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아버지의 참교육모바일에서 작성

ㅇㅇ(221.155) 2021.04.23 12:05:01
조회 29232 추천 458 댓글 171
썰이 좀 길다만..

시간이 남기도하고 그냥 왠지 남겨놓고 싶어서 씀..


수십년전 내가 중학교 1학년때 일이다.

당시 아버지는 성공한 사업가로 청소년 선도 업무도 하고계셨고 이것이 인연이되어

경찰신문? 같은곳에 칼럼도 기고하고계셨다 무엇에 대해서인지는 기억나지않는다.

확실하진 않지만 그곳에서 기자증같은것을 발급받아 사용하셨고 그 이유로 당시 미군부대 출입이 가능했는데

어느날 저녁 학교끝난 나를 미제 스테이크를 사준다고 미군부대에 데리고가셨다.

그때는 스테이크 자체도 흔치않을때라 두꺼운 소고기를 처음본 나는 그냥 눈이 휘둥그레 져셔 허겁지겁 먹어치웠다.

그렇게 스테이크를 다 먹고나자 아버지께서는 나를 식당 입구에 있던 슬롯머신을 보여주시고는

돈 만원을 쥐워주며 한번 해보라고 하시는것이였다.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다. 아버지역시 방법은 전혀 모르는것 같았다.

나는 그냥 버튼을 누르고 레버를 댕기고 뭐가 맞는지도 모르는채 몇십분을 보냈고 얼마 지나지않아

처음의 두배인 2만원이 내 손안에 있었다.

뭔지모를 불안에 아버지에게 돈을 땄으니 이제 그만 가자고 하자

아버지는 인상을 찌푸리며 시간이 넉넉하니 더 해보라고 하셨고

나는 다시 앉아서 또 시간을 보냈다. 얼마지나지않아 가진것 하나없이 모두 다 잃었다.

아버지는 그제서야 집에가자고 하셨고 집에가는 차안에서 흐뭇한 얼굴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도박이란 다 이런거야. 도박으로 돈을 벌수는 없다. 지금 이 경험을 잊지말거라"

나는 그제서야 얼마전 학교에서 500원짜리 판치기따위의 노름을 하다 선생님에게 걸려 엄마를 학교에 모시고 간 기억이 났다.

아버지는 모르는줄 알았는데 엄마가 약속을 지키지않았구나하면서. 그때는 그랬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그 이후로는 도박같은건 쳐다도 보지않고 살았다. 나도 모르게 그 일이 내 무의식속으로 자리를 잡게된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또 10여년이 흘렀다.

승승장구 할것같던 아버지의 회사는 어느날 부도가 나버렸다. 아이엠에프때도 끄떡없던 회사는

고작 한명의 사기꾼에게 쉽게 무릎을 꿇었다.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더니 우리집은 진짜 부자는 아니였는지 바로 기울기 시작했다.

당시 외국에서 유학중이던 나는 급히 돌아와야만 했고 그때부터 나는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살아야 했다.

아버지는 매일같이 여기저기 뛰어다니셨지만 그 누구도 망한 회사 사장의 입을 믿어줄 사람은 없었고

재기할 기회같은건 결국 제공받을수 없었다.

나는 그래도 괜찮았다. 아마도 별 생각이 없었던것이리라. 상대적으로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돈개념도 거의없었다.

왠지 금방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수 있을것 같았다. 물론 착각이였다.

몇년이 또 그렇게 흘러

나는 깨닫게 되었다.

어느날 우연히 모든 의욕을 잃고 망가져버린 아버지의 책상에 쌓여있던 수북한 경마잡지를 보고 알아버린것이다.

돈이나 가난따위의 것들이 어떻게 사람을 파괴하는지에 대해서.

그곳에 수십년전 미군부대에서 내게 도박은 얼마나 멍청하고 무의미한 짓인지 몸소 깨닫게 했던 아버지는 없었다.

내가 만들어 준 신용카드로 과천에서 현금서비스 600만원을 인출해 모두 날리고와서는 변명하기 급급한 불쌍한 영혼만이 있을뿐이였다.



물질적 풍요로움은 욕심을 통제하고 현실을 직시하고 철학적인 사유도 가능하게 만들었지만.

그것이 부족할때는 욕심에 복종하게 만들고 현실은 왜곡하며 종국에는 희망마저 빼았더라.

나는 가난 그 자체는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을 갉아먹는다. 그것도 가장 밝았던 부분만 골라서.

우습게도 그 스테이크를 먹던날보다

아버지의 경마잡지에서 나는 많은걸 배웠다.



출처: 해외선물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458

고정닉 8

8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비난 여론에도 뻔뻔하게 잘 살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03 - -
공지 실시간베스트 갤러리 이용 안내 [1802/2] 운영자 21.11.18 5556501 430
237938
썸네일
[디갤] 정선에서 별하늘 은하수 사진 가져왔어 보구가
[61]
콜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5 6134 34
237934
썸네일
[이갤] 속보속보 김계란 교통사고 당함
[419]
ㅇㅇ(125.138) 01:35 29308 168
237932
썸네일
[기갤] '2차대전' 떠올린 바이든... 러시아 향해 '단언'.jpg
[34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13350 56
237930
썸네일
[이갤] 출근길 교통관리중 교통경찰이 놀란 이유
[10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5 13101 141
237928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일본에서 인기몰이중인 괴수 캐릭터(스압
[115]
ㅇㅇ(220.124) 01:05 20503 71
237926
썸네일
[안갤] 유의배 신부 만난 안철수... "성심원 봉사로 인연 맺어"
[182]
사피엔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8182 95
237924
썸네일
[야갤] 오늘자) 보겸, 대장암 말기 구독자 다시 찾아간 근황.jpg
[53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5 25360 837
237922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혼례촌.choseon
[114]
담쟁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5 13815 71
237920
썸네일
[중갤] 로아 vs 메이플 쇼케이스 대결 결과 jpg
[37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5 24233 246
237918
썸네일
[새갤] 해병대 수색 그날, 왜 무리수 뒀나 [그날의 기록]
[125]
희망2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5 10833 52
237916
썸네일
[야갤] 중국 유명 폭포에 수도관?, "물 부족해서" 해명 논란.jpg
[20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5 12156 58
237912
썸네일
[카연] 진호의 순수한 연애몽마들 8화
[45]
pot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8428 93
237910
썸네일
[기갤] "그냥 채소 뜯어먹고", 자연인도 아닌데 '식품 사막'.jpg
[35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837 58
237908
썸네일
[특갤] Ai로 찾은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분자
[24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9084 101
237906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과학과 마초가 동반되었던 80년대 카레이싱.gif
[135]
운지노무스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601 103
237904
썸네일
[이갤] 강수진 성우가 AI 관련해서 안타까워 하는 일...jpg
[465]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423 135
237902
썸네일
[새갤] [JTBC] 독도 주변 해양조사에…일본 "사전동의 받아라" 또 억지
[252]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1572 106
237900
썸네일
[야갤] 오늘자 핑계고) 썸탈 때, 생일 선물로 적절한 아이템 토론.jpg
[13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5561 30
237898
썸네일
[디갤] 아재는 왜 색감찾아 5D로 갔나
[38]
설치는설치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7765 16
237896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원치않게 현실 베스트고어 목격한 사람들....jpg
[138]
DD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6318 156
237892
썸네일
[기갤] 보배) "밀양 x폭행 가해자한테 학폭 당한 피해자입니다".jpg
[46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2601 364
237890
썸네일
[야갤] 어떤 인권운동가의 소름돋는 행적.JPG
[622]
멸공의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6342 643
237888
썸네일
[새갤] [단독] 북 "오물풍선 살포" 예고한 날…육군 1사단장은 '술판'
[277]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7669 96
237886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군생활 동안 조종할 전투기 뽑기...jpg
[28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0846 167
237884
썸네일
[카연] 로봇청소기 보드게임..?
[51]
sgtHwang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2636 119
237882
썸네일
[이갤] 폰지사기의 역사를 만든 찰스 폰지...jpg
[236]
설윤아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8771 188
237880
썸네일
[야갤] 70년 동안 담장으로 막힌, 알짜배기 땅의 기묘한 풍경.jpg
[2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8107 46
237878
썸네일
[주갤] 충격) 이제는 전문직남에도 만족못하는 한국여성들
[546]
ㅇㅇ(211.234) 06.08 30589 788
237876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게임 리뷰촌 - 'EZ2DJ' 下편 (완결)
[101]
노무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2022 39
237873
썸네일
[기갤] '페이커 신전' 찾아가 숭배, 진짜 전설이 된 이상혁.jpg
[24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8591 94
237867
썸네일
[새갤] 이명박 최근 인싸력.jpg
[1265]
포만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49595 1491
237864
썸네일
[야갤] 아파트 14채나 굴린 공무원, 감사했다가 더 놀란 이유.jpg
[45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5311 283
237861
썸네일
[싱갤] 전설적인 고전배우들의 스크린 테스트...gif
[120]
환송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0830 79
237858
썸네일
[이갤] 매월 한국인1300명이 오는 일본메이드카페
[298]
미와경부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0280 193
237855
썸네일
[야갤] 어제자) 체육관 관장한테 시비 건 문신충의 최후.jpg
[46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7936 265
237852
썸네일
[싱갤] 안싱글벙글 사고촌 - 비행기편 2
[31]
대한민국인디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0194 36
237850
썸네일
[카연] 결투 재판 -2화-
[41]
woolsa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0099 77
237848
썸네일
[새갤] 덴마크의 여성징병 시행
[550]
육세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5191 575
237846
썸네일
[야갤] 오늘자)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식 정리.jpg
[28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5549 248
237844
썸네일
[싱갤] 재판 도중 실시간 범죄 저지르는 피고인
[202]
Patron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1089 321
237840
썸네일
[야갤] '자칫하면 휴대용 폭탄', 부산 초토화시킨 부탄가스.jpg
[20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4047 68
237838
썸네일
[기갤] 밀양 사건, 피해자 본인 등판 녹취록 내용+나락보관소 활동 시작.jpg
[22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8771 129
237836
썸네일
[싱갤] 5년째 회계사 준비하고있는 아들.. jpg
[1610]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52740 403
237834
썸네일
[새갤] [J+A] 김정숙 인도 초청장 공개.. '셀프초청' 의혹 정리될까?
[302]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3676 166
237833
썸네일
[싱갤] 죽음을 부르는 전세계의 위험한 17가지 음식
[217]
그로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5027 71
237830
썸네일
[이갤]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3대 얼짱녀.jpg
[54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39119 71
237828
썸네일
[야갤] "세금 돌려드립니다" 환급 플랫폼, 과장 광고 논란.jpg
[18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21195 150
237824
썸네일
[대갤] 대만의 드라마&영화 업계가 처참하게 망한 이유 (feat. 중국)
[209]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6660 108
237822
썸네일
[중갤] SUMMER GAME FEST 2024 출시겜 요약 (1)
[81]
주토피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08 18669 37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