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쏘렌토는 SUV라기 보다는 \'크로스오버 세단\'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차가 됐다.

지난 15일 일산에 위치한 한 스튜디오에서 기아차의 신형 쏘렌토를 직접 볼 수 있었다. 대형 스튜디오의 커다란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는 쏘렌토 3대의 뒷모습이 보였다.

뒷모습은 쏘렌토가 아니라 새로운 CUV라고 해도 믿을만큼 낮고 날렵한 느낌이다. 배기구를 숨겨 매끈하게 처리한 점도 특이하다. 관계자에 따르면 천장이 수치적으로 크게 낮지 않지만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형상이어서 날렵해 보인다는 설명이다.

앞 모양은 로체나 포르테등 최근의 기아차 이미지가 연상된다.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언뜻 SUV임을 느끼기 어렵다. 최근 렉서스가 신형 RX350을 내놓으면서 SUV가 아니라 \'크로스오버 세단\'을 표방하고 나섰던 점이 떠오른다.

전문가들은 최근 세계적으로 SUV 수요가 큰 폭으로 줄고 있기 때문에 최근 새로 나오는 SUV들이 대부분 오프로드보다 세단의 느낌을 강조하는 것으로 설명한다. 특히 SUV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소음진동(NVH), 연비, 고속주행성능을 모두 세단 수준으로 높이고 도심 주행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요즘 추세다. 반면 SUV 특유의 실용성을 유지하고 험로 주행도 어느정도는 가능케 하고 있다.

◆ 세계 최고 수준의 R 엔진

흔히 SUV를 \'기름먹는하마(Gas guzzler)\'라고 표현하며, 고유가 시대에 걸맞지 않는 차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또 디젤엔진은 토크가 약간 높은 반면 마력은 휘발유차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신형 2.2리터 4기통 디젤엔진은 기존 선입견을 완전히 깨뜨릴만하다. 신형 R엔진을 장착한 쏘렌토 연비는 14.1km/l, 마력은 200마력, 토크는 44.5kg·m로 연비, 마력, 토크 모두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경쟁할 차가 없기 때문이다. 배기량은 다소 작지만 BMW X3등에 장착되는 2.0리터급 디젤 엔진도 177마력에 그친다. \'폭스바겐 골프 GT 스포츠 TDI(170마력, 35.7kgm, 14.6km/l)\'와 비교를 해도 훨씬 앞선다.

◆ 비로소 디자인이 완성된 듯

스튜디오에서 촬영중이던 일부 부품이 분해돼 있는 등 완전한 상태가 아니어서 세부 완성도를 말하기는 어려움이 있다. 다만 디자인에서 상당한 여유를 느낄 수는 있었다. 그동안 등장한 기아 모하비나 현대 베라크루즈는 전반적인 디자인이 나쁘지 않지만 최종 마무리에서 지나치게 서두른 듯한 느낌이었다. 그 시도들이 쏘렌토에 와서 비로소 완성된 듯하다. 예를들어 보닛과 휀더 사이 틈을 만들어 놓은 디자인은 폭스바겐 골프 등 유럽차에서 간혹 발견되지만 국산차에선 처음 보는 것이어서 신선하다.

차체의 전반적인 밸런스(proportion)가 뛰어나고 빈틈 없이 꽉 짜여진 느낌이 든다. 모하비의 뒷모양이 평평하고 커다란 미국차 느낌이 들었다면 신형 쏘렌토는 날렵한 유럽차나 일본차 느낌이 강하다.

◆ 실내 구성과 옵션 향상

우선 2열과 3열 시트는 완전히 접혀 평평한 짐칸으로 사용할 수 있어 매력적이다. 2열시트는 뒤로 상당한 각도가 기울어지기 때문에 눕다시피 앉을수 있다. 3열시트는 비록 좁긴하지만 쿠션이나 형식이 제대로 갖춰져 구색맞추기가 아니라 제대로 앉을 수 있는 시트다. 성인은 머리가 천정에 약간 닿고 무릎이 앞좌석 등받이에 닿지만 어린이들이라면 앉는데 문제 없을 듯 하다.

3열만을 위해 별도의 공조장치와 에어덕트가 있고, 천장은 유리창으로 이뤄진 \'파노라마 글래스루프\'라서 답답함을 덜어줬다. 이들을 비롯해 통풍시트에 제논라이트 등 다양한 옵션이 있다.

차체자세제어장치,ABS,TCS, 듀얼 에어백 등 안전옵션들은 옵션이 아니라 기본 장착됐다.

신형 쏘렌토의 가격은 디젤 2.2리터 기준으로 2700만원~3300만원대, 휘발유 모델은 2300만원~2800만원, LPI모델은 2400~2900만원대다. 여기에 4륜구동 옵션을 추가하면 200만원이 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