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그렇듯 나에게도 초등학교시절 짝사랑이란게 있었다
어쩌면 짝사랑보단 첫사랑이 더 맞는 표현일지 모른다
이성관에 친구는 절대 존재 할 수 없다. 만약 존재한다면
한쪽의 지독한 짝사랑일뿐 이라는 말처럼
어린시절에도 친구인척 겉치레를 하지만 사실은 그저 나의 지독한 짝사랑이었나 보다
어린나이에도 눈에 뜨이는 리더쉽 남녀가리지 않고 움직일수있는 카리스마
전교상위권에 항상 머무는 성적 그리고 귀여운 외모
부자집 딸내미만 아닐뿐이지 나머지는 엄친아 못지않은 완벽한 여자가 아닐까
주변엔 항상 친구들에 둘러쌓여 있었고
나는 항상 보던 아웃사이더처럼 구석진 책상에 앉아 바람을 음미하며
구름을 바라보거나, 그녀를 볼 뿐이었다.
6년의 속앓이를 끝으로 그녀와 헤어졌고
서로 다른 학교로진학하면서 간간이 친구들을 통해 그녀의 연락을 듣는게 전부였다
끝났다 6년의 짝사랑 그렇게 잊혀진다

-21살의 여름
대학을 서울로 진학했다 혼자서 독립 할 수 있는 방도구하고
부모님 몰래타오던 바이크역시 갖고왔고 차도 한대 끌고왔다
21살의 집,차,바이크 얼핏보면 개념없는 부유한 먹고대학생처럼 보이지만
뭐 그건 아니다 어디까지나 겉모습일뿐 실상은 다르니까

여하튼 이날역시 홍대에서 사람들과 모이고 예술학도들 답게
예술을 논하며 술잔에 담긴 술을 몸속깊이 밀어넣었다
목이 시원하듯 넘어가지만 이내 타들어가는 쾌락은 인간이 메조히즘을 타고났다는걸 증명하는 것일까
점점 새벽이 깊어지고 집에 들어가려면 운전을 해야 했기에
술잔을 내려놓고 술이 깨기까지 콘트롤을 하고 있었다
이내 자리를 끝났고 내일 곧 또 자리를 갖자며 서로 악수를 한 뒤 차에서 10분정도 눈을 붙였다
역시 술이 다 깬듯하다는 주관적인 결론을 내리고 시동을 걸어 집을 향해가기 위해 홍대를 빠져나오는데
음악을 바꾸는사이 갑자기 누군가 도로위로 불쑥 튀어나오는 바람에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웨이브 모양의 스키드마크를 내며 죽 미끄러졌다
진정되지 않는 떨리는 손으로 가까스로 문을 열고내려 멍한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녀
순간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소리를 지르려 했지만 왠지 낮익은 얼굴이 잠시 나를 멈칫하게 만들었고
지난 초등학교 나의 첫사랑 그녀임을 인지하게 되는데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어나라고 손을 건네며 혹시나 싶은 맘에 ...혹시 고다미씨 아니신가요?라고 묻자
뭔가 긴장이 풀렸는지 눈물한방울을 떨구며 \'네 맞아요\'라고 말하는 그녀
맞다...저 눈매하며 입술모양...그때와 똑같다 너무 기쁜맘에 활짝웃으며 \'오늘밤 어때?\'라고 물었다

to be 콘티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