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 차 알아볼겸 같이 가서 10시에 시승해 봄.

전기차로서의 장점은 확실하지만 그거 말고는 이게 뭐지 싶은 차였는데

전체적으로 소감을 정리해봄.

참고로 자차는 쏘나타 디 엣지 1.6T 임.

1. 차체 대비 공간은 꽤나 양호한 편

좁거나 넓거나 하는 느낌은 전혀 없이

그냥 이정도면 딱 적당하지 라는 느낌을 주는 실내 공간인데

차체가 비교적 작다는 걸 고려하면 그럭저럭 만족스러운 공간 아닌가 싶음.

2. 깔끔하고 호감가는 디자인

적당히 미래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모난 곳 없이 잘 된 디자인이라

여러모로 매력적이라고 느낌.

3. 전기차 특유의 훌륭한 저속 가속력.

저속에서의 가속력은 정말 압도적임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이자 내연기관은 절대 흉내낼 수 없는 분야이지 않을까.

그 덕에 운전이 굉장히 편함.

4. 시속 100km까지는 매우 정숙함.

진짜 엄청나게 조용해서 속도감이 안느껴질 정도.

5. 부드러우면서도 적당히 탄탄한 승차감

서스펜션 스펙을 굉장히 강조한 차량 답게

매우 부드러우면서도 안정적인 승차감이 인상깊었음.

높은 차체와 무게로 인한 롤은 어쩔 수 없지만, 그 외에는 확실히 우수하다고 느낌.

6. 시트 존나 불편함.

일단 시트쿠션이 확실히 짧은 편이라 다리를 받혀주는 느낌이 매우 부족했고

특히 럼버서포트 쪽이 유독 튀어나와 있어서

고작 30분의 시승이었는데도 허리가 굉장히 아팠음.

전기차 모델이 있는 니로랑 코나는 시트에서 큰 문제는 못느꼈었는데

왜 유독 EV3만 이러는지 모르겠음.

7. 디스플레이가 평면이라 생각보다 불편함.

자차인 쏘나타 디 엣지의 경우 커브드 디스플레이로 되어있는데

디스플레이가 운전자 쪽으로 꺾여있기 때문에 시야각이나 조작에 있어 불편함이 없었음.

EV3의 경우 플랫, 그러니까 평면 디스플레이인데

평평하다보니 커브드 디스플레이에 비해 거리감이 확실히 느껴져 시야각 조작 모두 별로였음.

그렇다보니 별 것 없어보이는 요소인데도 체감 완성도에서 격차가 느껴지더라.

8. 공조기 조작 불편함.

공간 확보의 관점에서 보자면

센터 콘솔에서 가장 큰 자치를 차지하는 공조기를 치워버리고

클러스터 스크린과 내비게이션 스크린 사이의 여백에 공조기를 집어넣은 것 자체는 분명 좋은 아이디어임.

하지만 공조기가 핸들에 가려 잘 안보인다는 치명적인 문제점은 왜 무시하고 그렇게 만든건지 모르겠음.

그렇다보니 운전자석에선 공조기 확인 조작이 정말 불편하기 짝이없고,

조수석에선 그나마 잘 보이긴 하는데 공조기 위치 자체가 운전자 쪽으로 쏠려있다보니 조작하다 운전방해를 할 수도 있는 등

공간 확보의 장점 대비 조작편의성이 너무 떨어지는 느낌.

센터 콘솔 쪽에도 온도와 풍량조절 레버가 있어서 간단한 조작은 급한데로 가능하지만서도

기존의 공조기 구조가 수십배 낫다는 생각이 가시질 않더라.

9.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센터콘솔 디자인

센터콘솔이 무지하게 깊어서 물건을 가볍게 보관하고 꺼내쓰기가 굉장히 불편함.

그리고 문제의 암레스트 책상은 진짜 하등 쓸모없음.

그거 달리면 암레스트 쪽 수납공간 싹 사라지는데, 정작 그 책상 때문에 편해지는 건 단 하나도 없음.

깡통에는 비교적 평범한 암레스트가 달리던데 그게 훨씬 낫더라.

10. 어딘가 조잡한 실내 소재

플라스틱도 잘 쓰면 꽤나 괜찮은 느낌을 내는데

EV3는 나는 ABS입니다 라고 고함을 내지르는 듯한 소재가 많아서 좀 그랬음.

실내 소재에서 고급감은 절대 기대하지 말 것.

11. 시속 120을 돌파하면 풍절음 장난 아님.

국내 도로 환경이 끽해야 시속 110인걸 생각하면

정속주행을 한다는 조건에서는 그렇게 불편한게 아니지만

그래도 체감 완성도 측면에선 상당히 마이너스이지 않나 싶음.

요약을 하자면

전기차이기 때문에 엔트리급 차량의 최대 단점인 출력 문제가 해소되어 있고

전반적인 NVH 수준도 매우 높고 전장도 짱짱하게 받혀주기 때문에

운전이 서툴더라도 매우 편안한 운전이 가능함.

다만 덩치 큰 성인 남성이 타기엔 시트가 너무 불편하고

고급감 면에서도 확연히 부족한 면이 있는데다

전체적인 구조가 뭔가 조잡하단 느낌을 지우기가 힘들기 때문에

'좋은 차'를 원한다면 그다지라는 느낌이 셌음.

이런 특성을 조합해 볼 때

사회초년생 여성에게 매우 적합한 차가 아닐까.

셀토스 대신 사면 딱인 듯.

남성들에겐 시트 문제가 있어서 막 추천하기 애매하고

시니어들에겐 부족한 고급감 때문에 돈 값 못한다는 평을 받기 좋은 듯.

아부지도 이건 애들 장난감 같다고 그냥 EV6로 가야겠다 하시더라.

이상 시승 소감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