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좃밥이긴 하지만


존나 기본이니까 알려드림




야매 조선식 파스타 말고 진짜 이탈리아 음식이 먹고 싶어서


이런저런 재료 사다가 레시피 정량대로 하고


면수도 넣고 만테카레해서 꾸덕한 쏘스까지 만들었는데도


정작 먹어보면 짠맛만 나거나 별 맛이 없는 경우가 많음




요새 유튜버들이 에멀젼은 엄청 중요하게 가르쳐줘도


정작 이탈리아 요리의 기본인 바루토, 소프리토, 인사포리레에 대한 설명은 빼놓고 있음


이들을 지키지 않고 음식을 하는 건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육수나 장을 사용하지 않고 맹물과 소금만으로 한식을 하는 거나 다름없음




바루토는 잘게 다진 양파, 마늘, 파슬리 등 야채를 말하는 거임


샐러리나 당근 등이 더해질 수 있음.


중요한 부분은 ​'잘게 다진'​


편썰거나 빻거나 통으로 쓰는 건 레시피가 그렇게 하라고 할 때만이고


기본은 잘게 써는 거임.


양파도 마늘도 파슬리도 칼이 닿았을 때 풍미가 극대화하고


이 풍미가 이탈리아 음식의 밑바탕이 됨


이탈리아 음식은 이 풍미를 기반으로 쌓아올리는 거라 보면 됨.




소프리토는 이 바루토를 기름에 익힌 거임


이때 양파가 흐물흐물해지거나


마늘에 갈색 빛이 돌거나


파슬리가 타는 불상사가 있어서는 안됨


탄 마늘이나 캐러멜화한 양파의 풍미는 분명 뛰어나지만 최소한의 맛 요소를 가저가는 이탈리아 음식에서는 역하게 도드라질 뿐임


때문에 약불에서 아주 살짝만 달은 기름에 양파를 먼저 볶다가


투명해지면 마늘을 넣고 조금 볶다가 다른 야채를 넣어야 함.


바루토가 소프리토가 될 때에는 되도록 불 앞을 떠나지 않는 게 좋음




그리고 맛에 있어 결정적인 인사포리레는 '맛을 입히는' 과정임


소프리토가 적절하게 완성되었으면 더 익기 전에 주재료와 함께


​센불에서​ 볶아내면서 소프리토의 바탕맛을 주재료에 입혀 주는 거임.


이 과정에서 술이나 토마토, 아니면 타지 않게 하기 위한 약간의 물이 추가될 수 있음


이 과정을 많은 사람들이 놓쳐서


이탈리아 음식은 사실 밍밍하고 별 맛이 없다는 생각을 갖게 됨




그리고 이탈리아 요리에서 큰 역할을 하는 다른 재료들


바질 케이퍼 올리브 앤초비 트러플 페퍼론치노 등은 불에 오래 있으면 쓴 맛이 도드라지기 때문에


모든 조리 후 맨 뒤에 넣는 경우가 많음.




이걸 염두에 두고 한 번 해보셈!


뭔가 다를 거임.


많이들 해먹는 알리오 올리오를 예로 들면


바루토 - 마늘, 페퍼론치노, 파슬리는 최대한 잘게 다져서 준비


소프리토 - 마늘과 파슬리가 갈색이 되지 않을 때까지만 약불에 천천히 볶기


인사포리레 - 면수와 면을 팬에 넣고 나서는 센 불을 유지


+페퍼론치노는 마지막 만테까레 전에 넣기


를 지켜 보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