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만났던 한 손님과의 귀여운 에피소드

예전에 만났던 한 손님과의 귀여운 에피소드앱에서 작성

닼린이

2025.01.24 22:21:11

조회 60 추천 0 댓글 0

한창 알바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적, 500미리짜리 캔으로 된 탄산수를 사려던 손님에게

난 그게 맥주인 줄 알고 신분증 보여주시겠어요? 하고 물었는데.

손님이 엄청 당황한 표정과 제스쳐를 취하면서

시...신분증이요..? 왜, 왜요..?

하고 아, 지갑 안 가져왔을텐데;; 하고 주머니를 더듬더듬 거리는 거리는 거임

막 안 주머니랑 뒷주머니 앞주머니 다 뒤지는 거 보고

이러길래 아이코 참 내가 미자를 걸러버렸구만 ㅎㅎ 애쓴다ㅋㅋ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품 목록을 잘 보니까 그냥 탄산수인 거임

그래서 상품 집어서 뒤에 적힌 상품종류 적힌 거 보는데 어, 술이 아닌데

그래서 내가

어, 어! 죗, 죄송합니다! 맥주인 줄 알았어요! 이거 그냥 탄산수에요!? 진짜 죄송합니다.

하고 연거푸 사과를 함.

그제서야 손님이 뭔가 이상한 걸 깨달았는지 잠깐 인상 찌푸리는 거 같다가 갑자기 헤실헤실 헿헤헤 하는 식으로 얼굴에 미소가 번지기 시작함

듣기로는 본인이 30대 후반에 결혼도 했고 애도 있는 사람인데

학생 때부터도 신분증 검사 안 해보다가 갑자기 신분증 얘기 나와서 당황했다고 썰을 좀 풀더니

제가 그렇게 젊어보여요? 하고 힣히힣하고 키득거리길래

일단 내 눈에는 학생의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생각했기도 하고, 얼굴에 주름이 없어서 그냥 어른스러운 줄 알았다. 하고 솔직하게 얘기하니까

냉장고 가서 비타500 하나 집어 오시고는 이것도 같이 해주세요. 함.

그러고 나한테 그 비타500 주고 "이거 드세요." 하고 하면서 가더라고.

가는 길에 문 앞에 서서 갑자기 폰을 만지작거리나 싶더니

"어ㅎㅎ 여보, 방금 나한테 무슨 일이 있었게?"

하는 통화를 하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사라짐

그 후에 괜히 기분 좋아져서 우쭐해져가지곤 한 할아버지한테 신분증 드립치다가 놀리냐고 혼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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