸다.

그리고 빈틈이 보이면 훅과 어퍼컷등의 큰 펀치를 집어 넣으면서 케오승을 거두어냈다.

이것은 상대의 공격 패턴을 잘 읽어 낸다는 점에 있어서(실제로 위터는 승승 장구 했으니까)

위터의 보는 눈이 좋다고 볼 수 있는데 오늘 만난 브랜들리는 이에 대한 역상성적인 모습을

보였다는게 위터에게 있어선 가장 큰 아픔이리라.

위터는 평소에 경기를 할 때마다 방어에 대한 전략을 구사 할 때 거리 유지 혹은 상대방에 대한

견제로 두가지 패턴을 나뉘어 쓰는데...

잽을 자주 내거나 혹은 오른 손을 앞으로 뻗은 상태로 왼손 모션을 내밀듯 말듯 하는 이 훼이크를

자주 이용해 먹음으로서 상대방을 저지하는 이득을 취했 왔었다.
 
그런데 브래들리는 이런 방어라인이 잘 통용되지 않는 상대였다.

일단은 브래들리가 위터를 향해 거리를 좁히는데 전혀 주저함이 없었고

앞서 말했듯이 위터는 거리가 좁혀 졌을때 스웨이나 뒤로 크게 물러서는 감각적이고 위험한 

디펜스를 보여 주는데 신체적으로 상당히 더 작은 브래들리가 머리를 숙이고 궤적을 크게 하는

훅을 내미니까 그것에 꽤나 당황하는 모습 등을 보였다.

전략적인 수정 등이 요구 될만한 수준의 펀치가 아니였는지는 몰라도 지속적인 노가드에

결국 6라운드에 크게 오버핸드 라이트를 허용하며 다운. 차라리 위터의 맷집이 빛을 봐서

살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큰 허용이였고...

이후에 라이트를 가슴 앞쪽으로 당기고 디펜스에 대한 안정감을 유지시키며 경기의 전환을

모색 했지만 브래들리 또한 치고 빠지는 굉장히 영악스럽고 전술적인 손펜싱으로 좌중의

하품과 끝내 승리를 얻어내며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복싱과 링 위에 있어서 패자는 유구무언이다]


해튼에 대한 갈망으로 인해 심기일전, 혹은 심사숙고한 마음이 덜했는지도 모르지만

주니어웰터급의 몇 안되는 큰 화력, 그리고 수년전 주다에게 당한 뼈아픈 패배로 인해

고수했던 스타일을 바꾸면서 까지 UK의 영웅을 꿈꾸었던 위터의 빛이 오늘 풍지박살 나는걸

보니 가슴이아팠고 아무쪼록 재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

브래들리에 대한 평가는 후일로 미루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