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내년 말 첫선을 보인다.

27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과 수도권을 잇는 서울 천호~하남시(10.5㎞), 서울 화곡~인천 청라(18.2㎞) 등 2개 지역을 BRT 시범지역으로 확정하고, 천호~하남 노선은 2008년 말, 화곡~청라 구간은 2010년까지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교부는 올해 천호~하남 구간은 기본 및 실시설계에 착수하고, 화곡~청라구간은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낼 방침이다. 정부는 서울로 연결되는 지하철이 없어 불편을 겪고 있는 경기 하남과 인천 청라지구에 BRT가 건설될 경우 주민 생활이 한층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RT가 적용되면 기존 버스 2대를 합친 고급 굴절버스 등이 전용도로를 달리게 된다. 지하철처럼 버스사령실을 통해 버스도착정보가 실시간으로 이용자에게 전달될 뿐 아니라 버스우선신호 또는 교차로 입체화, 환승터미널 등이 갖춰져 기존의 버스운행 방식보다 정시성, 신속성, 수송능력 등이 대폭 향상된다. 버스와 지하철의 장점을 도로 위에 구현하는 셈이다.

이밖에 지하철 건설비용이 ㎞당 1000억원 안팎인 데 반해 BRT는 20분의 1 수준인 ㎞당 50억원으로 각종 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정부 재정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교통난 해소 효과도 높다. BRT는 현재 미국 보스턴, 캐나다 오타와, 프랑스 파리 등 세계 45개 도시에서 도입돼있다.

정부는 이미 수도권 주요간선도로 10곳과 자동차전용도로 12곳 등 22개 노선에 BRT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같은 시범 사업이 완료되면 효과를 검증한 뒤 교통난이 심각한 수도권 간선축부터 확대 시행할 방침이다. 한편 행정중심복합도시와 혁신도시 등은 도시설계 때부터 BRT를 적용하고 있다.

정부는 이미 지난해 12월 BRT의 성공적 도입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및 설계자가 참고할 수 있도록 ‘BRT 설계지침’을 마련해 배포한 상태다.

건교부 관계자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에서 적용하고 있는 중앙버스차로제 등도 BRT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완벽하게 BRT를 구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내년말 천호~하남 노선이 선보이게 되면 대중교통은 한차원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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