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싱글벙글 5만 톤짜리 여객선을 움직이는 방법.....jpg앱에서 작성

DD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06 12:50:02
조회 34144 추천 319 댓글 244



영화 <타이타닉> 중

빙산 충돌 직전에 배를 돌리려고 애쓰는 장면에서

당직 항해사 머독이 열심히 동그란 기계를 조작하는 장면이 나온다.

돌리면 "째르르르릉" 하는 청량한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돌아가고,

기관실에 위치한 똑같은 기계에서 소리가 나자 기관장이 기겁하며 바쁘게 뛰어다닌다.

저 장치는 어떤 역할을 하며, 왜 저렇게 많을까?


3eb29d3feac775a17ba6c5f805d42130f7fcd5791f310c2ed32e5fcb9ae87f12e5fd85631da090de048205adb4c5d8b2b4d2a3657972c5a1d5b2021859af513cb42bf2dc779b5549dec3a0165acd8ab00eba8485123f0ff400463e



이 장치의 명칭은 엔진 오더 텔레그래프 (Engine Order Telegraph) 줄여서 EOT이다.

역할은 선교에서 기관실로 선박의 속력을 지시하는 장치이며,

이 기계가 등장한 배경은 현대 항해술과 선박사에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b5d519f6c63da763acdebc06ee0734a25823ad11f7f024a36c5bf5c6c09ebc61bf126c22fe902b70d180df189c5b0231ff7421d80ac1833ff2



1800년대, 선박의 재질은 목선에서 철선으로

추진기관은 돛에서 외륜/프로펠러로 바뀌었고

산업혁명의 성공과 이민자들의 증가에 따라 대양 횡단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목선은 꿈도 못 꾸던 대양 정기여객선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에 따라 수많은 선사들이 앞다투어 배를 만들었고,

조선소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대형 선박들이 쏟아져나왔다.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06d2fa14983d1d6cab2b2c2c41446088c8b124dd99096848ca50a8a36e15954a8407bf0eefb1902b2d5bed9



그러다보니 치명적인 애로사항이 생겼다.

이때까지는 배의 크기가 작아서

그림처럼 선교에서 기관실까지 전성관(Speaking tube)이라고 불리는 파이프를 통해 바로 명령이 가능했지만

이제 배의 크기가 너무 커지다 보니 전성관으로 명령하는 것은 어림도 없게 된 것이다.

거대한 선박에서 속력 지시가 제대로 안 되면 대참사가 일어나게 될 것은 너무도 당연한 사실이었고

이에 조선업자들은 기막힌 발명을 한다.



78bf8624b7823ca46bbcd5e11588216f6efe142a5c26043bba54ddfa566b4a7d6ddb578048c55e30804eb763ee6c3a3b



바로 선교와 기관실에 EOT를 설치해서

목소리 대신 전기신호를 통해 속력을 지시하는 것.

바깥쪽 큰 레버와 안쪽 화살표는 따로 돌아갔는데,

작동 원리는 이랬다.

만약 선교 EOT에서 큰 레버를 전속(Full ahead)으로 설정하면, 명령이 왔다는 표시로 "째르릉"하는 큰 소음과 함께 기관실의 EOT엔 안쪽 화살표가 전속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기관실에서 명령을 받았다는 의미로 큰 레버를 전속으로 설정하고, 이후 선교 EOT에서는 "땡"하는 소음과 함께 안쪽 화살표도 전속으로 이동한다.

즉 일종의 복명복창 기계식 버전이다




어떤 사람들은 <타이타닉>을 보고

"기관실 사람들은 빙산이 오는지도 모르는데 왜 저리 호들갑이노" 라고 하지만

3일 내내 기관 전속으로 항해중이어서 발 뻗고 쉬고 있는데

밤에 갑자기 때르릉 소리 울리더니 EOT가 전속 전진에서 전속 후진으로 바뀌어있으면

"어 씨발 뭔진 모르겠는데 좆됐노"

이 반응이 지극히 정상이다


3aa88131e4d821a836b58eec479f34338cd3f1f0906f10e27df1aeb8d9


EOT는 엔진 하나당 한 개가 기본이었기 때문에

2개의 프로펠러를 쓰는 선박들은 당연히 엔진도 두 개이기 때문에 2개의 EOT를 쓰게 되었고


2eb4c43fead436a379f2cfba04da6c6eb656a75d15c04ffd8f55b6ca6f68e79a1348b1bc6164


이 때는 아직 범선 시절에서 별로 변한 게 없었기 때문에 선교도 완전 노출되어 있었는데

24시간동안 비 오면 비 맞고 눈 오면 눈 맞아야 하는 극한직업이었다



29bcd274b78661a468eb83ed1788216befa58991e224007d2ab6ee236f6919f115da68a3ef393f29f71450c78a6cf8a7


그러다가 대서양과 태평양 등 대양을 항해하는 선박들이 풍랑에 조난당하거나 침몰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배도 덩치가 점점 커지게 되었고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06d2fa14983d1d7cfbbb5c3c41446088c8b8a6243b66e49d3a3311e8f924d65d9da5683ac67b79303032f8d


원시적이지만 풍랑을 막는 일종의 조타"실"이 이때부터 만들어졌다

당연히 비바람에 시달리던 항해사들은 만세를 외쳤고

이후 조타실의 폐쇄성은 점점 짙어져 1900년대에 들어서자 완전히 막힌 조타실도 등장한다



27b48132e2d62aa568e6d4ec479f2e2d39bd25708c6c17ab7b5a80c6


이후 엔진 세 개




78eb8870b3846bfe3bebe9e04f8222698dc19234bea47550f33c7bfb7330f3d1ab0b5526ab02



엔진 네 개 등의 초대형 선박들이 우후죽순 나오면서




7eec8124e3dc6ead6dbcdcec479f2e2d4cc0302e6169ae238dbba22557


EOT도 점점 많아지게 되었다.

위의 영상에서 머독이 바쁘게 뛰어다니며 계속 EOT를 조작하는데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타이타닉의 지시용 EOT는 총 14개였다

그 중 메인 조타실에서 엔진에 직접 관여하는 EOT만 4개였기 때문에

충돌이 30초도 안 남은 상황에서 속으로 좆됐다를 연발하며 미친놈처럼 계속 돌리고 있던 것이다



20bcd928a8c331ab69f2d5e14f87706a3315b426be0026c0d38ad48cbc84ceb26b69505c9137e455463a534492058a453f82c857106dbc39125fc2001e


심지어 타이타닉같이 5만톤을 가볍게 넘어가는 초대형 선박들은

선교에서 선미가 아예 안 보였기 때문에

출입항 시에는 항해사가 따로 선미에 위치한 접안용 타륜과 EOT를 조작하기도 했다.



088fd112b7fa13914f9ef7bd04c50f73e436edd55ce47967bf6b7ae9be15


나중에 7~8만톤급 선박들도 나오자

선교는 EOT와 타륜들로 도배되기도 했지만

이후 기술의 발달로 선교에서 직접 추진력 조절이 가능해지자

EOT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7becc132e7d36ff639ac85ed479f2e2d6450d0a4e432507a247265ca


타이타닉의 방향타는 엔진과 달리 선교에서 직접 조작이 가능했는데

증기기관이 아닌 전기모터를 썼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1ea9d523f7db36a151add9ba1b9f2334d05bb2849b77510574b82b73

2cf0d627ecc075b166b6dab05bd3253e2e734e89d5f034f04917fabe04304141bcab799cc2af885853422c348a0b8e32c58570ac3422614417b50d2be1fc05e9d24a9aed5a0f7c375209346439ffc84bfd958f02c5ee0a03fa8b


후부에 위치한 방향타 전용 모터가 타륜의 전기신호를 받으면 그만큼 회전하여 맞추는 방식이었고

때문에 엔진과 달리 딜레이는 별로 없어서 신속한 조작이 가능했다고 한다



78eb8724e6806dff37b983e64fd77268cd271be087121c383e9c3e64cbd787d66609ba668b98b2994d5ddeeb7d7017


여담으로 위의 영상에서 엔진이 모두 멈춘 뒤 역추진 할 때

중간의 프로펠러는 가만히 멈춰있는데

이는 타이타닉의 중간 프로펠러가 왕복기관이 아닌 증기터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증기터빈 특성상 후진조작은 불가능했고

때문에 세 개의 프로펠러 중 두 개만 역추진이 가능했다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319

고정닉 97

13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힘들게 성공한 만큼 절대 논란 안 만들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6/10 - -
22888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싱붕이네 할아버지집에서 나온것들
[212]
잏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27828 196
228881
썸네일
[탈갤] 다른 나라에서는 핫도그를 어떻게 먹을까?
[139]
また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24800 112
228879
썸네일
[디갤] 어린이날 보는 늙은이의 CCD 때깔
[28]
설치는설치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1624 26
228877
썸네일
[싱갤] 우주 개발과 패러다임의 역사_33.
[21]
대한민국인디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8739 26
228875
썸네일
[기갤] [단독] 유아교육과 나왔다더니‥아이를 발로 휙휙
[19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8372 90
228873
썸네일
[새갤] [채널A] 학사모 쓰고 “전쟁 멈춰”…美 대학 졸업식 돌발 시위
[268]
정치마갤용계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4576 49
228872
썸네일
[도갤] 세계에서 상주인구대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88]
NY런던파리(59.16) 05.06 19278 75
228869
썸네일
[주갤] [스압] 페미 버튜버 사건 여성시대 반응 jpg
[523]
주갤러(106.101) 05.06 49925 878
228865
썸네일
[코갤] 북한 근황
[368]
ㅇㅇ(221.152) 05.06 39157 535
228863
썸네일
[카연] 닌자와 음침녀 4화 .MANHWA
[54]
군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4055 113
228862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읽지도 않으면서 소장중인 만화책 콜렉션들
[114]
ㅇㅇ(220.85) 05.06 20107 54
228860
썸네일
[일갤] 내 바이크로 일본여행 - 4편 (누마즈를 뒤로하고 가마쿠라로)
[25]
하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8018 20
228858
썸네일
[기음] 흑돼지 목살 스테이크와 로제 파스타 봉골레 파스타
[116]
ㅅㄱ(183.96) 05.06 18094 109
228857
썸네일
[중갤] [유아대회] 천방지축 어리둥절 빙글빙글 돌아가는 중붕의 게임
[107]
니코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4556 76
22885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리얼돌에 1400달러 꼴은 병신 양키..jpg
[779]
ㅇㅇ(61.82) 05.06 56199 609
228853
썸네일
[미갤] 인피니티 디오라마 제작기 - 03
[14]
가오리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4823 15
228852
썸네일
[순갤] 충주맨이 사시 포기하고 법원직 안간 이유.jpg
[657]
순갤러(211.36) 05.06 41190 380
228850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느닷없이 부랄 두짝을 잃은 보배아재.jpg
[913]
ㅇㅇ(1.247) 05.06 41742 608
228847
썸네일
[전갤] '거지 밥상' 먹으려고 장사진…中 mz세대들의 짠한 짠테크, 왜
[321]
몽쉘통통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26500 130
228845
썸네일
[국갤] 한동훈, 비대위원 이어 당직자들과 저녁 식사 (오늘자 기사펌)
[239]
ㅇㅇ(223.38) 05.06 14885 92
228843
썸네일
[대갤] 日연휴에 '부산역'으로 몰리는 일본인들... 대체 왜?!
[566]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40211 66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5만 톤짜리 여객선을 움직이는 방법.....jpg
[244]
DDI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4144 319
228840
썸네일
[부갤] 전세사기와 함께 사라진 청년층 미래
[902]
부갤러(211.203) 05.06 34887 317
228838
썸네일
[무갤] 한국이 살기 힘들어 떠나는 외국인들.jpg
[634]
ㅇㅇ(119.197) 05.06 40799 545
228837
썸네일
[치갤] 아프리카 엑셀방송 또 성매매 폭로 ㄷㄷ
[831]
ㅇㅇ(14.48) 05.06 94221 743
228833
썸네일
[싱갤]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게 당연한 이유..gif
[728]
방파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54515 666
228830
썸네일
[야갤] 아이브 두고 싸우는 중국인들과 대만인들 ㅋㅋ
[404]
ㅇㅇ(211.200) 05.06 33586 182
228828
썸네일
[일갤] 오쿠닛코 센죠가하라 트래킹
[86]
산악사진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9318 18
228827
썸네일
[대갤] 삼성 이재용과 만난 교황... 日파나소닉 버리고 韓삼성에 빠진 바티칸
[316]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2095 500
228825
썸네일
[부갤] 영원히 잊지 못할 23-24 KCC 스토리
[43]
나과르디올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0457 137
228823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산책나온 개에 물려죽은 런던 명물 물범
[582]
ㅇㅇ(118.221) 05.06 33517 394
228822
썸네일
[독갤] 옛날 한국 페미니즘 문단은 FUCK를 진짜 강간이라고 주장했구나
[235]
ㅇㅇ(175.193) 05.06 38833 416
228820
썸네일
[중갤] 행복해야 할 어린이날... 모두가 비참한 사이버펑크 2024 대한민국
[237]
시마시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4336 119
228818
썸네일
[미갤] 침착맨이 말하는 명작의 조건.jpg
[77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9320 180
228817
썸네일
[해갤] 스찌골 손흥민 리버풀전 모음.....gif
[374]
메대종(14.35) 05.06 29187 546
22881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최근 인니랑 KF-21 분담금 합의 내용.jpg
[401]
ㅇㅇ(121.161) 05.06 21704 165
228812
썸네일
[대갤] 韓 관광 와서 싹쓸이... 편의점에 몰려온 외국인들
[401]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41955 255
228810
썸네일
[이갤] 어지러운 당근마켓 여미새,영포티,빌런 모음
[250]
산책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2356 292
228808
썸네일
[아갤] [요리] 안나생일대회 참가를 위한 GAMING CURRY 제작기
[44]
키쿠치마코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7597 49
228807
썸네일
[대갤] 日고교생들 호텔 숙박 중 집단 병원 호송... 피해학생 12명 이상
[207]
난징대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29298 266
228805
썸네일
[야갤] 현직 물리학과 교수도 모른다는 비행기가 뜨는 진짜 원리.jpg
[876]
테클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41369 204
228803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아버지의 날에 현타온 신형만
[14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37611 344
228801
썸네일
[디갤] Z30쨩과 데이트 (21장)
[21]
백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8081 17
228799
썸네일
[자갤] 세상을 뒤엎은 엔진을 개발한 회사
[210]
포도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27938 438
228797
썸네일
[로갤] 미벨로 다녀온 화성 자전거 캠핑 후기 (씹스압)
[47]
댕댕이애호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8723 39
22879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운 좋게 한국여행 뽕 뽑은 일본인
[185]
ㅇㅇ(211.34) 05.06 55951 399
228791
썸네일
[블갤] 초저가 무명사제 코스프레 당신도 할 수 있다!
[106]
진압을잘하는땅크양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19005 125
228789
썸네일
[주갤] 태국에서 인종차별 받았다는 중국인...JPG
[172]
주갤러(175.127) 05.06 38141 363
228787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동양의 예수라 불린 사나이(조승희X)
[314]
ㅇㅇ(119.196) 05.06 35408 285
228785
썸네일
[일갤] 지금까지 찍은 100명성 정리해봄 [2/2] (스압주의)
[26]
100명성에가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06 8654 1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