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예삐’와의 과거 이야기.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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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극한알록달록

2024.11.15 12: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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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 고양이 ‘예삐(냐루라고도 불러)‘와의 옛날 이야기를 하고 싶어. 예삐와는 사실 처음에는 사이가 별로 좋지 못했어. 왜냐하면 얘가 밤에 계속 울어댔기 때문이야. 이게 나 혼자만 사는 집에서 울면 문제가 없는데 가족하고 같이 사는 집에서 그러니 가족들한테 민폐가 되고 가족들이 나를 미워할까봐 무서웠어. 그래서 울지마라고 여러번 하고 여러 방법을 시도해 봤어. 그런데도 안 고쳐지더라고. 결정적으로는, 얘가 자꾸 집 밖을 나가고 싶어하는거야. 울어대면서. 그래서 나도 얘가 ’나랑 같이 살기 싫나..‘하면서 미워지고 그냥 마당에서 기를까 생각도 여러번 했어. 그런데 마당에는 강아지들이 있고 얘가 강아지를 무서워해서 그러진 못했지. 그런데 얘가 울어대고 나가고 싶어했던 이유는 ’발정기‘였기때문이었어. 중성화 수술을 하자 그런일이 없어졌지. 그 이후로 급속도로 관계가 좋아졌어. 지금은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존재지. 물론 내 편의에 따라 중성화 수술을 한 것은 옳다고 보기 힘들지만, 어쩔수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어. 고양이 암컷의 중성화 수술은 엄청나. 자궁을 완전히 제거해야 하거든. 수술을 마친날 예삐가 몸이 불편해서 기어가는 걸음걸이로 침대위의 나한테 와서 의지하는걸 보고. 마음이 따스해졌던 기억이 나. 그후에도 예삐와 친해졌던 추억이 있어. 소중한 추억이지. 내가 일본의 공포 소설을 한밤중에 불을 끄고 읽고 있었어. 클라이맥스 부분은 정말 섬짓했지. 나도 모르게 방안을 둘러보게 되더라고. 그런데 캣타워에서 눈을 반짝이며 앉아있는 ’예삐‘가 보이고, 혼자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에 안도감을 느끼고 공포도 줄어들었어. 지금은 ’반려‘동물이라는 말에 걸맞게 인생의 반려자 같은 느낌으로 키우고 있어. 내 딸과 같은 존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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