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부산 강서구 송정동에 자리한 르노삼성차 부산공장.

차체공장 내 대형 프레스에서 쉴 새 없이 찍혀나오는 차체에 곧장 로봇들이 붙었다. 곳곳에서 용접 불꽃이 튀는가 하면 부품들도 속속 부착됐다. 시간당 45대를 생산한다는 설명. 흔들렸던 국내 자동차 경기가 최근 불붙고 있다는 분위기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내수 판매·수출 늘어 잔업·특근 등 재개

시간당 생산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 회복

공장 내 전시장에 뉴SM3 관람객 이어져

인근 조립공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연방 비지땀을 쏟아냈다. 분주한 손놀림에 부품 박스들도 이내 바닥을 드러냈다. 근로자들의 머리 위 작업현황판은 막 264대째가 마지막 공정을 끝냈음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조에만 480여명이 투입됐으며 1시간 잔업도 추가됐다. "국내외 주문이 크게 늘어 지난달 주간 및 야간 잔업을 다시 시작한 데 이어 지난 13일부터 주말 특근까지 들어갔다"는 르노삼성차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글로벌 경제 위기 이전으로 완전 회복한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빠르게 정상화하고 있다. 르노삼성차와 현대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최근 국내외 주문이 빠르게 밀려들면서 오히려 상승세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구조조정, 감원 등 흉흉한 용어들이 난무하던 7개월 전 상황은 벌써 \'과거\'가 됐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오히려 위기를 성장 기회로 삼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GM 등 굴지의 완성차 업체조차 맥없이 쓰러지는 가운데 놀라운 성과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날 찾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는 최근 국내 업계 분위기를 그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각 생산라인마다 작업자들이 뿜어내는 열기는 30도에 육박하는 초여름 무더위마저 무색케 하는 듯했다.

올해 초만 해도 생산과 영업 인력 감축을 고민하던 그 회사가 과연 맞는가 싶을 정도였다.

르노삼성차 측은 6월 한 달간 부산공장에서 1만8천여대 수준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1만513대, 5월 1만2천125대로 각각 떨어졌지만 이달 들어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잔업과 특근을 해야 생산을 맞출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말.

자동차업계는 이 같은 호조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곧 출시 예정인 중소형차들이 국내 완성차 업계의 재도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 역시 올 7월 판매에 들어가는 뉴SM3에 몰리는 관심에 크게 고무돼 있다. 공장 내 전시장에는 뉴SM3를 구경하기 위한 관람객들이 이어지고 있고 지난 15일부터 받기 시작한 사전예약도 이틀 만에 3천600여대나 주문이 밀려들 정도다.

뜨거운 생산 열기 속에서도 입출입 관리도 한층 철저해졌다. "외관과 내부 일부는 이미 공개했지만 아직 감춰둔 게 많다. 생산 과정도 출시까지 외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게 보안팀 김홍식씨 설명이었다.

한편으론, SM3 등 기존 주력모델 역시 해외시장 등에서 주문이 밀려들며 오히려 생산이 늘어나고 있다. 신차가 나오면서 생산이 중단되던 관행마저 무너뜨린 셈.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SM3의 경우 러시아 등 해외에서 인기 행진을 하며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공장 정상 가동에 따른 임직원들의 사기도 상당히 올랐다. 지난 13일부터 주말 특근이 재개되면서 지난해 글로벌 위기 이전 수준으로 생산량이 늘어 수당 등도 원상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립팀 윤희학 지도원은 "지난해 말부터 가족들도 걱정할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일할 맛 난다. 직원들 모두가 마찬가지여서 공장 분위기가 완전히 활기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김영한 기자 kim0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