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11만7000대의 전기차가 팔렸다. 이는 전년도 연간 전체 판매량 9만7000대를 이미 뛰어넘은 수치이며, 지난달에는 사상 처음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하이브리드차를 추월했다. 친환경차의 시대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내연기관 차량을 압도할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전기차 시대를 맞이하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완성차 업체를 비롯 SK, LG, 한화, LS 등 국내 주요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한 기존 2차산업으로 인식되었던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와 AI등 첨단기술을 만나며 빠르게 4차산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글] 연준우 에디터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전기차 생산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현대차 그룹이다.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가 적용된 아이오닉5, EV6, GV60를 출시했다. 올해도 아이오닉6, GV70 전동화 모델, 니로 EV, EV6를 연달아 내놨다. 또한 올해 상반기 기준 순수 전기차 글로벌 판매량은 16만7305대로 5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더 확대할 계획이다.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의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에도 나설 예정이다. 기존 공장만 활용하는 것이 아닌 전기차 전용 공장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공장을 울산공장 내 주행시험장 부지에 건설할 방침을 이미 발표했다. 기아는 오토랜드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다. 2곳 모두 2025년 양산을 목표로 한다. 이와 함께 전기차 모델도 확대하여 2030년까지 현대차 17종, 기아 14종 전기차 라인업 구축해서 국내에서만 연간 14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0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G그룹에 인수된 후 새출발을 시작한 쌍용자동차는 토레스의 흥행을 이어 신규 차종들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중엔 전기차도 포함되어 있다. 내년에는 토레스 기반의 전기차 'U100', 2024년에는 코란도 전기차 'KR10' 출시로 전동화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보여줬다.

르노코리아와 한국GM은 방향이 조금 다르다. 르노코리아는 전동화보다는 먼저 하이브리드에 집중할 예정이다. 최신 볼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길리그룹과 함께 2024년에 중형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르노코리아 완성차의 전동화 가능성도 남겼다. 루카 데 메오 회장이 최근 국내를 방문해 "부산 공장은 몇 년 전부터 르노의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조립 경험을 쌓아왔다"며 "펜은 내 손에 쥐어져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GM은 또 다른 행보를 예고했다. 2025년까지 GM 본사의 전기차 10종을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것. 국내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는 것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하게 미루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최근 한국GM 출범 20주년 기념식에 참여한 로베르토 렘펠 사장의 멘트에서 알 수 있다.

"부평과 창원공장은 향후 2년간 전략 차종 생산으로 풀가동에 들어가 전기차 생산 여력이 없다"며 "전기차 생산지 결정은 여러 이해 관계자들이 연관된 만큼 조율이 필요한 부분으로 생산 여부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고 시의적절한 시점에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전기차가 많이 생산되고 판매 되고 있다는데, 각 지역의 전기차 충전소는 과연 안녕할까? 전기차 도입 초창기에 비하면,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소가 많이 보급된 것은 사실이다. 2021년 기준, 전국 공공기관 및 시설에 있는 전기차 충전기는 10만 3089기다. 전기차 급속충전기는 2022년 3월 기준 10,831대로 파악되었다.

그렇지만, 관리에 대해서는 아직 부실한 점이 많다. 일부 도서지역에서는 파손된 전기차 충전기를 방치하거나, 전기차를 충전하는 다양한 케이블 타입이 적용되지 않은 충전소가 많아서, 일부 차종들은 전기차 충전소에 와서도 충전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전기차 충전소 부족으로 인해 아파트, 대형마트 등에 있는 충전기를 이용하는 중에 생기는 다툼과 민원도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도 인프라를 확충하는 지원을 약속했다. '제2차 경제 규제혁신 방안'을 발표하며 그간 충전소 설치에 걸림돌이 됐던 규제 개선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기존 주유소 안에 전기차 충전기 설치가 가능하도록 관련법을 수정한다.


또한 개인이 설치해 사용하는 전기차 충전기를 공유플랫폼 사업자에게 위탁해 수익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내년 12월까지 충전 인프라 공유 플랫폼 임시허가를 진행 중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친환경차 전환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되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인프라를 늘리는 것은 필연적이다. 비용과 규제를 완화하여 지원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사실 인프라의 문제는 지속적인 관리에 있다. 때문에 설치한 전기 충전기를 유지, 보수가 제대로 이루어지도록 해당기관에서 관리하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

"내가 이래서 전기차 안 사" 다급한 정부 결국 칼 빼들었다!
글 / 다키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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