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새벽에 제 정신이 아닌 상태에서 한 번 올렸던 글의 일부분인데 그건.... 인간적으로 너무 길었어.... 거의 언어가 아니라 그냥 울부짖음이었고..... 최대한 쳐내고 짤막하게 요점만 다듬어 본다 어차피 이제 나올법한 이야기들은 이미 갤에서 모두 나온 부분이니까 길게 되풀이하지 않겠음

프롤로그는 남준이 짹짹이대로 아닌게 아니라 과연 처음과 끝이 핵심인 것 같다
끝내 손에 피를 묻히고 만 태형이의 오프닝과 행복했던 과거에 사로잡혀 서서히 가라앉아가는 석진이의 엔딩이 말 그대로 돌이킬 수도 또한 벗어날 수도 없는 차갑고 아픈 현실이라는 것 그러나 그 쓰라린 아픔 속에서도 잠시나마 아이들의 환영과 어울려 뛰노는 한 때의 백일몽 혹은 호접몽(<butterfly>)을 꿈꾼다는 것이 전반적인 테마인 것 같고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생의 의지를 되찾는 과정, 스스로를 마주보는 용기 그 자체라고 읽힌다
남준이가 그간 우리에게 들려준 목소리들과 파트투에 대한 언질도 그런 의미에서 해석될 수 있을 것 같고
엔딩 크레딧의 인셉션은 뭐 두 말할 것도 없이 그 찰나의 미몽(이중적인 의미), 쓰러질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며 돌아가는 팽이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마주할 수 밖에 없는 현실(마침내 태형이가 꿈에서 깰 각오로 힘차게 도약kick한 것과 같이)이라는 주요 모티브에서 착안한 것이겠지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역시 태형이가 높이 날아오르던 모습
그건 추락이 아니었어
미몽같은 거짓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끝내 악몽같은 진실을 향해 용기를 낸 태형이의 비상은 그 자체로 하나의 구원이었다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하던 이상의 날개도 생각나게 하고
그리고 엔딩에서 석진이가 보여주던 눈빛은 진짜 못 잊을 것 같다
어떤 갤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석진이에게서 생의 의지를 발견하고 싶다고 했는데 매우 공감하는 바야
나도 그 눈빛에서 가라앉아가는 자의 체념이 아닌 어떤 깨달음을 읽고 싶어

그리고 11월은 너무 길고 10월도 지금은 제 정신으로 기다리기가 어렵다 제발 뭐라도 더 입에 넣어줬으면 하는 마음뿐 아예 모르고는 살아도 이미 알게 된 걸 모르는 척 할 순 없어...  그런건 못해....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