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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다 페라리 정리

(116.37) 2008.12.14 15:44:15
조회 176 추천 0 댓글 4

F612 스카글리에티의 엔진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이야기가 바로 페라리의 모델명에 대한 것이다. 페라리는 전통적으로 모델명에 다양한 숫자를 사용해 오고 있는데, 60년이 넘는 페라리의 역사 속에서 이름에 숫자가 사용되지 않은 예는 강력한 엔초 페라리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페라리의 이름 속에 숨어 있는 난수표를 해독해 보자. 

단위 배기량을 이름으로 

페라리가 이름에 사용하는 숫자들 중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해 온 것은 단위 배기량이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일반적으로 이름에 배기량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페라리는 그 배기량을 기통수로 나누어서 기통당 배기량을 이름에 사용하였다. 그것도 이름 뒤에 추가로 숫자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단위 배기량 자체가 이름이 되었다. 그리고 그 뒤에 차의 성격에 따라서 영문자나 다른 이름이 붙기도 했다. 
또한 브랜드 없이 모델명만 인용할 땐 숫자 앞에 페라리의 이니셜인 F를 붙이기도 한다. 

페라리 최초의 모델 125 S에서부터 이 전통은 시작되었는데, 125는 배기량 1,500cc를 기통 수 12로 나눈 숫자였다. 물론 정확한 배기량은 1,496.77cc이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1,500CC로 간주해 계산했다. 

35348_1.jpg 
F125 S

이에 따라서 이 후에 등장한 159 S는 배기량이 1.9리터, 166은 배기량이 2.0리터, 195는 2.34리터였다. 그리고 가장 많이 사용된 250의 경우에는 V12에 배기량이 3리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V12 3리터 엔진을 얹은 모델은 그 수가 상당히 많은데 모두 250을 이름으로 가지고 있다 보니 모델 특성에 따라서 250 뒤에 영문자를 더 붙여서 구분하였다. 밀리 밀레아를 의미하는 250MM, 테스타로사 엔진을 얹은 250 테스타로사, 그리고 GT선수권 호몰로게이션을 위한, 너무도 유명한 250 GTO, 르망에 출전한 250 LM 뿐 아니라 250 GT, 250 GT 스파이더, 250 유로파, 250 GT 캘리포니아, 250 P, 250 GT 카브리올레, 250 GT 2+2 등이 모두 V12 3리터 엔진을 얹은 모델들이다. 

35348_2.jpg 
F250 GTO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이 방식은 V12 엔진과 4기통 엔진에만 주로 적용되었다는 점이다. 
4기통 엔진을 얹은 모델의 예를 보면 1953년의 735 S는 4기통 2.94리터였고, 같은 해의 625 TF는 역시 4기통 2.5리터 였다. 이 후 500 몬디알과 750 몬자, 860 몬자의 경우도 4기통 엔진이었다. 

배기량 + 실린더 수 

페라리에 V6 엔진이 얹히게 되면서부터는 새로운 명명법이 개발되었다. 배기량과 기통수를 함께 표기하는 방법이다.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아들 디노를 기념한 모델로 처음 V6 엔진이 얹힌 디노 156 S2가 그 예로 156은 배기량 1.5리터와 6기통을 의미한다. 이 후 등장한 V6 엔진 모델들인 59년의 196 S, 61년의 246 SP, 62년의 196 SP 등에 모두 이 방법이 사용되었다. 

35348_3.jpg 
디노 196 SP

62년부터 V8 엔진이 얹히기 시작하면서 V8 엔진 모델들에도 같은 방법이 사용되었다. 62년의 268 SP의 경우 배기량 2.6리터의 V8 엔진을 얹었다는 뜻이다. 이 방법으로 이름이 지어진 페라리는 73년의 308 GT, 75년의 208 GT/4, 82년의 308 GTB등이며 이 후로 328, 348등이 계속해서 등장했다. 

한편 68년에 등장한 612 Can-Am부터는 12기통 모델에도 이 방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612는 배기량 6리터에 V12기통이라는 뜻이다. 69년의 212 E는 배기량 2리터에 V12, 같은 해의 312 P는 배기량 3리터에 V12, 70년에 등장한 512 S는 배기량 5리터에 V12 였다. 
여기서 또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V12 모델에 이 방식을 적용하자면 배기량이 2리터, 3리터, 5리터, 6리터 등 한자리 숫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배기량이 3.5리터라면 3512가 되어 숫자가 4자리가 되므로 받아 들일 수가 없게 된다. 결국 이후 등장한 V12 모델들 중 배기량이 한 자리 숫자로 끝나는 모델은 이 방법에 따라 512처럼 이름을 지었고, 그 외의 배기량을 가진 V12에는 전통대로 단위 배기량으로 짓는 이름을 계속 사용하였다. 

이럴 경우 이름 만으로 배기량을 파악하기 좀 곤란한 경우도 있었는데 412와 512가 그런 경우다. 85년에 등장한 412는 배기량 4.94리터에 V12로 단위 배기량이 412cc여서 412로 이름을 지었다. 배기량 4리터에 V12 모델이 아닌 것이다. 한편 같은 배기량을 가진 91년의 512 TR의 경우 배기량을 5리터로 간주하고 V12를 합쳐 512로 짓게 된 것이다. 

F40, F50, 그리고 엔초 페라리 

87년 등장한 F40이 페라리 창립 40주년 기념 모델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방법에 의해 F50이 등장했지만 F60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F60이라는 이름 대신 위대한 페라리의 창업자의 이름을 그대로 따서 엔초 페라리가 되었기 때문이다. 

35348_4.jpg 
F40

엔초 페라리처럼 이름에 숫자를 사용하지 않은 예가 있기는 하다. GTO, GTB, 테스타로사, 몬디알 T 등이 그 예인데, 이들의 배경을 살펴 보면 어떤 형태로든 숫자와 무관하지는 않다. 288 GTO, 308 GTB, 512 테스타로사, 그리고 몬디알 8 등으로 부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배기량 + 이름 

512의 뒤를 이어 새롭게 등장한 모델이 96년의 550 마라넬로였는데 이는 또 다른 명명법이었다. 배기량을 그대로 사용하고 뒤에는 기념비적인 다른 이름을 붙이는 방법이다. 550은 배기량을 의미하고 마라넬로는 페라리가 위치했던 이탈리아의 도시 이름이다. 550 마라넬로는 페이스리프트와 함께 배기량이 커지면서 이름이 575M 마라넬로가 되었다. 

35348_5.jpg 
F575M 마라넬로

이 방법은 이후 V8 엔진을 얹은 모델에도 적용되기 시작해 360 모데나와 430이 등장했다. 이들은 배기량이 각각 3.6리터와 4.3리터다. 가장 최근에 등장한 595 GTB 피오라노도 이 방법이 적용된 예여서 배기량 5.95리터와 페라리 테스트 트랙의 이름인 피오라노가 합쳐진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페라리의 모델들은 계속 새롭게 등장했고, 그 때마다 같은 이름을 부여할 수 없어서 새로운 명명법을 만들게 되었다. 이제는 이와 같은 여러 명명법들 중에서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이름을 짓게 되었다. 

배기량 + 밸브 수 

하지만 이와 같은 룰은 어디까지나 룰일 뿐이었다. 따라서 기존의 룰이 적용되지 않는 모델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가 94년 등장한 355 베를리네타로 앞의 35는 배기량이 3.5리터라는 뜻이고, 뒤의 숫자 5는 기통당 5밸브가 적용되었다는 의미다. 나름대로는 새로운 룰의 탄생이었지만 향 후 이 룰을 따를 모델은 등장하지 않을 듯해 보인다. 

35348_6.jpg 
F355 스파이더

반면 페라리 모델 들 중 유일하게 당치도 않은 이름을 가진 모델이 있다. 바로 612 스카글리에티다. 룰로 본다면 612는 배기량 6리터에 V12 엔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612의 배기량은 575M 마라넬로와 같은 5.75리터다. 페라리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5.75리터를 6리터로 간주하기에는 배기량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느낌이 강하다. 
오히려 612 스카글리에티가 412와 456의 계보를 잇는 만큼 단위 배기량인 479로 명명하는 것이 적합했을 듯 하지만 어쩌겠는가? 나름대로 고민한 결과였을 것이다. 479 혹은 480이라는 애매한 이름대신 매끈한 612가 더욱 매력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페라리의 열혈 팬들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처럼 설득력이 부족한 룰의 적용은 페라리가 60여 년간 쌓아온 전통에 너무 많이 어긋난 듯해 매우 안타깝다. 

어쨌든 다양한 페라리의 이름들을 살펴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중요한 점 중의 하나는 페라리가 엔진을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소신이기도 했었던 엔진 최우선의 철학은 오랜 역사 동안 페라리의 이름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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