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좀 안좋은 집안일로 일도 그만두고 매일 술만 쳐 빨다가 이러다 뒈지겠다 싶어 몇 달만에 산에 올라감.

배낭에 물 두통하고 운동하려고 샀다가 걍 안주로 쳐먹던 닭가슴살, 그리고 탄산발포주인 필라이트 500밀리 한캔 이렇게 넣어감

날은 시발 뒤지도록 더운데 연일 존나 피폐한 생활로 몸도 많이 불고 맨날 가던 수락산이 무슨 히말라야인줄.

살좀 빼보려고 예전에 하던 간헐적단식을 막 하던 참이라
먹은건 없고 힘도없고 암튼 무슨 정신으로 간지 모르겠음.

내가 물을 진짜 잘 안먹는 편인데 물 두통이 정상 못가서
오링나고 어찌저찌 정상 근처 주막에 도착함.

벤치에 앉아 일단 필라이트를 까서 입에 넣는데
그짓말 아니고 몸이 스펀지 처럼 수분을 쫙 빨아댕기는게
느껴짐. 가져간걸 순식간에 다 털어넣었는데
약간의 취기도 없고 그냥 옹달샘 물마신 기분임.

좀 살아난다는 느낌이 이런건가.. 한참 멍하게 앉아있다가
서둘러 새광장 거쳐 밑에 내려와 편의점 들어감.

파워에이드 중짜리 한병 사서 다시 꿀꺽꿀꺽 마시는데
이게 또 한통이 몸에 쭉쭉 들어감.

이런걸 기분이 전환된다 그러나 암튼 돌아와서 정신좀 차리고 삶.

요약) 대충 등산하다 힘들어 뒤질뻔하다가 탄산주 쳐먹고 정신차렸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