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돌이로서 매년 할로윈 때를 지켜보며 느끼는 건
와 저 동네 편돌이들은 죽어나가겠다, 이거 뿐.
안타깝지 내 또래들이잖아 쟤들은 이제 치킨 같은 거 못 먹겠다 이런 생각들.
그래, 편돌이로서 요즘 내 낙은 폐기로 나온 치킨 챙겨 가서 맥주랑 같이 먹는 거야. 여친 없고 학력은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고 딱히 커다란 꿈도 없어. 한편 부럽기도 해. 쟤들은 그래도 인생 한 번 불살라 보려다 저렇게 됐구나. 난 그런 것도 없었어. 고등학교 때부터 자취&알바 해서 그냥 맨날 이런 생활. 그게 24살까지 내 인생의 전부니까.
쭉 커뮤니티 둘러봤는데 그냥 애도만 해라 뭘 분석을 하고 앉았냐 공감도 지능이다 따위 댓글들 많이 보이더라
거기서 빠직... 하더라? 공감도 지능이면 왜 저 날에 죽어났을 어느 편돌이의 사정 같은 건 아무도 공감해 주지 않는지.
대체 난 그날에 변변한 추억은 커녕, 무슨무슨 데이마다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행사 따위 신경 쓴 기억밖에 없는데 즐기러 갔다가 죽은 걸 어떤 식으로 애도를 해야 하는 건지.
되게 인상적이었던 건 이태원 참사로 도배된 뉴스 카테고리 맨 하단에 유리 박힌 걸 꾹 꾹 참다가 발목까지 자르게 된 50대 택배 기사 아저씨.
그렇잖아. 사실... 슬퍼? 난 내 인생이 제일 슬퍼.
참 이상한 세상에서 살고 있는 거 같아.
난 슬프지 않은데 슬퍼야 한다니까 내가 이상한 사람이 되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