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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있는 만붕이 수필 써봤어요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4.04.17 05:52:43
조회 78 추천 1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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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새 포대에, 술은 새 부대에 담는게 옳은 방법이라 어른들은 말 하셨지만

저는 그게 힘들었습니다. 정확힌 불가능 했습니다.


막 수확한 쌀이라하더라도, 가치가 떨어지는 쌀을 새 포대에 담는 사람은 없었고

막 빚은 술이라하더라도, 가치가 떨어지는 술을 새 부대에 담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어쩔수 없이 저는, 제 값을 받는게 아니라 돈을 주고 포대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이미 여러번 쌀을 담은 포대는 군데군데 헐거워져 처음 쌀을 담았을 때의 모습은 남아있지않았습니다. 찢어지고, 헐거워지고, 누렇게 변색되고, 더 이상 포대라고 부르기 어려울정도로... 어쩌면 포대보단 바닥을 닦는 걸레에 더 가깝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포대라도, 서로 들어가고자 경쟁하는 쌀들이 존재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저는 포대에 한번 들어갔다 나온뒤, 포대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포대는 어린시절부터 귀하게 만들어졌다 합니다. 좋은 원단, 훌륭한 기술자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만들어졌답니다.

포대가 어느새 형태가 잡히며 제 본분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왔을때, 전국에 유명한 쌀들이 서로 저 포대에 들어가고 싶어했답니다.

포대는 궁금했었답니다. 미지의 존재인 쌀이라는 것에. 포대는 그렇게 자기와 가까운 곳에 있었던 쌀을 담게 됐답니다.

새 포대를 찢어질듯이 꽉채운 쌀로 인해, 포대의 몸은 빵빵하게 됐답니다. 포대는 두려웠지만 이내 적응했다고 말했습니다.

포대는 그 쌀을 마음에 들어했으나, 그 쌀은 이내 포대를 나와 포대가 없는 곳으로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포대는 슬픈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다시 새로운 쌀들을 만났 다며 웃음기를 띈 채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포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슬슬 지루해지고 추하다 느껴저서, 속으로 비웃으며 한귀로 흘러 들었습니다.


포대는 서로 들어가겠다 싸우는 쌀들을 보며 기쁜 표정을 띄웠습니다. 비록 자기의 몸 군데군데가 다쳤음에도 아직 자기를 좋아하는 쌀들이 많다 생각해 그런듯 합니다.

포대의 콧대는 높아지고, 그에 맞추듯이 눈도 같이 높아졌습니다.

쌀이 포대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포대가 쌀을 선택하는 기현상이 일어났습니다.


포대는 그렇게 한번, 두번, 세번, 네번... 몇번째에 어떤 쌀을 담았는지 기억이 안 날정도로 많은 쌀을 담아봤습니다.

그렇게 다음 쌀을 고르려고 후보 쌀들을 찾아봤지만, 어느새 그 많던 쌀들이 안보였다 합니다.

포대는 화들짝 놀라며 쌀을 찾기위해 도정소에 가보기도 하고, 자기를 만들어준 기술자들을 찾아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포대는 포대로 보이지 않게 변했습니다. 막 만들어졌을 당시의 탱탱함과 빛나는 표면은 축 처지고 칙칙한 색만감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포대는 어느 쌀도 만날 수 없게 됐습니다.


이후 일어난 포대의 뒷 이야기를 더 들어보려했으나, 시간이 끝나버려 저는 짧은 위로에 거짓말을 더하며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집으로 향하는 길에서 포대를 생각했습니다.

"저런 걸레에게도 깨끗한 포대시절이 있었겠지..."란 생각을 하며, 그런 포대에 들어간 저를 후회하면서도 집에 도착하니 그런 생각을 그만두게 됐습니다.


그렇게 잠자리에 들고, 다시 일상 속으로 들어가 포대와의 기억이 흐릿해질 무렵에, 포대를 다시 떠올렸습니다.

"포대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 같은 생각을 했지만 이내 생각을 멈췄습니다.

사실 저는 알고있었습니다. 포대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 것들은 어떻게 되는지...

포대가 잘살고 있기를 간절히는 바라지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은 바라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제목 - 새 쌀과 헌 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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