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과 일본 간 국제여객 항로가 크게 붐비고 있다. 여객수가 100만 명을 넘어선지 1년 만에 20% 늘어나는데 이어 200만 명 돌파도 시간문제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선 신규 항로 개설을 준비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5일 법무부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는 부산~일본 국제 여객수가 7일이면 12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산사무소 측은 "지난달 말 117만5500명으로 집계됐다"며 "하루 평균 4000~5000명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7일께 120만 명 돌파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100만 명을 넘은 때가 지난해 11월 6일이어서 1년 만에 여객수가 20% 급증하는 셈이다. 부산사무소와 국제여객터미널을 관리하는 부산항만공사, 업계는 이날 120만 명 돌파 기념식을 열 계획이다.

여객수 급증은 주 5일제 근무, 엔저 현상, 경부고속철도(KTX) 개통 등이 주요인이라고 업계는 분석한다. 대아고속해운 백석기 상무는 "우리 회사의 경우 지난해보다 여객수가 50%가량 늘어났다"며 "엔저에다 주 5일제, KTX 등 국내 호재들이 겹쳐 국제 여객선을 이용한 일본 여행이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수학여행을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내년 중 부산~고쿠라, 부산~히로시마 항로에 국제 여객선이 새로 투입될 전망이다. 현재 부산~오사카 등 4개 항로에 14척이 운항 중이다.

여객수가 급증하면서 국제여객터미널(부산 중구 중앙동)의 시설 부족 문제가 부산~일본 여객 수송의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시설은 연간 이용객 30만 명을 설계기준으로 지난 1978년 건립된 것이어서 4배에 달하는 여객을 수용하기에 역부족이다.

부산항만공사는 국제여객터미널의 증개축을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 중순 중간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장래 여객 추이를 고려, 층수를 높이거나 부두 쪽으로 시설을 확장하는 등의 증개축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 내에선 북항 재개발의 우선사업으로 국제여객터미널을 3부두 쪽에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행 북항 재개발 마스터플랜에는 중앙부두와 2부두 재개발이 우선사업으로 설정돼 있는데, 급증하는 국제 여객수를 감당하려면 사업 순위를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