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인천자유구역 표류，누가 책임지나

그러잖아도 지지부진하던 인천경제자유구역(IFEZ) 사업이 또 삐걱거리고 있다. 송도 국제업무지구 파이낸싱을 놓고 시행사와 은행, 시공사 간에 마찰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조달하고 보증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이 불거진 것은 현 정권의 지역균형발전에 밀려 사업 자체가 뒷전으로 밀린 데 근본 원인이 있다.

송도지구는 영종(물류)-청라(레저)지구와 함께 IFEZ 사업의 3대 축을 형성한다. 미국 게일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7대 3 지분으로 합작사인 송도국제도시유한회사(NSIC)를 세워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문제가 된 4차 파이낸싱은 신한은행이 대출 주관사를 맡았으나 금리와 담보 축소, 책임준공보증 등을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신한은행을 뺀 다른 주요 금융기관들은 사업성 저하 등을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 또 포스코건설은 “다른 건설사가 시공한 건물까지 책임 준공하라는 은행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합작사 2대 주주인 포스코건설이 이렇게 나올 정도면 현재 송도 프로젝트가 어떤 상태인지 미뤄 짐작할 수 있다. 한마디로 시행사든 주관사든 시공사든 돈이 물릴까봐 겁을 내는 것이다.

동북아 물류·금융허브를 꿈꾸었던 원대한 국가적 사업이 이렇게 된 데는 현 정부의 책임이 크다. 결정적으로 정부는 IFEZ 프로젝트를 수도권 규제 차원에서 다뤘다. 인천은 수도권이다, 따라서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단순논리다. 싱가포르·홍콩·상하이 등 외국 경쟁도시들은 애써 무시했다. 그러니 임기말 노무현 대통령이 기업도시, 혁신도시 기공식에는 부지런히 다니면서도 IFEZ는 소홀히 다루고 있다는 불만이 나오는 거다.

경제자유구역 사업은 김대중 정권 말기에 법이 통과됐고, 실제 출범은 참여정부 첫 해인 2003년에 이뤄졌다. 정권이 바뀌자 이 사업은 찬밥 신세가 됐다. 이번 파이낸싱 갈등은 예견된 결과다. 기업도시, 혁신도시는 경제자유구역의 교훈에서 배울 바가 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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