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민재용기자] 지난달 29일 제주도 함덕 해수욕장에서 열린 GM대우차 시승 행사장. 이 회사가 그동안 야심차게 준비해 온 `라세티 프리미어` 신차발표회가 열리고 있었다.

시승이 시작된지 얼마안돼 여기저기서 불평이 나왔다. 차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기자가 탔던 차도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윙\' 하는 굉음이 나 깜짝 놀랐다. 시승했던 어떤 기자들은 "이 차를 정말 팔려도 내놓은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라세티 프리미어\'의 엔진과 차체는 독일 오펠사가 설계하고 차량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은 GM대우가 담당하는 등 GM의 글로벌 역량이 집약됐다.

또 국산차 최초로 6단 변속기를 장착했고 차량 내부를 고급스럽게 마무리하는 등 기존 준중형차와 차별화되는 장점도 갖췄다.

특히 보다 완벽한 성능과 품질을 위해 한국을 비롯, 세계 각지에서 100만km이상의 내구 주행시험과 200회 이상의 차량 충돌 테스트 등 엄격한 검증을 거쳐 개발했다고 GM대우차는 강조했다.

마이클 그리말디 GM대우 사장도 "경쟁사인 현대차의 `아반떼`와 기아차의 `포르테`보다 더 우수하다"며 "준중형차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겠지만 승리자는 우리가 될 것"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GM대우의 이같은 야심찬 계획을 반영하듯, 이날 국내 언론을 상대로 한 사전 시승회도 유례없이 대규모로 진행됐다. 시승회에 참가한 기자만 100여명에 이르렀고 시승회에 동원된 차량도 50대가 넘었다.

그런데, 이런 중요한 행사에서 차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가속페달을 밟을 때 굉음과 함께 가속이 잘 되지 않는 문제점이 드러난 것.

시승회가 대규모로 진행되고 부평공장에서 제주도로 자동차를 이송하는 등 일정이 촉박하게 진행되다 보니 정작 중요한 차량 사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일부 기자들은 "처음에 차를 타보고 \'이 차를 정말 판매할 건가\'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면서 "GM대우측에 의문을 제기하고 차를 바꿔 타보니 차 성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다른 기자들의 경우 차의 성능이 좋았다고 하는데, 내가 탄 차는 그렇지 않았다"며 "시승기를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담당했던 GM대우 관계자는 "촉박한 일정으로 동원된 차량 50여대중 20여대만 튜닝 등 준비가 완전히 된 상태여서 일어난 문제"라며 "차 성능의 근본적 문제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성능에 문제를 보인 차들은 공장에서 나오자 마자 바로 시승회에 투입돼 시험운영을 해보지 못한것 같다"고 해명했다.

시승회는 끝났다. 고객들에게 전달되는 차에는 이런 문제가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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