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인가 5일전인가 조수석에 어머니 모시고 제가 운전하고 장보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집에 거의 다다러 주택단지로 들어가는데,

마을 입구에 보면 T자형 도로가 있습니다.

차량 한대가 들어가고 조금 남는 정도인데(두대는 못 지나가요)

저는 동네 입구로 오면서 오르막길을 거의 다 오른 후 직진으로 마을에 진입하는 상태였고,

음지여서 길이 아직 다 안 녹았기에 브레이크를 밟으면서 살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T자형 도로 옆 길에서 갑자기 우체국 오토바이가 튀어나온 것입니다.

옆 길은 마을입구 위치에서는 큰 벽 때문에 전혀 보이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에

오토바이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옆길은 내리막길이었고, 우체국 오토바이는 언뜻 보기에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매우 천천한 속도로 가고 있었기에 바로 핸들을 돌리며 브레이크를 밟아 그자리에서 멈출 수 있었고,

우체국 오토바이는 결국 저희 차의 옆구리를 들이받았습니다.

사이드미러가 나가고 운전석쪽 문에 뻘겋고 검은 페인트가 잔뜩 묻었습니다.

처음 겪어본 사고이기에 놀란 가슴을 진정 시키고

나와서 우체부의 상태를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더군요.

처음엔 어머니께서 사이드미러가 얼마나 하는지 모르고

힘든 일 하시는 분이라며 그냥 보내드렸습니다.

그런데 견적이 20만원이 나오더군요. -_-

나중에 다시 동네에서 만난 그 우체부에게 사이드미러 값만 물어달라고 했더니

왜 이제서야 이러냐면서 뭐라고 하더랍니다. -_-

가뜩이나 사고 이후로 몸이 더 편찮으신데(과거에 사고로 현재 허리 장애등급입니다.)

괘씸한 마음에 문짝까지 쬐다 보험처리 하고 입원하실 생각인데,

방금전에 보험사 쪽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저희 과실이 중대한 건 맞지만, 그 쪽에서도 과실이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입니다.

과연 이 사고 상황에서 제 과실이 있나요?

오토바이 혼자서 과속으로 저희 차 옆구리를 들이받은 건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