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에 입맛까지…태화강은 강태공 천국

방사보 철거후 어종 다양화 시간당 열마리 무난

태화강에 낚싯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전어에서부터 꼬시래기(문절망둑), 숭어, 황어, 붕어, 잉어들의 입질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태화강 수질이 개선되고 명촌교 아래 방사보가 철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야간에 장어를 노리는 꾼들까지 합세, 학성교 아래부터 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에 이르기까지 태화강 양안에 낚싯꾼들로 북적이고 있다. 평일에는 20~30명씩 보이지만 주말·휴엘엔 100여명이 넘게 찾고 있다. 꾼들은 대부분 수심이 좋고 흙둑으로 돼 있는 중구쪽을 선호하고 있다.

특히 바닷고기에서부터 민물고기까지 어종이 다양해 낚여 올라오는 어종이 무엇인지 수면위로 고기가 머리를 내미는 순간까지 쳐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모(42·중구 반구동)씨는 "어릴적 명촌교 근처에서 대나무낚싯대로 꼬시래기를 잡던 아련한 추억 때문에 요즘들어 자주 찾는다"며 "지렁이 미끼를 달면 1시간이면 꼬시래기 10마리는 무난할 정도로 입질이 왕성하다"고 말했다.

어종이 다양하다보니 사용하는 미끼종류도 가지각색이다. 꼬시래기를 잡는데는 바다 갯지렁이나 지렁이를 쓰고 숭어는 떡밥, 전어엔 작은 크릴새우를 많이 사용하고 있다. 야간엔 \'특별보너스\'로 장어가 입질하기도 한다. 장어는 굵은 지렁이가 특효.

지난 6일 오후 6시께 현장을 확인한 결과 망태기마다 숭어는 기본이고 전어, 황어, 꼬시래기가 담겨 있었다. 빈 망태기는 한 사람도 없었다.

잡은 숭어를 회를 쳐 소주를 넉넉하게 마신 한 낚싯꾼은 "방사보가 철거된 이후 간혹가다 학공치까지 잡힌다"며 "바람도 쐬면서 즉석에서 꼬시래기 회를 먹을 수 있는 이 맛 때문에 친구들과 자주 찾는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방사보 철거 이후 짠물이 로얄예식장 인근까지 올라오는데다 태화강 수질이 좋아지면서 울산시민들은 타 지역 시민들이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재미를 맛보고 있는 셈이다.

최석복기자 csb7365@ksilbo.co.kr



꼬시래기(문절망둑)=강의 기수역이나 내만에 서식하는 기수어로 망둑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다. 다 자라면 약 30㎝까지 성장하고 매년 2~5월에 산란한다. 수컷이 갯벌에 산란실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하게 한 뒤 부화 때까지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