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사고 졸업과 동시에 배를 계속 탓다

일년 이년 삼년 사년 오년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통장 잔고는 늘어나지만

주변에 친구들은 점점 멀어져간다

가족들도 이젠 내가 돈버는 기계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내 꿈은 원래 이런게아니었다

이제 그만 타야지... 이제 그만 타야지..

귀국해서 사회 돌아가는 꼬라지를 보면 도저히 그만탈수가 없더라..

불어나는 돈들을 그냥 방치하기엔 내가 너무 병신 같아서 재테크를 시작했다

펀드도 들고 cma 통장도 여럿 만들고 절대 망할일 없다는 삼성전자 주식도 몇천만원치 샀다

일년이 지나고 이년이 지나고 삼년이 지나고 젊은 나이에 집을 샀다

주변에선 온통 형식적으로 아부하는 사람 밖에 없었다

하긴.. 일년 삼백육십오일중에 이백오십일 이상을 한국에서 지내질 못했으니 오죽하겠는가..

올해로 배를 구년이나 탓다 해운 쪽에서라면 중견 축에 말만하면 알아주는 회사에서 6년이나 있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선장도될것같다 조금만 더 버티면 도선사 시험 자격이 생길것같다

붙건 안붙건간에 자격만 생기면 당장 그만타고 육상에서 살아야지..

내 나이 이제 서른이다 난 뭘하며 살았는가?

휴가 때마다 여기저기 떵떵거리면서 돈을써댓다 부모님 기살려드리고

동생들 어디가서 꿀리지않게 메이커로 도배시켜줬다

수입 스포츠카도 사봤다

휴가 때마다 이여자 저여자한테 집적거렸지

물론 이세상에 많은 여자들은 돈으로 안되는게없다

해외여행도 다니고 시즌마다 여름엔 스킨스쿠버 겨울엔 스노우보드

하고싶은건 거의 다 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게 끝이다

내나이 서른에 남겨진건 돈 밖에없다

남들 서른이면 무언가 남겨놓은게 알게모르게 많겠지만 나는없다

비가오거나 술마실때 생각나는 사랑했던 여자나 술먹게 달려오라고 전화할 친구도없다

물론 연말모임이나 경조사에 불러주는 사람도없다

동창들은 서로 처해진 인생을 사느라 바빠서 내가 귀국을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른다

십년동안 뭘하러 살았나.. 후회된다 되돌리고싶다 해사고 말고 차라리 공고라도 들어갔으면

부유하진 않더라도 좀 더 내적으로는 행복한 다른인생을 살았을지싶다

배는타지마라 아니하다못해 타야된다면 병역특례로 끝내라

배는타면안된다






내 옆에 아무도 안남는다고해도 인맥을 돈과 바꾸라면 바꿀사람이 많을지도..

알팔은 아우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