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편의점 하는데 어떤 아저씨가 문 벌컥 열고서는 안 닫고 들어오는 거야
근데 눈이 풀려있고 본인이 걷는 곳이랑 다른 먼 곳을 응시하면서 카운터로 오더라고?
마스크는 안 쓰고 입은 떡 벌린 채로 다물지도 않고 있었어
근데 걷는 게 비틀거리지는 않는데 한 발씩 내딛고 잠시 멈춰
그리고 발 뻗을 때 동작이 빠르지도 않아

카운터 앞에 오니까 내가 아니라 내 옆 어딘가를 응시하면서 "....져어아오.." 이러는 거야
내가 "네? 다시 말씀해 주시겠어요?" 하니까
"쳐엉짜아 찌으봐어.." 이래
그러고 옆 매대에 있는 삼김을 가져오는 거야
아.. 천원짜리 물건 찍어보라는 건가?
체크카드 잔액 보려고 그러나보다 싶어서 계산하는데
중간에 침을 쭈우우우욱 하고 십 센치는 되게 늘어뜨리면서 흘려...

'으 더러워..'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영수증을 달래
영수증으로 침 닦고 삼김은 안 가져가는데
나갈 때도 아까 들어올 때처럼 걸어
그러고 나간 뒤에 보니까 편의점 앞 3m쯤 되는 곳에서 멍때리면서 몇십 초를 서있다가 어디론가 가버리더라

이거 술 마시면 안 이러잖아
보통은 비틀거리고 살짝 혀 짧은 소리 내면서 좀 텐션이 올라있는 게 보이는데
이 사람은 오히려 축 쳐져있는 느낌이었어

이 사람 마약 한 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