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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울산의 힘

ㅎㅎㅎ(220.89) 2007.09.19 15:54:09
조회 510 추천 0 댓글 11


/ 이준영 사회2부장

 울산이 광역시 승격 10주년을 맞았다. 바로 어제 일이다. 이전엔 알다시피 경남에 속했다. 많은 사람들이 광역시가 되고 난 후에도 한참이나 \'경남 울산시\'라고 잘못 표기하거나 부르곤 했다. 지금도 \'부·울·경\'이란 말에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부산 울산 경남의 순서가 아무래도 마뜩하지 않은 모양이다. "울산이 어떻게 경남 앞에…" 하는 투다.

울산을 관찰해 보면 경남과 다분히 이질적인 면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과거에 어떻게 경남에 속하게 됐는지 의아할 정도다. 당장 말투만 봐도 그렇다. 울산의 사투리는 거센 경북 말씨에 가깝다. 역사적으로도 망부석, 처용무 등 경주 신라와 연관된 전설들이 많다. 울산이 고도 경주의 관문항구였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 지리적으로도 마찬가지다. 남쪽으로 내려온 태백산맥 동쪽의 길고 좁은 땅에 위치해 반대편에 있는 경남과의 교류가 어려운 위치다. 지금도 인접한 밀양과의 교통사정이 매우 불편하다. 올해 말 가지산 능동터널이 개통되면 사정이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울산이 요즘 이런 특성을 십분 살리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낌새를 맡을 수 있는 일이 최근 발생했다. 지난 5일 열린 울산발전연구원 개원 기념 심포지엄에서 \'울산, 포항, 경주 3개 도시 연대개발론\'이 나온 것이다. 이 주장은 지리적으로 소통이 잘되는 세 도시가 유기적인 관계를 정립해 광역도시로 거듭나자고 했다. 울산이 산업 연관성이 높은 제철도시 포항과 결합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역사 문화 및 관광자원이 풍부한 경주와 결합한다면 울산은 \'메마른 도시\'란 인상을 지울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제안은 초청 발표자를 통해 나와 울산의 공식입장으로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울산지역 내 정책결정 리더들 사이에 이런 생각들이 점점 확산되고 있단다. 경북도에서도 울산에 여러 방식의 통합을 위한 러브콜도 보내고 있다.

이러한 울산의 움직임에 부산과 경남은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간 부·울·경 행정·경제 통합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울산이 비공식이지만 탈 부산, 탈 경남의 뉘앙스를 풍기는 액션을 취한 진의는 과연 뭘까. 두 가지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먼저 덩치 큰 부산, 경남의 틈바구니에서 막내가 되느니, 포항 경주와 어울려 형님 노릇을 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을 가능성을 점쳐 볼 수가 있다. 110만명의 울산이 두 지역 합쳐봐야 80만 명 수준밖에 안 되는 포항 경주와 결합할 때 주도권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또 광역시 10년을 맞아 "나도 이만큼 컸으니 알아서 대접해 달라. 아니면 다른 데로 갈 수도 있다"는 부·울·경 내 지분 늘리기용 엄포일 수 있다. 인구 360만의 거대도시인 부산과 기계 공업의 메카인 경남을 울산이 어찌 멀리할 수 있겠는가. 실제 울산발전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지역 간 통합은 서로 기능을 나눠가져야 하는 법인데 부산이 모두를 차지하려 해 얘기가 안 될 때가 많다"고 밝혀 울산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케 했다.

울산의 이런 모습들은 전국 최고의 부자 도시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울산시는 광역시 승격 이후 10년 동안 1인당 소득과수출액(도시기준)에서 최고를 달려왔다. 미래도 밝다. 범수도권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2030년까지 인구가 증가할 곳으로 꼽혔다.

또 지난 10년은 울산이 독립 지자체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질 수 있는 충분한 세월이었다. 이는 울산이 여러 기능을 갖춘 종합 대도시로의 변화를 바라고, 인근 광역 지자체와 대등한 위치를 요구하는 모습으로 나타나게 된다.

울산은 이제 과거와 다른 위상을 부산과 경남에 내보이고 있다. 이에 부산 경남은 울산에 어떤 식으로든 답을 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됐다.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gapi@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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