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보다도 40분 늦고 불편" 텅텅 빈채로 운행… 적자 눈덩이
하루 20만명 이용 예상… 실제론 1만5000명

22일 오후3시 인천공항철도가 출발하는 김포공항역. 전동차 문이 열렸지만 탑승하는 승객들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12분 간격으로 떠나는 열차는 총 6량, 277석이지만 객차에는 서너명만 앉아 있거나 아예 텅 비어 있기도 하다. 중간역에서도 타고 내리는 승객들은 거의 없다. 공항신도시에 사는 주부 박모(39)씨는 “한달에 1,2번 정도 공항철도를 이용하고 있는데 탈 때마다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민간철도인 인천국제공항철도가 개통된 지 5개월. 개통만 되면 하루 이용객이 20만명에 이를 것이라는 당국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이용객은 1만 5,000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8월 공항 이용객들이 하루 10만여명인데 공항철도 이용객은 전체 10% 남짓에 불과하다. 현재 이용객 중 80%정도인 1만여명은 공항 종사자들이며, 10%정도는 공항인근 지역 주민들, 10%만이 순수 외지 이용객들이다.

이용객들은 공항철도를 외면하는 이유에 대해 버스에 비해 공항까지 시간이 최고 2배 이상 걸리고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서울 강남역, 시청, 신촌 등에서는 공항철도가 공항직행버스에 비해 40분 이상 더 소요된다. 또 이용객 김모(45)씨는 “공항철도는 짐 칸이 부족해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기 일쑤”라며 “또 버스는 바로 출국장에 도착하지만 공항철도를 타면 250m이상을 걸어야 출국장에 도착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공항철도 측은 5월25일부터 직통열차 운임(7,900원)을 일반 열차 운임(3,100원)으로 낮추고 할인정기권을 발매하는 등 적극 나서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통연구원 한 관계자는 “경제특구인 영종도 및 청라지구 개발 사업을 비롯, 서울시내 9~12호선 개통 등이 늦어져 수요 예측이 빗나갔다”며 “공항주변 개발사업 진척으로 인구가 늘어나고, 인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2단계 구간이 개통되면 이용객이 크게 늘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공항철도에 보전해주는 지원금은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민간사업자와 맺은 협약에 따라 예상수요의 90% 미치지 못할 경우 부족분을 모두 메워주어야 한다. 정부는 올해는 물론 2009년까지 1,000억원 이상을 국고에서 지원해 주어야 하며 2010년에는 1,900억원, 2016년에는 2,700억원, 2020년에는 3,100원을 민간사업자에게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할부처인 건교부나 공항철도측은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며 자구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공항철도 시설이나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 등을 활용해 관광객 유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으나 당국은 수수방관만 할 뿐이다. 또한 열차 운행편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서도 건교부 관계자는 “이용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송원영 기자 wysong@hk.co.kr김재욱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과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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