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노 하지메, “4번가의 석양”

만화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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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켄간 오메가 290화 - 연속되는 자 작성자 : ㅇㅇ(121

야마노 하지메, “4번가의 석양”앱에서 작성

가속주의

2024.06.18 00:13:58

조회 89 추천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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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코지루의 남편이자 8090년대 일본 귀축계/악취미 서브컬쳐에 큰 영향을 미친 가로 만화가 야마노 하지메의 대표작

한국어 정보가 거의 없고 얼마 없는 정보도 일본의 최지룡 정도밖에 없어서 직접 읽어 봤는데 확실히 비슷한 부분이 있어 최지룡이 영향을 받지 않았나 싶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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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내용은 불행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을까? 공장을 운영하는 중산층 집안의 공부 잘하는 아들이 거듭되는 불행으로 인생 나락으로 굴러떨어지는걸 보여줌

엄마가 난로 폭발 사고로 숨만 붙어 있는 상태가 되고, 이 때문에 병원비를 벌려고 무리하던 아빠는 공장 그라인더에 옷이 끼어들어가 전신이 갈려서 사망 (시체를 1페이지 풀사이즈로 그림) 빚쟁이들한테 집과 공장 전부 몰수당하고, 좋아하던 같은반 여자는 금수저 친구한테 NTR 당함. 고등학생 시절 자기를 괴롭히던 양아치들이 일하는 공장에서 얻어맞으면서 일하다 바보가 되고, 그나마 거기서 벌은 돈으로 동생들을 먹여살리지만 어느날 밑에 층에 사는 정신병자가 도끼난동을 벌여서 동생들을 전부 죽려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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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이 나왔던 1985년은 일본 경제가 역대 최고 호황을 맞았던 시기인데, 마치 그 정 반대에 있는 듯한 끝없는 하층의 나락 이야기를 그려냈음. 그러나 이 작품의 포인트는 단순히 그런걸 ‘리얼하고 충격적으로 그렸다‘ 따위가 아님. 여기에 풍자 정도를 더했다면 흔한 사회 고발이나 냉소적인 시대상을 그리는 범용한 작품에 지나지 않았을 것임 (그리고 최지룡은 이쪽에 가까움). “4번가의 석양”이 기존의 작품들과 달랐던 건 이런 인간의 불행과 파괴를 철저하게 엔터테인먼트로서 그려냈다는 점임. 부모가 기계에 갈려서 조각나고 시체를 짜맞춰 관에 넣고 주인공이 오열하는 장면을 몇페이지에 걸쳐 그린 이유는 단지 그게 잔인하고 재밌으니까임.

아까의 줄거리로 돌아가보면 꽤나 기시감이 드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싶은데 사실 그게 맞고 주인공을 여자로 바꾸면 히토미에 널려 있는 이야기임. 신도 에루 등등. 그리고 그 원형이 되는 게 바로 야마노 하지메의 작품들. 현대 일본의 에로만화에서 하드코어한 장르는 90년대 일본 서브컬쳐인 ‘귀축계’ ‘악취미 문화’의 후손인데 (이쪽 문화에 관해서도 한국어로 정리된 정보나 학술 문헌이 잘 없음) 야마노 하지메가 그 귀축계 서브컬쳐의 선구자 중 하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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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신이 망가진 하층 인간들의 외견, 행동 묘사는 보자마자 바카우동이 여기서 직접적으로 가져왔구나 알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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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꽤나 흥미롭게 본 작품이고, 다른 작품들도 조금씩 찾아보려고 함. 후기작으로 가면 초현실적으로 가버린다는데 개인적으론 그쪽에서 애프터눈계의 기이한 만화들 (우에시바 리이치 등)의 원류를 찾을 수 있을련지 기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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