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자와 아쿠아리움에 간 적이 있다.

모르는 여자와 아쿠아리움에 간 적이 있다.앱에서 작성

ㅇㅇ(39.7) 2024.03.26 00:35:18

조회 75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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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의 장례를 치르고 일주일 즈음 지났었나.

바다를 너무 보고 싶었기에,

꼬깃꼬깃한 만원권 3장을 챙기며 집을 나섰다

"부산이요"

생전 처음 구두로 표를 끊고 열차에 탑승했다.

정해진 좌석이 있음에도, 객실 외부의 통로에 기대면서

열차가 움직이는지, 내가 움직이는지도 모르는 채,

눈 앞에 있는 큰 창문을 바라보았다.

온도 차 때문인지 새하얀 서리가 낀 유리창이 한 눈에 담긴다.

통로에 기댄 채로, 입김을 불어가며

사람의 얼굴 비슷한 것을 그리고 지우면서

이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빌었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역을 나와 바다로 향한다.

상점가를 감싸는 형형색색한 네온사인.

그 사이에서 들리는 호객 행위

숟가락을 술병에 꽂은 채 노래하는 취객들.

머리띠를 쓰고 서로의 애정을 과시하는 커플들.

그들을 지나치면서 만난 크리스마스 트리.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며 모두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꼭대기에서는 별이 발하며 존재를 각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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