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등갤러께서 '극복은 안되지만 꾸준히 다니다보면 어느정도 무뎌진다'는 댓글을 달아주신 적이 있었는데

지금 제가 딱 그러네요.

(뭐 저야 고소공포만 있는 게 아니라 다방면에 두루 겁이 많은 타고난 겁쟁이 입니다만)

17년 처음 등산을 시작할 때만해도 관악산 연주대 능선은 무서워서 우회로로 갔고

북한산 백운대는 사람기차에 어쩔수 없이 울며겨자먹기로 떠밀려 올라갔었고

송추분소 - 여성봉 구간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상태로 올랐었고

문수봉 어려운길이나 비봉 꼭대기는 아예 엄두도 못냈었습니다.

작년 12월에 처음으로 문수봉 어려운길(덜 힘든 길)로 갔었는데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멋진 경치에 감탄하느라 무섭다는 생각은 그다지 들지 않았습니다.

매번 문수봉 쉬운길(힘든길)로만 올랐었던 게 후회스러웠습니다.

지난달에 다녀왔던 오봉코스는

내가 왜 이런 곳(쇠봉 잡고 여성봉 오르는 경사 구간)을 무서워 했을까?

하고 예전 생각나서 웃음이 났습니다.

그분 말씀대로 꾸준히 등산을 다니다보니 어느 순간

산에서 느끼는 고소공포가 약간은 무뎌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