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아빠한테 만화가가 되고싶다고 말했어

아빠는 굶어 죽을 일 있냐고 2시간 동안 날 욕했어

안정적인 직장에 들어가야한다.

어릴 때 게임 좋아했는데 고등학생이 되니까 의미없게 느껴졌어

그러다가 내가 좋아했던 것들 전부 무의미하게 느껴졌어

고등학생 때 진로 방황을 해서 성적이 나빴어

공부도 안 했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도 몰랐어

재수를 하겠다고 했어

아빠는 나는 해도 안 될 놈이라고 했어

맞아 재수를 했는데 성적이 그대로였어

기숙학원 들어가서 10시간 이상 매일 공부했는데 안 올랐어

아빠 말이 옳았어

그렇게 수시로 대학을 썼고 6지망 대학만 붙었어

대학 땐 달라지고 싶어서 노력해서 과대 들어가고 학생회 하게됐어

그런데 2개월 다녀보니까 무기력해졌어

주변을 돌아보니 나 같은 애보다 과대나 학생회를 했으면 하는 애들이 보였어

나는 과대나 학생회에 안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어

사회성이 좋은 것도 아니고 일을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야

그래서 오늘 과대랑 학생회를 그만두겠다고 했어

응... 편해졌네

하하... 그런데 더 편해지고 싶다

이제 삶도 의미가 없어 재미있지도 않아

하루종일 이런저런 상상들만 하다가 시간을 보낼 뿐이야

살아야 할 이유가 없어

노력 끝에 좌절밖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