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신발과 목재산업을 축으로 한국 경제를 이끌었다.
한국 경제사의 수많은 기록이 부산에서 작성됐다. 하지만 1970년대 중화학공업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되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노동집약적인 산업에 매달렸다.
결국 부산은 1980년대와 IMF 외환 위기를 거치면서 생산보다는 서비스산업이 주를 이루는 도시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영상·IT와 전시컨벤션, 자동차부품, 조선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국제신문이 창간된 1947년은 부산 경제에 희망이 깃든 시기였다.
송월타올이 수건을 만들기 시작했고, 부산 철강업을 대표하던 동국제강(당시 조선선재)도 바로 이 해에 설립됐다. 흥아타이어가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부산이 우리나라 고무공업의 중심으로 떠올랐으며 동명목재는 사업을 대폭 확장했다.
부산 경제는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한층 활기를 띤다. 하
지만 값싼 노동력이 유입되면서 일자리 쟁탈전 등 갈등이 많았고,
이 때문에 삶의 질까지 나아지지는 않았다.
1947년 창립된 동국제강은 부산 철강업을 대표하던 기업이었다. | |
현재 세계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들이 이 시기 부산에서 걸음마를 시작했다.
LG그룹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락희화학이 1954년 부산 연지공장을 설립해 럭키치약을 시중에 선보였고,
훗날 삼성그룹으로 발전한 제일제당도 부산에서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갔다. 또 1958년에는 한국 전자산업의 효시로 평가되는 금성사가 부산에서 창립됐다.
1950년대 부산 경제는 제당 제분 고무 등 노동집약적인 경공업 위주로 발전하다 50년대 말 침체를 겪게 된다.
불황 탈출의 신호탄은 1962년 시작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었다.
동명목재는 1960년대 한국 수출의 선두를 질주했으며, 종업원만 1만여 명에 달해 세계 합판업계에서도 최고로 인정받았다. 목재와 함께 국제화학을 앞세운 신발산업도 미국 수출에 성공하는 등 부산은 1960년대 고도 성장기를 맞았다.
1970년대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는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불행하게도 부산 제조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둔감했다.
여전히 노동집약적인 경공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1970년대 부산 경제는 동아타이어를 비롯해 명진고무 태화고무장갑 등 생활용품 중심의 고무화학공업이 주류를 이뤘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이 주축 산업이 된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
시대의 변화에서 뒤진 부산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추락하기 시작했다.
부산의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80년 전국의 11%대에서 1985년 불과 5년 만에 7.5%까지 떨어졌다.
전두환의 5공 시절이던
1985년 재계 13위의 대그룹 국제상사가 해체된 것은 부산경제의 주름을 더 깊게 만들었다.
1980년대 말 민주화 바람을 타고 임금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기술보다 노동력에 주로 의존하던
부산 기업체들은 다시 한번 위기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1980년 이후 오리엔탈정공 엔케이 선보공업 트렉스타 등 중견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창립된 것은 부산경제의 큰 활력이 됐다.
1990년대에 들면서 부산 제조업이 차지하는 전국 비중은 더 낮아졌다.
위기 탈출을 위해 시민들은 1994년 삼성자동차 유치 운동을 벌이는 등 힘을 모았다.
부산은 대구 등 경쟁 도시와 치열한 경합 끝에 삼성자동차 유치에는 성공했으나
1994년 3월에만 신발업체 57개사가 부도를 내는 등 전반적인 제조업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1990년대 중반 부산의 전체산업 생산에서 20%대를 차지하던 제조업 비중은
2000년으로 넘어가면서 18%대로 떨어졌다.
서비스업에 치중하는 소비도시로 변모해 간 것이다.
1995년 이후 5년간 700개가 넘는 제조업체가 부산을 등졌다.
1997년 터진 IMF 외환 위기는 부산 경제를 붕괴 지경으로 몰아갔다.
태화쇼핑을 비롯해 미화당 세원 등 향토백화점이 줄줄이 무너졌다.
1998년에는 부산의 대표적 기업이던 국제상사마저 부도처리됐다.
2000년대 들어 부산은 신항만과 녹산국가산업단지 개발로 기업 환경을 크게 바꿨다.
항만물류 기계부품소재(조선기자재 포함) 관광컨벤션 영상·IT산업을 4대 핵심산업으로 하고
선물금융 해양바이오 신발 수산가공 등을 6대 지역연관 산업으로 하는 10대 전략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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