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국제 단위계 이야기 (2) 길이: 미터 (m)

에스프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17 20:25:02
조회 12172 추천 49 댓글 45




안녕하세요, 에스프리입니다. 




a1432068f5dc3f8650bbd58b368874650c2729




오늘 소개할 단위는 길이와 관련된 단위인 '미터 (m, metre, meter; 이하 m로 표기)'입니다.


영어 'metre/meter'는 프랑스어로 '단위'를 뜻하던 'mètre'에서, 프랑스어 'mètre'는 그리스어로 '측정'을 의미하는 'μέτρον'에서 유래하였습니다.




a65f28aa180eb2769bf1c6bb11f11a39478d11277f227685c2b7

나일강



길이를 측정하는 것은 인류 문명이 시작한 이래 매우 중요한 일로 여겨졌습니다.


특히 나일강이 주기적으로 범람하여 토지 면적을 주기적으로 새로 측정해야 했던 이집트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는데, 길이를 측정해야 이를 바탕으로 토지 면적을 측정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a0490cab0f0a072a93675a6cee9f3433cd0d903586f89fbcaa9be3193b

발 길이가 기준이 되었던 길이의 단위 피트. 1 피트 = 12 인치입니다.




처음에는 동서양 모두 사람 신체 부위를 기준으로 길이를 측정했고, 이에 따라 여러 단위들이 파생되었습니다.


가령 척 (尺 / 우리 말로는 '자')성인 남자가 손가락을 폈을 때 엄지와 중지 사이 길이를 기준으로 한 것에서 유래하였고, 촌 (寸 / 우리 말로는 '치')척을 1/10로 나눈 것이었습니다.


피트 (feet)발 길이를 기준으로 하였고, 인치 (inch)피트를 1/12로 나눈 것이었습니다.


다만 '어떤 사람의 신체 부위'를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값이기 때문에 측정자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길이가 달라질 수 밖에 없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a04934ad1b23b44caa322e549d1bc1734c70790929748067954c2f3e3532bf

프랑스 혁명




그러다가 과학 혁명이 일어나면서 과학자들 간의 원활한 교류를 위해 길이 단위를 통일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영국의 건축가 크리스토퍼 렌 (Christopher Wren, 1632-1723)은 진자가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시간이 1 s인 진자 막대의 길이를 표준 단위로 삼자고 주장했습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난 뒤 프랑스의 과학아카데미 (Académie des sciences)에서도 이를 받아들이고자 하였으나, 프랑스 혁명이 격화되면서 영국과 사이가 나빠져 계획이 취소됩니다.


게다가 위도에 따라 중력이 차이 나기 때문에 진자를 이용해 표준 단위를 삼는 것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a67208ab0102072aba575c6dc65de4c839bfd615f6ac9d7da90c0baf31e32cd54926

m의 초기 정의: 파리의 경도를 기준으로 북극부터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1/10 000 000




프랑스의 과학아카데미는 진자가 한쪽에서 반대쪽으로 가는 시간이 1초인 진자 막대 (초진자)의 길이가 지구 둘레의 1/40 000 000 정도임을 인지하고, 적도 길이의 1/40 000 000을 1 m로 정의하기로 합니다.


하지만 적도의 길이를 측정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운 일이었기에 파리의 경도를 기준으로 북극부터 적도까지의 자오선의 1/10 000 000을 1 m로 정의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 시기에는 비행기, 인공위성 모두 없었기 때문에 자오선의 일부를 추출하여 육지 위에서 측정하는 방식을 채택했는데, 됭게르크와 바르셀로나를 기준으로 거리와 위도 차이를 측정하여 자오선의 길이를 측정하고자 했습니다.


피에르 메셍 (Pierre Méchain, 1744-1804), 장 밥티스트 달랑베르 (Jean-Baptiste Delambre, 1749-1822), 프랑수아 아라고 (François Arago, 1786-1853)이 측정을 담당했는데, 됭게르크와 바르셀로나 사이 거리는 대략 1 000 km 정도 되는 거리로 당시로서는 측정 과정이 매우 험난했고, 6년 넘게 걸렸습니다 (1792-1798).


측정 과정의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었고, 프랑스와 에스파냐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이들의 활동을 수상하게 여긴 주민들이 스파이로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여 투옥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지난한 과정을 거쳐 마침내 적도에서 북극까지 길이를 측정했고, 1 m를 최초로 정의하게 되며, 1799년에 프랑스 의회에서 백금으로 된 미터 표준 원기를 채택하게 됩니다.




a67208ab0102782a954f5c6dc69f2e2d5915f7c624874a26f84e8006

백금-이리듐 미터 원기



그리고 1889년 열린 제1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 부식/산화/온도 변화에 강한 백금-이리듐 합금 (백금 90% + 이리듐 10%)으로 미터 원기를 만들었고, 1927년에는 0 ℃, 1 기압에서의 미터 원기의 길이라는 조건이 붙게 됩니다.


다만 시대가 지나면서 기술이 발전하자 최초 측정에서 오차가 있어 지구 자오선, 그러니까 북극 -> 남극 -> 북극으로 돌아오는 자오선의 길이가 40 000 000 m보다 약간 더 길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더 정확한 자오선의 길이에 따라 m을 정의한다면 기존 1 m보다 0.2 mm 정도 더 길어야 했습니다.


또한 지구는 이상적인 구형도 타원체도 아니고, 최초 측정한 경로가 정확한 원호라는 보장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특수 합금으로 만들어도 미터 원기는 온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고, 재난으로 파괴될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아주 정확한 기준으로 잡기에는 부적합했습니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측정을 새로 하기에는 이미 기존 m를 기준으로 한 실험, 공업 제품, 공예품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a05c1cad230fb540aaff8ee358db343ad070e32f525cf4b1cf9f595c007a4c60

크립톤-86 램프




따라서 1960년 열린 제11회 국제 도량형 총회에서는 1 m를 "크립톤-86 원자가 진공에서 2p^10 - 5d^5 준위 사이의 전이할 때 방출하는 빛의 파장 길이의 1 650 763.73배"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측정이 더욱 정밀해지자 이러한 정의도 적합하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습니다.


크립톤 원자는 열 운동을 하기 때문에 도플러 이동에 의해 파장이 미미하게 분산되어 단일한 파장 값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a6642baa182a782a88525d5af29f3433111705182a66a924cc959670




이에 명확하게 정의되는 기준이 필요해졌고, 진공에서 빛의 속도 (c)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활용하기로 합니다.


그 결과 1983년에 오늘날까지도 쓰이는 1 m의 정의가 제시됩니다: "1 m = 빛이 진공에서 1/299 792 458 s 동안 진행하는 거리"


왜 3억 분의 1 같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1/299 792 458 이라는 숫자를 썼냐 하면 이전에 정의한 길이와 최대한 맞추기 위해서입니다.



출처: 잇싸 갤러리 [원본 보기]

추천 비추천

49

고정닉 19

6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손해 보기 싫어서 피해 입으면 반드시 되갚아 줄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1/18 - -
공지 실시간베스트 갤러리 이용 안내 [2403/2] 운영자 21.11.18 8708065 482
282180
썸네일
[중갤] 디아블로 개발 이야기... 上
[25]
연재글지우는실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50 4823 36
282177
썸네일
[유갤] 류수영 표 어남선 휴게소 버터감자
[25]
ㅇㅇ(175.119) 08:40 1230 5
282174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이순신 명량해전 만화.sunsin
[3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30 2538 16
282171
썸네일
[베갤] 잠이 안오는 밤 6현베이스 제작기
[37]
애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20 1304 35
282169
썸네일
[스갤] (스압주의) 실제 존재하는 게임속 장소를 찾아보자! 발전소와 기타 지역
[23]
Alphac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10 2422 17
282167
썸네일
[로갤] [요리대회] 가지 라자냐, 무사카(사진많음)
[15]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8:00 3283 46
282165
썸네일
[노갤] 노래에 지나친 신체트레이닝은 필요치않다
[82/1]
전공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50 4771 6
282161
썸네일
[인갤] 본격 미소녀들이 좀비랑 이러쿵저러쿵하는 게임
[38]
NA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0 6466 52
28215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하품안하면 싸이코패스라고?
[159]
에지오아디토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0 9425 39
282157
썸네일
[U갤] 한국복싱 최강자 김동회,김택민이 평가하는 UFC 페레이라
[5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 7827 90
282155
썸네일
[서갤] (사진多) 지스타 후기 2부
[26]
Tinman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4211 15
282153
썸네일
[부갤] 최근 프랑스 신용등급 하향당한 이유...jpg
[275]
앨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5 27118 151
282151
썸네일
[포갤] 한국 치킨 좋아하는 대니 브라운
[53]
이오더매드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5 20348 38
282149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지도로 보는 동아시아 역사
[384]
만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5 19001 122
282147
썸네일
[스갤] 전쟁속에서 개발해온 게임.jpg
[136]
im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5 25380 138
282145
썸네일
[힙갤] 스압) 월드스타 KC의 해외 인기에 대해 알아보자
[109]
힙갤러(211.234) 01:15 21658 188
282143
썸네일
[디갤] [WebP] 재료가 좋으면 뭘 해도 맛있다
[17]
폐지공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5 10327 13
282139
썸네일
[동갤] 21년도 동덕여대 에타
[192]
동덕핑(211.195) 00:45 44269 523
282137
썸네일
[서갤] 처음으로 지스타 3일 갔다온 후기
[37]
타코야끼는맛있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5 13684 43
282135
썸네일
[미갤] 2024 시즌 NFL 10주 차 경기 결과
[34]
TB1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5 7352 44
282133
썸네일
[싱갤] 개신교의 이단에 대하여 알아보자! 1편
[375]
아내인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5 15001 80
282131
썸네일
[정갤] 한국 vs 중국 초콜릿 요리 대결
[150]
대한민국인디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5 20861 214
282129
썸네일
[카연] 프랑켄슈타인 창작: 옷 준비 과정
[23]
만화가좋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8132 25
282127
썸네일
[이갤] 어릴때 말라서 강제로 생선기름 먹은 체코인의 해산물 도전기
[147]
감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22175 34
282125
썸네일
[중갤] 후방)"거실 컴퓨터에선 못 하는 게임...."
[199]
콰지모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67959 219
28212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짱구에게 당하는 저주 인형...jpg
[146]
또또장금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35499 264
282121
썸네일
[이갤] 마술사 최현우 아침 루틴...jpg
[125]
슈붕이(172.98) 11.19 27303 55
282117
썸네일
[새갤] 정성글) 2028년 미국 대선 대권주자 정리.txt
[268]
업무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21851 109
282115
썸네일
[싱갤] 훌쩍훌쩍 미국 여고생의 인생을 망가뜨린 PC충들...jpg
[77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56475 1006
282113
썸네일
[잡갤]
[46]
ㅇU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7911 58
282111
썸네일
[유갤] 성인인데 고등학생 역할로만 나오고 있는 여배우
[421]
ㅇㅇ(175.119) 11.19 47641 109
282109
썸네일
[중갤] 더 게임 어워드의 고티 후보들에 대해 알아보자
[160]
언성을높이지마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15396 36
282107
썸네일
[동갤] 상위 15%의 명문대학....
[454]
ㅇㅇ(211.234) 11.19 42952 329
282105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똥 크루즈 사건..jpg
[170]
최강한화이글스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33475 186
282103
썸네일
[주갤] 현대사회에서 여성이 폭력적인 이유
[692]
갓럭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41419 934
282101
썸네일
[야갤] 콱갤...윈터 코스프레...JPG
[215]
라여라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35345 124
282097
썸네일
[싱갤] 의외로 공룡이 아닌 것들
[156]
배신자캬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23232 86
282095
썸네일
[주갤] 이대녀 절반 이상이 페미인 증거
[550]
갓럭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44977 530
282093
썸네일
[디갤] 산책은 사진을 남기고
[25]
난꽃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9139 23
282090
썸네일
[기음] 제주 '연돈' 최근 상황
[496]
기갤러(198.44) 11.19 53015 55
282087
썸네일
[주갤] 당근마켓에 올라온 베이비시터 구인공고
[552]
ㅇㅇ(106.101) 11.19 28844 362
282084
썸네일
[타갤] 지스타 스캐브 코스프레 후기.
[66]
kain_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18909 112
282081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키보드배틀.Manhwa
[103]
ㄷㅎㅈㅉㅆㄱㅈ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17353 103
282078
썸네일
[야갤] 시중 폼클렌저 세정력 절반이 '보통'
[374]
야갤러(211.235) 11.19 28796 84
282075
썸네일
[장갤] 세상이 확률주작쌀먹겜이 되어서 ㅈ망하는 만화.manhwa
[135]
pipejo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21261 211
282072
썸네일
[야갤] 동덕여대옹호한 김수정근황
[780]
ㅇㅇ(211.234) 11.19 59859 801
282069
썸네일
[유갤] 8년만에 밝혀지는 트와이스 TT의 의미
[207]
ㅇㅇ(146.70) 11.19 40304 84
282063
썸네일
[싱갤] 싱글벙글 역사상 가장 미화된 나라
[971/1]
skr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19 43499 442
282060
썸네일
[S갤] 대만전 박성한뺀게 ㄹㅇ 아직도 ㅈ같네
[108]
ㅇㅇ(39.122) 11.19 13735 48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