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신경 써준다고 양치질은 열심히 해줬으나 뜻대로 안 되었는지 충치로 인한 작은 구멍이 뚫렸음...

당연히 빈자리가 생겼으니 음식물이 빈번히 끼게 되어 충치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고

난 내 나름대로 칫솔로는 절대 안 빠지는 이 녀석들을 어떻게든 처리해야겠다 싶어

식후엔 손톱으로 살살 긁어주면서 제발 빠져주길 기도하는 루틴을 갖게 됨

오늘도 여느때처럼 그 루틴을 행하고 있는데 그 흉측한 모습이 모니터에 비친 걸 발견...

안 그래도 충분히 못생긴 놈이 입을 해괴한 형태로 벌리고 손가락으로 후비고 있는데 어휴

시발 그냥 순간 내 인생이 너무 비참해져서 손가락에 힘이 빡! 들어감

동시에 뿌득하는 소리와 함께 사랑니 파편이 입안 곳곳에 튀더라

시발 어카냐?

지금 내 얄팍한 지식으로 걱정되는 점을 꼽아 보자면

1. 며칠동안 숙성된지도 가늠이 안 가는 음식물과 썩을대로 썩은 치아 파편의 일부를 모르고 삼켜버림. 패혈증으로 뒤지는 거 아니겠지?

2. 안 그래도 찬물 머금으면 사랑니 썩은 부분이 시큼시큼 아파왔는데, 그 마지막 장벽 마저 내가 벗겨내버린 건지 그 정도가 조오오금 심해졌음. 대신 막 가만히만 있어도 시리다든가 혓바닥 가져다대면 통증이 온다든가 그런 증상은 없는데스

3. 혓바닥으로 형태늘 느끼건대, 잇몸이랑 완전히 같은 층고를 이룸과 동시에 아직 마모가 덜 된 절단면이 뽈록뽈록하니 느껴짐. 이거 나중에 발치할 때 의사 센세가 힘들어지려나?

4. "병신아 지금 당장 병원을 가라" vs "안 아프면 된 거 아님? 음식물도 잘 안 낄 테니 좋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