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봉 중간 쯤에서

우측으로 돌아 눈 얼음 낀 바위들을 딛고 나무잡고 올라서야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발 디딜곳도 충분히 있고 손잡이로 쓸 나무도 다 있지만 혹시라도 눈에 발이 미끄러지면 수십미터 밑 계곡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

여기서부터는 더 이상 못가겠다 하고 포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포기하고 내려가려고 돌아서니

이번에는 올라왔던 슬랩 같은 바윗길을 다시 내려가야 하는데,

올라올 때는 올라올 수 있었던 길이 내려가려니 발이 안떨어지더군요.

게다가 2봉은 어떻게 내려간다고 쳐도 1봉도 내려가야 하는데 갑자기 그것도 엄두도 안나고.

무서워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무서워서 내려가지도 못하고

바위에 갇혔네 ㅈ됐네 이런 생각만 하고 있다가

2봉 왼쪽으로 살살 돌아보니 낮은 바위들 나오고 낙엽 쌓인 흙 부분 나오길래

일단 이곳을 빨리 탈출하고 싶어서 등산로도 아닌 곳으로 내려갔습니다.

낙엽에 미끄러진다고 죽지는 않을테니깐요 ㅋㅋ

그런데 내려가다보니 우회로로 보이는 길을 만나서

'3봉 어떻게 생겼는지만 보고 갈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우회로 타고 올라 왔습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인간)

산길샘 캡쳐 보면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려고 기웃거리는 흔적이 보입니다.

그래서 결국 3봉 구경은 하고

4,5봉도 우회하고 6봉 국기봉 올라가서 해 저무는 것 보고 왔습니다.

6봉능선 너무 무서웠어요. 다시는 안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