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공부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 물론 대학교도 수능전날에 부모님 몰래 알바하면서 공부에 손을 놓고 살았다. 결국 지잡대 다니고있고

친척분이 현직이고 모 소에서 과장하고 계시는데 엄청 멋있는 분이시고 사람 자체가 멋있고 그래서 여기선 교까로 개까이는 신량역천이지만 내 눈엔 멋있는 직업이었다. 백날 여기서 교까해봤자 내 눈엔 멋있는 직업이라고 본다.

8월부터 제대로 공부시작하고 시험날에 가채점 390점 나왔다. 부모님이나 여자친구하고 현직 친척분께 먼저 소식알려드렸다.

그러고 신나서 바로 성적입력하니까 처음엔 확실권나왔다. 물론 표본 아무것도 없었는데 초시생이기도 했고 신나서 부모님한테 느낌좋다고하고

그렇게 존나 싱글벙글했는데 2차 3차 나올수록 내 컷이 밑으로 밀리더라 마킹병돋으면서 똥줄 존나 탔다. 뭐 남탓해서라도 점수지킬 생각하면서 구질구질해지더라 사람이

그러다가 오늘 4차 떴을 때 운동하고 있었는데 끝나고 오니까 78점이 거의 합격권 애매하게 걸쳐있단다.

세상 걱정 다가지고 사는 내 성격상 자신감이란게 확떨어졌다. 진짜 마킹병 중증환자 새끼마냥 스트레스 받기 시작했다.

물론 애초에 공단기 예측이든 교갤 예측이든 이미 결과야 정해져있겠지. 지금 내가 백날 불안해하고 해봤다 의미 좆도 없는거안다.

근데 불안해서 친척분께 카톡넣어서 예측 이렇게 바꼈다고 너무 불안하다고 이게 운동을 해야하는게 맞는지 여쭤봤는데

이모부가 정말 진심으로 응원하지만 고작 그딴 커트 하나가지고 우울해하고 니 인생이 걸린 시험이 어떻게될지 모르는데 운동하니마니 하는 그딴 약해빠진 마인드로

니가 입직하고나면 거기서는 이거보다 더한 시련도 올 것이고 공무원 시험보다 중요한 순간이 얼마나 많은데 거기에 죽니마니하는 썩어빠진 말하냐고 욕먹고

그냥 잔말말고 니 앞길을 가라고하면서 좋은 소식을 가져오라고 한 게 아니라 노력한 모습을 보여라고 하시면서 꾸중들었다..

존나 당연한 이야기인데 듣고나니까 대가리에 교도봉 후린거처럼 멍해지더라.. 그래서 똥줄태우는 니들한테도 이 이야기 전하고싶었다.

그러고 그냥 술도 안하고 담배도 안하고 주변 지인한테 이런 이야기하기도 쪽팔리고 막연한 불안감에 그냥 글써본다..

물론 78이 정확한 예측이 아니라는거 알고있고 나보다 간절한 사람들이 많은거 알고있다.

80점 위에 있는 놈들도 연수원이야기로 똥줄태우고 혹시나 체력이나 뭐 컷올라가서 걱정하는데 니들도 응원한다.

70점대에 있는 똥줄라인놈들이나 그 외에 애들도 응원하고 니들이 노력한 만큼 돌아올거라 생각한다. 올해붙든지 내년에 더하든지 헛된 시간은 아니게될거다. 인생에 뭐를 배우는 기회가 된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막치고 그런거는 뭐 경쟁자니까 니들끼리 그러려니하는데 남까내리고 그러지는 말아줘라. 그거 다 니들한테 돌아갈수있다.

난 희망도 딱히 줄생각없고 기만도 아니다. 그냥 두서없는 징징거리고 싶어서 떠들어봤다. 좋은밤들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