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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 4박5일 삭출_아라마사&지콘
지난 후기를 읽어봤는데, 너무 주저리주저리 전체 일정을 나열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2편은 찻집에 업로드사실 여행기가 아직 17박치 정도가 남아 있어서 쓰다보니까저도 모르게 뭔가 밀린 글들을 쓰는 느낌으로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그래서 이번에는 썸네일 어그로에 맞게 좀 실용적인 내용이나 흥미로울법한 내용만 팍팍 담아보겠습니다.커뮤니티 주제에 맞게 아라마사 애쉬를 구했다던가.. 지콘을 구했다던가 같은 그런 실용적인 내용들.물론 저는 글을 써두고 다시 수정하는 그런 세세한 사람은 아니어서과연 이 글을 적는 12시 56분 후에도 지킬지는.. ㅎㅎㅎ일단 가시죠.아침의 히로시마 풍경.저는 일본 중 후쿠오카를 특히 많이 다녀왔는데, 후쿠오카 하면 유명한 여행지이기도 하지만컴팩트한 도시라는 이명이 상당히 자주 붙어 있더라고요.그런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컴팩트하다, 라는 건 생각보다 히로시마에 더 어울리지 않나..(술 마시러 가는 곳이라는 뜻)3일차 아침의 시작은 라멘집 웨이팅이었습니다.1시간은 넘게 기다린 것 같은데, 12월이라 그런지 상당히 추웠습니다.카메라를 샀으니 찍새 흉내도 한번보시다시피 그늘에서 대기를 해야하다 보니수족냉증을 가진 저로서는 손발이 상당히 시려웠습니다.Men Yohaku라는 곳으로 작성 시점에 리뷰가 무려 299개나 있는 이미 알려져 있는 라멘 맛집인데요.후기를 보면 상당수가 웨이팅에 대한 악명이 있습니다.실제로 거진 1시간은 기다렸으니, 가능하다면 오픈런을 하는 것을 추천드려요.사진이 없지만 미리 메뉴를 결정하고 들어가면내부에 현금으로 티켓을 끊는 기계가 있어, 이를 결제 후 사장님께 전달드리면 됩니다.여사장님의 경우 한국어가 상당히 가능하므로일본어가 안되는 분들의 경우 자판기 앞에서 쭈뼛거리면 높은 확률로 바로 도와주러 오십니다.중요한 메뉴 선택을 까먹었는데요.메인인 라멘의 경우 간장 or 이리코(멸치) 라멘을 고를 수 있는데요.저는 후자를 먹어서 일단 후자를 추천드리는 부분입니다.또, 리뷰에서는 고기밥을 사이드로 많이 추천하고 있으니 이것도 고려해볼법하네요.라멘 하면 보통 돈코츠, 소유, 미소 이런 종류가 떠오르는 편인데이리코 라멘은 상당히 새롭게 다가왔습니다.멸치 육수 베이스인데, 통상 멸치 육수라고 하면약간 비린맛이 무조건 동반되기 마련인데요.이 육수는 그런 비린맛이 부각되었는데도 오히려 그 느낌이 싫지 않은 느낌이랄까요.처음으로 먹어보는 스타일의 육수였지만 굉장히 매력적으로사람들이 왜 줄 서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해장용으로는 최고!얘는 사이드로 딸려온 고기 밥으로 차슈가 상당히 레어한 느낌입니다.어지간한 차슈 토핑보다는 이렇게 시켜서 먹으면 괜찮을거 같아요.이런 라멘에는 술도 가볍게 한잔..이후에는 또 일정입니다.지루한 관광 대신 본격적으로 술을 사러 가는 길인데요.이제보니 사진 색감이 영 맘에 안드네요.아마 화이트 밸런스 설정을 잘못한듯.해외에는 빅맥지수라는게 있다면일본에는 계란 샌드위치 지수가 존재합니다.저는 일본에 갈때 저 계란 샌드위치를 하나씩은 꼭 먹을 정도로 엄청 좋아하는데요.여기에 더해서 최근 일본을 자주 가면서 꽤 놀라운 사실을 알았습니다.저 계란 샌드위치가 지역 별로 가격이 차이가 상당합니다.생각해보니 당연한거 같기도..다만 다른 지역들은 저 계란 샌드위치의 가격이 250엔 안팎으로 기억하는데유독 히로시마는 300엔을 웃돌았던 것 같습니다.세금을 포함하면 290엔 언더는 거의 없는 느낌.+ 추가로 로손이 좀 더 비싼것 같습니다.크리스마스 기념 이쁘게 꾸며진 히로덴도 마주치고걷고또 걷습니다.일본의 교통비가 상당히 살인적인 편이라서(정확히는 국내가 비상식적으로 저렴한 느낌)30분 안팎의 거리까지는 거진 무조건 걷게 되네요가다보니 미리 핑을 찍어둔 빵집에 사람이 많아서 빵집도 들러줍니다.역시 니혼슈로 차오른 사케주머니에 라멘 하나는 좀 모자라죠.항상 느끼는 거지만 일본 빵값은 참 저렴한 것 같네요.그래서 여러개 사게 되는 것 같아요.특히 저렴하다고 느낀 포인트는 500엔(4700원 상당)을 먹으면 무료 커피도 하나 줍니다.우리나라 저가 커피보다 살짝 낫거나 비슷한 느낌의 아메리카노입니다.500엔 무료 보너스로는 충분하고도 넘치는 맛입니다.그렇게 좀 더 걷다보니 시내에 돌입.히로시마는 가볍게 삭출하기 굉장히 좋은 도시라고 생각되는데요.그 이유는 시내에 주판점이 다 몰려있기 때문입니다.4개 정도의 주판점이 10분 안팎 거리에 있어서살것만 호다닥 사는 경우 1시간~2시간 안쪽에 전부 돌 수 있습니다.처음으로 간 곳은 유명한 프랜차이즈 야마토야입니다.사실 이전 리뷰에서 한번 다뤘던 곳이기도 한데요.나름 P사케 반열에 있는 카제노모리 알파2, 덴슈, 나베시마, 토요비진 등이 즐비해 있었습니다.특히 연말이라 그런지 신년주 라인업이 많았는데요.아쉽게도 안쪽의 냉장고라 눈치보여서 사진은 없습니다 ㅠ.ㅠ이날 여기서만 친구와 함께 2만엔 넘게 술을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2회차 방문이었기에사장님에게 열심히 비벼본 결과..!운 좋게 프리미엄 사케의 3대장 중 하나로 불리는 아라마사 애쉬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그것도 2개! 친구와 각각 1개씩 살 수 있었어요.웃긴 점은 이 아라마사 애쉬에는 인질이 있었는데요.바로 이 마요네즈,, 500~600엔합니다.기대하면서 한국에 가져와서 먹어보았는데보관을 잘못하였는 지 약간 신맛이 나고 그렇게 맛있진 않더라구요 ㅋㅋ성공적으로 구입 후 또 이동을 합니다.가면서 무슨 아이돌 공연이 있었는데요.제가 일반인 얼굴은 잘 안가려주는 편이지만왠지 이 사진에서는 가려야 할 것 같아 가렸습니다.그들의 은밀한 취미를 보호해주기 위해..많아야 100명 안팎의 인파였지만 무려 사인회나 악수회, 사진 촬영 같은 것도 하더군요.노래는 미안하지만 드럽게 못부르더군요.가면서 히로덴도 한컷2번째로 도착한 주판점 야마다입니다.멍청하게 내부 사진은 안찍었지만가장 중요한 사진은 하나 남겨두었습니다.바로 지콘!따로 인질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혼모노력이 느껴져야 받을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저희가 몇개 더 집기 전에 제가 매니저에게 조심스럽게 비벼보니살짝 고민하다가 하나 들고오면서 정말 귀한거라고 말해주더군요.염치 없게 술을 저정도 이빠이 사면서 선물도 좀 쥐어드리고(한국 김과 과자)한번 더 비벼보았지만 아쉽게도 히미츠 사케 추가 입수에는 실패 했습니다.보통 좀 유명한 주판점들은 아예 공식적으로 인질 제도(특정 금액 이상 구입 시 프리미엄 사케 구입권을 주는 것) 이 있는데여긴 그런건 따로 없어서 P사케가 있는 타이밍과그걸 꺼내줄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점장급 이상의 누군가,그리고 적당히 호감작을 할 수 있는 말솜씨나 선물의 아다리가 중요하다는 느낌입니다.친구 하나는 술에 관심이 없어서 기다리며 전경을 한컷 더..찾아보니 냉장고 사진이 하나 있었네요.닷사이야 모르는 분이 없을 것 같고 주판점 가면 맨날 보여서외워버린 스이게이(저가 라인업은 개인적으로 노맛이더군요)와지난 국내에서 열린 라빈리커스토어 시음회에서 맛있어서또 마셨다는 오오미네 투그레인이 눈에 띕니다.(마치 전해들은 것처럼 이야기드리는 이유는 전 그 기억을 까먹었습니다 ㅎ)그 밖에도 개인적으로 요즘은 어딜 가나 보이는 덴슈, 카제노모리 알파2걔중에서도 겨울 버전이 있었는데요.이것도 좀 특별한거라길래 바로 홀려서 구입했습니다.이때가 크리스마스 주간이다 보니내부에서 와인 무료 시음을 할 수 있었는데요.그래서 기다리며 염치 없이 와인도 한 3잔 넙죽넙죽 받아먹고 나옵니다.그리고는 다시 숙소에 돌아가 성공의 흔적을 남긴 후 잠시 휴식을 가지며..대욕탕 + 낮잠을 때려줍니다.제가 숙소에서 자는 동안 커피를 한번 더 마시러온 친구..그 친구를 픽업할 겸 이번 일정 내내 소개한 아이스크림도 한번 때려줍니다.다시 강조 드리지만 더 콘의 내부에도 아이스크림이 꽉꽉 차 있습니다.최고의 찐득함은 아니지만, 나름 유지방 함량이 높아보여서 가성비가 좋습니다.이후로는 다시 밥을 먹으러 갑니다.이번 메뉴는 카레!가게 전경을 보면 2층에 사장님이 카레를 끓이고 있는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사라다.밥은 좀 많은 편입니다.한국 대비 1.5 인분이라고 느꼈네요.문제는 카레가 살짝 부족한 느낌이라는 점 ㅠ그래도 상당히 깊은 맛을 지니고 있는 일본 카레인데요.주인 분들도 친절하시고, 좀 괜찮은 카레를 먹고 싶다면다음에 히로시마를 온다면 한번 더 들리고 싶은 곳입니다.밥을 먹었으니 또 술 마시러 가야죠.글 잘려서 뒤에 이어서 재업- 히로시마 4박5일 삭출(3-2)_아라마사&지콘짤려서 이어 씀.밥을 먹었으니 또 술 마시러 가야죠.이번에 간 곳은 친구가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해서크래프트 비어를 찾아서 가봅니다.내부는 이런 느낌.사실 원래 테이블 쪽을 안내 받았으나갑작스럽게 위층
작성자 : 히사시브리고정닉
식민지인이었던 내가 대영제국의 체스 챔피언?!
[시리즈] 체스사 시리즈 · 체스 유럽 전파 초기의 무서운 이야기 · 1000년 전의 이슬람 체스 퍼즐, 만수바(مَنصوبة) · 15세기의 체스 대격변 패치, "여왕의 체스" · 대수기보법과 오스만제국 출신 체스마스터 이야기 · 1824년, 런던 - 에든버러 클럽 서신체스 매치 · 에반스 갬빗에 대한 재미있는 사실. · 인디언 오프닝과 어느 시골 브라만의 이야기 · 19세기의 체스계 슈퍼스타, 하워드 스턴튼 上 - 영웅편 - · 19세기의 체스계 슈퍼스타, 하워드 스턴튼 下 - 악귀편 - · 윌리엄 슈타이니츠 : 세계 체스 챔피언의 탄생 · 엠마누엘 라스커와 지크베르트 타라쉬, 두 독일 유대인 체스마스터의 삶 · 체스 선수는 기보 저작권의 꿈을 꾸는가? · 미국체스협회 레이팅 2위를 달성한 살인범의 이야기 · 체스 역사 속의 TMI들 1904년부터 1세기 넘게 매년 개최되고 있는 전통 있는 대회, 영국 체스 챔피언십(British Chess Championship).영국의 체스 챔피언을 선정하는 이 대회의 우승자 목록을 살펴보면, 평범한 서양 인명들 사이에 유독 이상한 이름이 하나 눈에 띈다.미르 술탄 칸(Mir Sultan Khan)이라는, 도무지 영국인스럽지 않은 이름.1929년, 1932년, 1933년, 세 번에 걸쳐 영국 챔피언이 된 이 체스선수는 과연 어떤 사람이었을까?술탄 칸(Sultan Khan)은 1903년 대영제국의 지배를 받던 인도 펀자브 주(現 파키스탄 펀자브 주)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다.아버지는 마을의 종교 지도자 겸 소(小)지주로, 좀 사는 집안이었다는 모양.좀 사는 집안답게 아버지는 취미로 자식들에게 어릴적부터 체스를 가르쳤다는데, 이때의 체스는 서양의 체스는 아니고, 당대 유행하고 있던 인도식 체스 변형이다.18~19세기경 인도는 이슬람의 영향과 유럽의 영향을 동시에 받아, 이슬람식 샤트란지와 유럽식 여왕의 체스가 혼합되고 자체 변형까지 들어간 기묘한 체스를 하고 있었다는 모양.비숍과 퀸의 움직임은 서양식인데, 폰은 한 칸씩만 전진하고, 캐슬링 대신 King's leap만 있고, 룩폰은 룩으로, 나이트폰은 나이트로, 비숍폰은 비숍으로 승급하는 등의 규칙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술탄 칸은 이 인도식 체스로 펀자브에서 가장 강력한 플레이어라고 소문이 났는데, 사실 그래봐야, 인도 변방에서 체스 좀 둔다는 평범한 있는 집 자식으로 끝날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펀자브 지방의 대부호, 우마르 하야트 칸의 눈에 들지 않았더라면.우마르 하야트 칸 티와나(Umar Hayat Khan Tiwana).영국의 인도 정복에 협력하여 크게 가세를 불린 티와나 가문의 가주였던 그는, 그 역시 인도 제국군 출신이기도 했으며, 펀자브 주에서 제일 가는 토지 소유자 중 하나였다.동서고금의 부자들이 흔히 그렇듯, 그는 여러 예술가들의 후원가 역할을 자처해 자신의 명예를 드높이곤 했는데, 술탄 칸도 그의 트로피 중 하나였다.술탄 칸에게는 다른 트로피보다는 좀 더 특별한 역할이 부여될 예정이기는 했지만.1926년, 스무 살 갓 넘긴 술탄 칸은 우마르의 후원을 받고 본격적인 체스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한다.줄곧 인도식 체스만 두었던 그에게 우마르 경은 강사를 붙여 서양 체스를 가르쳤고, 얼마 지나지 않은 1928년, all-india championship에서 술탄 칸은 8승 1무라는 성적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하였다.물론, 환경이 환경이다보니 아직 경기 수준은 그다지 높지 않았다.사실, 술탄 칸을 후원한 우마르 경의 목적은 정치적인 데에 있었다.당시 영국령 인도는 독립운동으로 정치적 혼란기를 맞이하고 있었고, (간디의 소금행진이 1930년.)특히 이 과정에서 점차 커져가는 힌두계의 목소리에 무슬림들은 긴장하고 있었다.우마르 경은 펀자브 무슬림의 대표이자 인도 출신 군인의 대표자로서, 런던에서의 외교 활동에 뛰어들 생각이었으며,런던의 정치판과 사교계에서 활용할 자신의 브로치로서, 술탄 칸을 키워냈던 것이었다.1929년, 이렇게 술탄 칸은 인도부 장관(Secretary of State for India)의 자문위원회에 임명된 우마르 경을 따라 런던 체스계에 진출하게 된다.유럽에 처음 왔을 당시, 술탄 칸은 기보도 못 읽고 영어도 거의 못했으며, 일류 선수들과의 경쟁은 어려운 실력이었지만,프레드 예이츠(Fred Yates), 윌리엄 윈터(William Winter) 등 영국에서 제일 가는 선수들이 코치로 붙어 그를 가르쳐주었다. (물론 우마르 경의 머니파워였다.)예이츠 왈, 술탄 칸은 서양 체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오프닝이 매우 처참하였으나, 미들게임과 엔드게임에서 이미 뛰어난 재능을 보이고 있었다고 한다.그리고 술탄 칸은 빠르게 성장하여....얼마 뒤 1929년 British Championship에서 곧바로 우승, 영국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ㅅㅂ 아무리 재능이 있어도 그렇지 이게 말이 됨?" 싶은 급전개지만, 당시 Carlsbad International Tournament라는 훨씬 격 높은 국제대회가 영국 챔피언십과 동시에 개최되어, 일류 선수들은 그쪽으로 빠져나간 것이 한 가지 원인이었고,또, 사실 당시 영국의 체스선수 라인업이 국력에 비해 유독 부실하기도 했다.당시 영국 최고 선수들로는 프레드 예이츠, 윌리엄 윈터, 조지 앨런 토마스 정도가 언급되곤 했는데,이 영국의 일류 선수들도 저 국제대회에 출전해서는 전체 22명 중 17위(예이츠), 21위(토마스)로 꼬라박았을 정도였으니, 영국의 체스선수 풀이 얼마나 쳐박았는지 알만하다.물론 어쨌거나 주요 선수가 없었다고 한들 엄연히 우승은 우승이었고, 우마르 경은 매우 흡족해하며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 승리를 한껏 이용하였다.그러나 술탄 칸의 본격적인 커리어는 이때부터 시작이었다.술탄 칸은 더 많은 훈련을 받았고, 점점 더 그 재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커리어 끝까지 오프닝은 개못했지만.)scarborough 국제 토너먼트에서는 4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앞서 언급한 영국 선수들 예이츠, 윈터, 토마스보다 훨씬 더 앞선 성적이었고,Liège Masters’ tournament에서는 사비엘리 타르타코워에 이어 2위,헤이스팅스에서는 막스 에우베(5년 뒤 세계챔피언), 카파블랑카(전 세계챔피언)에 이어 3위를 차지하였다.타르타코워와의 12판 매치에서는 4승 5무 3패로 승리하기까지 하며, 자신의 영국 챔피언 타이틀이 결코 물로켓이 아니었음을 거듭 증명하였다.그러나 그는 어디까지나 유색인종에 식민지 출신.모진 핍박과 인종차별을 겪으며, 영국 사회의 어둠 속에서 체스 하나를 무기로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었는데....... 같은 이야기는 딱히 없고, 단숨에 영국의 스타 선수로 등극하였다.워낙 영국의 체스선수 풀이 개박살이라, 술탄 칸은 영국 국기를 달고 세계무대에서 선전하는 유일한 선수가 되었고,체스 올림피아드(국가대항전)에서도 영국 국가대표로 출전하여 1번 보드를 세 차례나 맡았다.헤이스팅스 대회에서 카파블랑카 상대로 승리를 따냈을 때는 아예 영국 신문들 헤드라인에 걸렸을 정도였다.팀전이나 인맥으로 좌우되는 스포츠들이라면야 모를까,순수 개인전인 체스에서 실력 있는 사람을 억까를 할래야 할 방법도 없고...우마르 경이라는 어마어마한 뒷배도 달고 있었으니.....1932년에는 우마르 경이 인도에서 '미스 파티마'라는 여성 체스 플레이어를 한 명 더 데려왔는데,오픈 부문에서는 술탄 칸, 여성 부문에서는 미스 파티마가 우승하며 인도 출신이 챔피언 자리를 다 뜯어가버리기도 했다. (이때 파티마의 전적은 충격적인 12전 11승 1무.)이렇게 유럽 체스계에 혜성같이 등장한 술탄 칸이었지만, 사라지는 것도 혜성처럼 순식간이었는데,1933년, 후원자였던 우마르 경의 자문위원회 임기가 끝나, 술탄 칸도 함께 인도로 돌아가야만 했기 때문이다.술탄 칸은 눈물을 머금고, 지금까지 쌓아온 자신의 체스 커리어를 모두 내려놓은 채, 무거운 발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었는데....... 같은 이야기는 딱히 없고, 술탄 칸은 집에 돌아가는 것을 엄청나게 기뻐했다고 한다.주변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술탄 칸은 심각한 향수병에 시달리고 있었고, 엿같은 런던 기후에 적응하지 못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내내 달고 살았다고 한다.기후가 도저히 적응이 안 돼서 영국에 더 있으면 오래 못 살 것 같다는 소리를 하기도 했다고.사실 집 떠나와 이역만리에서 말도 잘 안 통하는 외국인들 사이에서 몇년째 체스만 두고 사는데 행복하면 그게 오히려 정신에 문제가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술탄 칸은 매우 짧았던 커리어, 언어 장벽 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며, chessmetrics상 세계 6위라는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준 뒤 곧바로 체스계에서 영영 사라져버렸다.그는 고향 펀자브로 돌아가 평범하게 가진 땅으로 농사나 짓고 살았으며,집에서 가끔 취미로 체스를 두긴 했지만 토너먼트 초대는 모조리 거절했고,체스를 진지하게 가르쳐달라는 아들의 부탁에는, "그럴 시간에 공부처럼 더 생산적인 일이나 해라"라고 답했다고 한다.2024년, FIDE는 술탄 칸을 명예 그랜드마스터로 지정, 늦게나마 그의 업적을 기렸다고 한다.
작성자 : 김첨G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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