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김모씨(51)는 2005년 부과된 버스전용차로위반 과태료 등 총 6건 141만원의 과태료를 체납하고 있다. 간혹 구청으로부터 독촉장을 받긴 하지만 김씨는 과태료를 납부할 생각이 전혀 없다. 납기내에 납부하지 않아도 별도의 가산금이 부과되지 않는데다 특별한 제재도 없기 때문. 이처럼 고의적이고 상습적으로 과태료 납부를 기피해온 사람은 서울 서초구에서만 577명에 달한다.

서울시 서초구는 과태료 납부를 미뤄온 100만원이상 과태료 체납자에 대해 급여압류를 통해 강제 징수한다고 24일 밝혔다.

서초구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과태료를 체납해도 가산금을 부과하는 규정이 없고 강제 징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체납자를 대상으로 독촉장, 체납고지서 및 납부독촉장 등을 수차례 발송해 자진납부를 유도했지만 징수율이 저조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강제징수절차를 규정한 질서위반행위규제법이 지난 6월22일 시행됨에 따라 급여압류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질서위반행위규제법 시행이후 과태료 체납자를 대상으로 급여를 압류하는 것은 서초구가 처음이다. 서초구에 이어 서울 자치구는 물론 전국 자치단체로 급여 압류 등을 통한 징수가 확산될 전망이다.

이번 급여압류 대상자는 과태료 100만원이상 체납자 중 직장이 밝혀진 577명으로, 총 3467건 10억3800만원을 체납하고 있다. 서초구의 과태료 전체 체납 건수는 7월 현재 14만여건으로 체납액만 353억원에 달한다.

서초구는 이를 위해 지난 7월21일 이들을 대상으로 급여압류예고통지서를 발송했으며, 7월말까지 납부하지 않을 경우 체납자의 직장으로 급여압류를 통지하게 된다.

이에 앞서 서초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협조를 얻어 고액 과태료 체납자의 직장정보 및 월보험료 등의 자료를 제공받았다.

홍영복 서초구 세무2과장은 "고액의 과태료 체납자들을 보면 의사나 변호사, 대학교수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도 적지 않다"며 "급여압류 실시를 계기로 납부능력이 있음에도 고의로 과태료를 체납하는 자에게 경종을 울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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