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통큰치킨 가면을 쓰고 비비큐 매장에 돌격했다.

돌격하기 전에 존나 떨렸지만 통큰치킨을 사랑하는 내 마음과 비비큐를 향한 분노가 용기를 주더라.

일단 타이밍은 알바가 배달 나가고 사장이 혼자있는 시간을 노렸어.

아무래도 여러명이 있으면 다굴 맞을 거 같았거든.ㅋ

아무튼 비비큐 앞의 놀이터에서 계속 염탐을 하고 있으니까 어느 순간 배달 알바 2명이 동시에 나가더라.

기회는 이때다!! 하고 사진 찍어줄 친구와 함께 가게로 돌진을 했지.


조낸 도키도키한 마음을 억누르며 가게문을 벌컥 열자마자 나는 외쳤지.

"비비큐 개새.."


그런데..

그런데.. 갑자기 말이 잘 안나오더라..


비비큐 가게 안에 들어오기까지만해도 내 가슴 속에서 치밀던 분노가

가게 안에 들어가자마자..

가게 안에 들어가서 향긋한 양파닭의 향기를 맡자마자 사그라들어버리더라고.


아!! 나는 그 순간 깨달았지.

비비큐를 향한 나의 분노가 사실은 분노가 아닌 비비큐를 향한 사랑이었다는 것을..

나는 내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했던 거야.

마치 초등학생때 짝사랑을 하던 여자 짝궁을 괴롭히던 것처럼 비비큐를 사랑하면서도 

그 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못되게 굴었던 거지.


난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뜨거운 눈물이 흐르더라

그리고는 바로 눈물을 흘리며 사장님께 말했지

"사장님.. 양파닭이 먹고 싶어요..."

내 친구도 나와 마찬가지로 깨닫는게 있었는지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이더라.

사장님도 그 모습을 보면서 "하하, 양파닭때문에 양파를 많이 까서 그런지 눈물이 나네.."라고 하는데...

가게 분위기가 레알 훈훈했다.ㅠㅠ 너네가 그 곳에 없어서 아쉬울 뿐이야.


아무튼 우리는 들고갔던 치킨가면따위는 길바닥에 버려버리고 사장님이 내와주신 양파닭으로 배불리 먹었어.

너네도 족보도 없는 통큰 치킨 따위는 시키지 말고, 치킨 대학을 나온 석박사들이 개발한 양파닭같은 귀족 치킨을 먹어라.

그만 츤츤대고 너네 마음 깊은 곳에 존재하는 비비큐를 향한 사랑을 깨달으라고.

안 그러면 나처럼 나중에 레알 후회한다;;;






ps. 아 인증 사진은 양파닭이 너무 맛있어서 찍는거 깜빡했음. ㅗ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