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에 조졌지만 잘 만든 소년만화지요(누가 부정할까요?)

잘 만들었단 건 선배가 쌓아올린 클리셰와 작법을 적재적소에 잘 썼고 적재적소에 잘 부셨다는 의미죠.

창작은 파괴와 재구축의 반복이고 "주술회전"은 이에 충실했습니다.

"주술회전"의 전개는 가끔 익숙한 게 나오기도 하지만 가끔 파격적인 게 나오기도 합니다. 이 리드미컬한 파고가 만화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구요.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어린 물고기와 역벌"입니다. 소년만화로써 주인공의 성장과 순수함, 그리고 만화 내밀한 어둠과 불쾌함이 공모하여 "주술회전"의 정체성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이 부분만 몇 번 읽었는지 모르겠군요. 그 외엔 "교토 자매 학교 교류회" 편은 정석적인 소년만화 작법을 잘 살려서 좋았고, "회옥" 편은 다들 인정하는 명 에피소드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다들 생각은 비슷할 테니까 적진 않을 거예요.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와 "주술회전"이 떠난 빈 자리를 누가 채울지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