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금 미납자가 신병 훈련소 입소 날짜가 다가오자 구치소 노역장을 선택, 이로 인해 병역을 면제받았더라도 병역 기피 목적의 도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10일 입영을 기피한 혐의(병역법 위반)로 기소된 박모씨(33)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 본원 합의부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벌금형 확정판결을 받고도 벌금을 납입하지 못한 상태에서 비록 병역을 기피할 목적이 있었더라도 형 집행기관에 자진출두, 노역장유치를 받게 된 데 불과하다면 이로 인해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게 된 결과를 두고 병역법 위반 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1996년 2월부터 2006년 5월까지 대학진학, 공군 장교 선발시험 응시, 대학원 진학, 사법시험 2차 응시, 자격시험 응시 등의 사유로 모두 7차례 입영기일을 연기했다.

박씨는 2006년 7월 부산병무청장으로부터 같은해 8월 24일 오후 1시까지 육군 논산훈련소에 입소하라는 소집통지서를 받자 이번에는 입소 대신 부산지검을 찾아가 자신이 사기죄로 선고받은 벌금 700만원을 납부하는 대신 노역장 유치처분을 요구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져 그는 하루 5만원씩 계산, 140일간 부산구치소 노역장에 유치돼 2007년 1월10일 집행을 완료했고 동시에 만 31세가 되는 바람에 병역소집을 면제받았다.

검찰은 박씨의 이 같은 행위가 병역의무를 기피하기 위한 목적의 도망에 해당한다며 박씨를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yccho@fnnews.com조용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