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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건강을 위한 수형 잡기 (개인적인 방법, 긴글주의)

브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9.22 09:30:02
조회 12714 추천 60 댓글 48

전제

1. 관엽보다는 목질화되는 식물, 혹은 아예 나무류를 위한 방법임. 필로 알로 싱고 등의 관엽은 뭐.. 딱히 수형을 잡을 것도 없지!

2. 제목에서부터 보이다시피.. 아름다움을 위한 수형이 아니라 식물 건강을 1순위로 놓고 하는 수형 잡기임. 미적 목적의 수형은 너무 복잡하고 오래 배워야 함.

하지만 건강을 위해 미관을 해치지도 않을 것임. 따라서 80% 건강, 20% 미관을 위한 수형이라고 생각하면 될듯.

3.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각자마다 원하는 수형은 모두 달라질 수 있음.

다만 통상적으로 식물의 수형은 아래 사진과 같은 삼각형이 자연스럽고 좋다고 평가받음(꼭 분재가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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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전체적인 수형도 그렇지만, 가지마다의 수형도 마찬가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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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그림 미안...)

줄기에서 자라 나온 가지의 길이도 안쪽이 제일 길고, 바깥쪽이 제일 짧은 순서대로 가는 게 좋아.

이렇게 되지 않고 중간이나 맨 끝 가지가 제일 길게 자라 버린 경우 길이를 조절해 주는 게 좋고.




도구

1. 가위(원예용 가위, 전지가위 등)

2. 손을 보호하기 위한 장갑(의외로 나무류에 가시도 많고, 찔릴 만한 위험이 많음)

3. 원예용(분재용) 철사 - 다양한 굵기가 있음. 보통 구부리려 하는 가지 굵기의 1/2~1/3 정도를 사용.




내용

이 작업의 목적은 여백을 만드는 거야. 여백이 있어야 통풍이 되고, 선택과 집중으로 식물을 더 건강하게 만들 수 있고, 모양도 예뻐져.

그러니까 전체적으로 가지들 사이를 벌려주면 되겠지. 서로 만나지 않도록.


이걸 위해 크게 세 가지를 하면 돼. 잎 따기, 가지 자르기, 철사 감아서 구부리기.

보통 잎 따기를 먼저 하고 가지를 자른 다음 철사 감아서 구부리는 순서로 진행이 돼.


내가 어떤 가지를 자를 건데 거기에서 나는 잎을 먼저 딸 이유가 있는가? 일 두 번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잎 먼저 따는 것이 어떤 가지를 칠지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을 주고, 무엇보다 가지 먼저 치려다가 실수하는 경우 많음.


혼동을 막기 위해 간단하게 아래 사진으로 용어를 짚고 가자!

근데 좀 필요없는 용어도 많아서 뭘 봐야 하는지는 밑에 써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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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와 가지, 곁가지만 알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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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잎만 알면 됨 나머지 다 필요없음

이제 예시와 함께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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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곁순/곁가지/턱잎 제거

얘네 셋은 보이는 즉시 제거해 주는 게 마음이 편함.

결국 얘네는 힘도 약한데, 나무는 얘네를 키우려고 힘을 나눠 쓸 거거든.

더군다나 하나의 눈에서 두 개 이상의 잎/가지가 나게 되면 통풍에도 방해가 되어서 좋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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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버 블로그)

2. 너무 빽빽하게 잎이나 가지가 나 있는 구간은 지그재그로 제거

이건 그냥 예시 사진이고 종에 따라 잎 나는 모양이 전부 다르지만.. 만약 이런 식으로 잎이 날 때, 위 예시 사진보다 엄청 빽빽하게 붙어서 나는 경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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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잎을 지그재그로 제거해 주면 됨.

가지도 마찬가지야. 남은 가지가 지그재그 형태로 나 있도록 하고, 남은 걸 제거해 주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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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평행선을 그리거나 아예 겹쳐있는 잎/가지는 제거하거나 구부리기

보통 평행한 방향으로 가까이에서 두 가지가 자라는 경우, 잎들이 붙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해충이 생긴다면 번식 속도도 두배고 제대로 통풍도 안 되어서 잎이 무를 수도 있어.

이런 식으로 겹쳐 있는 애들은 둘 중 하나를 없애거나 다른 방향으로 구부려 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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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가지에서 줄기쪽을 향해, 안쪽으로 나는 가지는 제거하거나 구부리기

안쪽으로 자라는 가지도 마찬가지로 통풍에 방해가 돼. 줄기 안쪽에 여백과 공간이 있어야 통풍이 잘 되거든.

더군다나 이렇게 안쪽으로 계속 가지가 자라다 보면 언젠가 반대쪽에서 잘 자라고 있던 잎/가지와 만나게 되고, 2번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음.

그러니 아예 가지를 잘라내거나, 아까우면 철사를 감아 반대 방향으로 유도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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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에서 새 잎이 돋았는데 그게 가지와 줄기 사이의 여백을 줄인다 싶어도 마찬가지로 제거하면 됨.




5. 아래를 향해 나는 가지는 위로 구부리거나 제거하기

6. 너무 위를 향해 솟구쳐서 더 위에 있는 가지와 맞닿거나 그보다 높이가 높은 경우 아래로 구부리거나 제거하기

5/6번은 마땅한 예시가 없네 ㅠㅠ

나무 가지는 위를 향해 나는 것이 좋아. 광합성 측면에서도 그렇고 수형도 그렇고.

어떤 가지든 아래를 향해 나면 제깍 잘라주거나 수형을 교정해 주는 것이 좋아!

그리고 너무 위를 향해 나더라도, 나무는 비슷한 높이에 있는 가지들끼리 층을 형성하고 있는 편이 훨씬 좋은데 그걸 침범하는 경우가 되거든.

이런 두 경우는 각 가지가 각자의 층에 머물도록 길이를 조절해 주는 편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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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하나의 생장점/눈자리에 세네개 이상의 잎/가지가 모인 경우, 1~2개만 남기고 제거하기

마찬가지. 손이 만지고 있는 부분 보면 너무 많은 가지가 자란 게 보이지?

이런 경우는 괜찮은 방향으로 자라고 있거나, 건강한 상태인 애들을 남기고 비실비실한 애들을 잘라 내 주면 돼.




철사 감는 방법

참고로 분재철사를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화분 흙에다 철사 한쪽 끝을 꽂고 나서 줄기부터 쭉 감고 올라가다가 내가 구부리길 원하는 가지까지 감아올리며 도달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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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이런 식으로 두 개의 가지를 한번에 구부릴 때 쓰는 방법인데, 두 가지가 갈라지는 지점에 철사의 중간 부분을 놓고 각 가지를 감아올라가는 방법도 있어.


이렇게 가지까지 쭉 철사를 감은 다음, 가지가 꺾이거나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구부려 주면 돼. 한번에 휙 휙 꺾어버리면 물관도 다치고 심하면 가지 자체가 꺾일 수도 있어.


주의할 점은 철사를 감을 때 약 45도 각도로, 너무 멀지도 촘촘하지도 않게 감아야 하고,

그리고 마디 사이는 괜찮지만 마디에서 눈 부분을 지나갈 때에는 철사가 그 위에 올라가서 새 순을 막지 않도록 대략적으로 피해서 감아야 해.

끝 부분을 정리할 때에는 둥글게 감아서 잘라 주면 돼!




마무리

이렇게 정말 간단하게만 써 봤어. 미관보다는 건강을 매우 우선시했고!


상황에 따라 위 내용이 절대적인 방법이 아닐 수 있어. 가지를 더 키우거나 잎을 키워야 하는 경우에는 이런 작업을 일부러 하지 않기도 하지.

그래서 전체적으로 여백을 주고, 가지/잎들이 서로 만나지 않게 하며, 가지끼리의 층을 잘 유지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적용한 예시의 전체 샷을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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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는 전체적으로 더 아래층을 풍성하게 만들고 싶어서, 아래쪽 가지에서 나온 애들은 그냥 방치한 상태.

중간중간 시든 것 때문에 수형이 완벽하게 삼각형을 그리고 있지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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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도 아프다가 괜찮아진 애라서, 새순을 받기 위해 삼각형을 일부러 무시한 경우지. 맨 왼쪽 가지는 나름의 시도 + 여백을 주기 위한 의도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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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글을 쓰게 된 계기인 레몬도 마찬가지야.


각 나무마다 상황이 다르고 환경이 달라. 더 우선시되는 것을 해주면 돼.

골로 갈 뻔 했다가 돌아온 친구면 수형이고 자시고 새순 받는 일을 더 우선시해 줘야 할 때도 있지.


전에 내 나름의 수형 잡는 방법을 물어봐 주신 분이 계셔서 짧은 지식이지만.. 레몬 수형 잡은 김에 한번 남겨 봤어 ㅎㅎ

갈 길이 멀지만 분재 하며 배운 것들도 몇 개 녹였고.


하여튼 각자의 식물들에게 여유와 공간을 줄 수 있길 바라며

이만 끝!



출처: 식물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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