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렇게까지 꼬아서 생각을 해야 하는지

난 그것이 인간 스스로에게 더 의문이라고 봄

모든 것들은 신의 뜻으로 결정되어져 있고

내 자유의지를 통해 선택한 내 선택들은

결국 내 선택이 아닌

미리 결정된 것을 쫓아 뒤늦게 인식하는

나의 피동적인 인지적 경험일 뿐이라고 하더라도

그게 무슨 상관이지?

내 뇌는 내 뇌일 뿐이고

내가 가진 뇌인데

어떻게 하든 이게 나인데

내 의식을 서버에 업로드 하고

수조 개로 복사를 해서

수조 개의 클론에 담아 양산해서

동시에 뽑아 밖에 돌아다니게 한들

지금 현재의 나는 나일 뿐이고

내가 죽은 뒤 사라진다면

그것으로 현재의 나 A가 죽는 것은 명백한 것인데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나랑 똑같다고 볼 수 있지

위치 좌표부터 모든 환경이 다른데

당장 내 옆에 나란히 서 있다고 해도

이미 위치 좌표부터 다른데?

받는 중력의 영향, 맞고 있는 광자의 양도 다르고

흐르는 시간도 다르고

이 새끼가 나와 완전히 똑같으려면

나와 완전히 똑같은 시공간 속에 있어야지

말 그대로 내 시공간 좌표와

완전히 똑같이 포개어져 겹쳐져서

나랑 똑같은 환경적 요인 속에서

나와 똑같은 사고를 하고

똑같이 행동을 해야

똑같은 거 아니냐?

당장 연구소에서

나 같은 놈을 수 조개로 복사해서

나란히 세웠는데

대다수의 새끼들은 건물 밖으로까지 줄지어져

서서 갑작스럽게 차에 치어서 뒤질 수도 있잖아?

아니면 떨어지는 벼락을 맞고 죽든

어디서 뜬금없이 날아오는 총탄에 죽든

나랑 똑같으면 나랑 똑같은 삶의 계에서 똑같아야지

똑같은데 왜 나는 건물 안에 서서 있고

나머지 놈들은 똑같다면서 갑자기 죽어서 사라져 있음?

뭐가 똑같다는 거지?

몇 놈은 죽어서 화장터로 실려가 재가 되었는데

나는 왜 살아서 존재함?

똑같은 놈이라며

나는 왜 재가 안 되는데

점마들 의식이 끊겼으면

나도 동시에 의식이 끊겨야지

점마들 재가 되어서 사라졌으면

나도 순간 같이 재가 되어서 사라져야지

똑같은 놈들이라며?

뭐가 똑같다는 건데?

나는 나야

서버에 내 의식을 무한으로 업로드를 하든

무한으로 내 클론을 양산하든

나는 나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