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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정도 편의점 일 하면서 느낀점 및 소회 (스압)모바일에서 작성

편갤러(223.62) 2021.05.26 03:22:57
조회 214 추천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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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살면서 한번도 육체노동을 해 본적이 없다.
자사고 졸업하고 서울대 왔고, 군대도 어학병으로 땀 한방울 안 흘리고 다녀왔고, 앞으로도 사무직에서만 일할 줄 알았다.

과외하던 학생이 입시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면서 크게 현타가 온 나는 한번쯤 머리도 식힐겸, 또 경험해보지 못했던 삶이 궁금해서 편의점 평일 야간 아르바이트에 지원했다.

서울대학교의 후광일까? 수 년간 아르바이트를 한 내공있는 경력자들을 제치고 인생 첫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는 27살짜리가 그 자리에 뽑힌 것은.

교대근무자들로부터 "역시 머리좋아" "일 잘해" 소리를 들었고 내가 하루 밤 작정하고 진열대 전체를 칼각맞춰서 정리한 모습을 본 점장님은 무려 "주휴수당 별도"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좋아하셨다. 당연한 의무를 호의로 포장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야간에 20박스 가까이 되는 물류를 정리하며 고생하고 있는데, 한 어머니가 고등학생 딸을 데리고 가게에 들어오셔서 카운터에 있던 내 공책을 보셨나보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학생회 000"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학생, 일하느라 힘들지않아요? 커피 한잔 해요." 자연스레 왜 좋은 학교 다니면서 힘든 일 하냐고 물어보시고, 내가 영문과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하신 후에는 딸아이의 영어과외를 부탁해도 되는지 물어보셨다.

지방 소도시에 사는 휴학생이라, 원체 주변에 "서울대생"이 없는 탓일까. 일사천리로 국어, 영어 각 주2회 60만원, 도합 120만원의 수업계약을 그 자리에서 체결하게 되었다.


돈의 가치에 대해 생각한다.
내가 편의점에서 주5일 8시간씩 일해서 한달에 받는 돈이 140만원 남짓인데, 또 다른 나는 주4일 2시간씩 일해서 120만원을 받는다. 진상도, 반말도 없고, 비위상하게 쓰레기통 비워야 할 일도 없는데다가, 낮간지럽게 "선생님"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편하게 일하면서 말이다.

나는 한달에 과외로 250만원까지 벌어봤지만, 근래 편의점에서 일 하면서 번 50만원 남짓만큼 내게 가치있는 돈은 없었다. 노동의 가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고, 사회의 가장 바닥에서 대기업의 횡포에 시달릴 수 밖에 없는 점장 그리고 그보다 아래에 있는 파트타이머들에게 노동이란 과연 무엇을 위한것일까, 이런 고민을 처음으로 하게되었다.

아마 내일이면 내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아르바이트를 그만두겠지만, 이 경험은 평생토록 돌아볼 가치있는 것이 되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편갤러들도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쉬어가는 시간에 여기서 일하고 있을 것이니, 다들 목표한 바를 꼭 이뤄서 지금의 고된 시간이 나중에 좋은 추억과 기억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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