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기 평일주간으로 들어온지 6개월째.

6월부터 저녁11시에 매일 방문하는 손님이 있었다.

몸은 삐쩍말랐는데 얼굴은 굳어있는, 좀 어려보이는 멸치손님이였다.

근데 다른건 안보고 바로 봉지라면 매대로 가서 항상 2+1인 봉지라면을 5~6개씩 사는 것이다.

매달 행사가 바뀌기 때문에 어떤 달은 오짬이랑 공화춘만, 어떤 달은 진매 진순만, 이런식으로 라면만 사갔었다

컵라면도 아니라 봉지라면만. 묶인거말고 낱개씩만.

그게 지금까지와서 6개월째다.

오늘도 어김없이 오짬2+1 6개를 구매하는데, 내가 너무 궁금해서 넌지시 물어봤다.

매일 라면 드시냐고. 건강 괜찮으시냐고.

그러더니 돌아오는 충격적인 답변..

" 동생들이랑 같이 먹어요ㅎㅎ "

무슨 소린가 해서 밖에 나가 같이 담배피며 얘기하니

자기가 중학생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아버지가 양육권을 가져가셔서 어린 동생3명과 살았는데

아버지가 이혼하고 괴팍해져서 성인되자마자 연끊고 동생들이랑 월셋방에 살고있다드라.. 엄마는 이미 다른곳에 새로운 가정을 꾸리셔서 연락도 안되고

나이물어보니 20살이더라.. 근데 동생들이 너무 어림.. 초6, 초3 쌍둥이 2명..

서울아니고 경기외곽지역이긴 해서 방값이 비싸진 않은데
혼자 살면 2평짜리 반지하방이든 뭐든 상관없는데

문제는 동생들이라고.. 안그래도 한창 클 나이에 너무 평수가 작으면 앉아 밥먹기도 힘들고 서로 스트레스받고 힘들어하니 좁은 거실에 투룸짜리 방 1000/70에 살고있다더라.

그것도 보증금 없어서 안되는데 마이너스 통장 300짜리 두개까고 400이랑 월세는 집주인께 사정이야기하니 월마다 갚아도 된다해서 들어간거..

양손에 라면봉지들고 무심히 이야기하는데 걔는 아무렇지 않은데 시발 내가 눈물날거같더라..

이렇게 힘든 환경에서 동생들까지 챙기는데 내가 뭐라고 알바하면서 힘들어하고있지 하는 생각..

그러면서 포스기에 있던 현금 15만7천810원 다빼서 줬다..

아 물론 내 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