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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나를 버리고 달아나려 했다고 들었소. 그 까닭이 무엇이오?”앱에서 작성

알록달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21 07: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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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으로는 괘씸하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반갑기도 했지만, 한왕은 짐짓 꾸짖듯 소하에게 물었다. 소하가 별로 움츠러드는 기색 없이 대꾸했다.
    
   
        “신이 어찌 감히 달아나겠습니까? 신은 다만 달아나는 자를 뒤쫓았을 뿐입니다.”

        “달아나는 자를 뒤쫓는 일이라면 다른 장수를 시킬 수도 있었고, 또 공이 직접 가더라도 내게 알리고 떠날 수 있었지 않소.”

        “그럴 겨를이 없었습니다. 아침상을 받고 있다가 그가 이미 간밤에 달아났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수저를 내던지고 마구간으로 달려가 빠른 말을 골라 타고 뒤쫓기에 바빴습니다.”

        “그게 누구요? 누구를 뒤쫓았다는 말이오?”

        한왕이 그래도 못 믿겠다는 듯 다시 물었다. 소하가 한왕을 지그시 올려보며 무언가를 일깨워 주듯 말했다.


        “한신(韓信)입니다. 다행히 뒤쫓은 지 하루 만에 한신을 붙잡아 되돌아가자고 달래는데, 태복이 빠른 수레를 몰고 뒤따라와 함께 데리고 돌아왔습니다.”


        그 말에 한왕이 잠시 멈칫했다. 한신이라면 한왕도 알 만했다. 처음에 번쾌가 데려와 연오랑(連敖郞)으로 써 보았고, 나중에 다시 하후영이 무겁게 써 달라고 추천하기에 치속도위(治粟都尉)로 올려 세운 바 있었다. 그 뒤에는 소하도 몇 번 한신의 재주를 칭찬한 것 같았다. 곰곰이 돌이켜 보면, 오래전 항량이 살았을 때 그 군막에서 한신을 본 기억도 있었다.

        여러 가지로 미루어 한신에게 남다른 재주가 있음은 분명하였다. 그러나 한왕은 왠지 한신을 가까이 두고 무겁게 쓰고 싶은 마음이 선뜻 일지 않았다. 한신이 여러 번 주군을 바꾼 데서 비롯된 의심이나, 젊은 시절의 마뜩지 못한 행실을 전해 들어서만은 아니었다. 어떤 근원적인 의구심, 또는 떨쳐 버릴 수 없는 불길한 예감 같은 것이 한왕을 망설이게 했다. 
    
    
        “이제까지 우리 장수들 중에 동쪽으로 달아난 자만 해도 여남은 명은 넘을 것이오. 허나 공은 한 번도 그들을 뒤쫓아 간 적이 없었는데, 이제 한신을 그렇게 뒤쫓아 갔다니 아무래도 믿을 수가 없소!” 
        

        한왕 유방이 여전히 꾸짖는 말투로 따졌다. 소하가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차근차근 말했다.

        “이제까지 달아난 그런 장수들은 얼마든지 쉽게 얻을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한신처럼 빼어난 인물[國士]은 천하를 뒤져 둘을 찾아내기 어렵습니다[無雙]. 대왕께서 이대로 한중에 눌러앉아 왕 노릇이나 즐기시려면 한신을 부리셔야 할 일은 없겠습니다마는, 만일 동쪽으로 돌아가 천하를 다투고자 하신다면 한신이 아니고서는 함께 일을 꾀할 만한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허나 모든 것은 대왕께서 어떤 뜻을 품고 계신가에 달렸습니다.”

이문열 초한지 04 (개정판) : 서초 패왕 | 이문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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