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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자전거 캠핑

dd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29 08:30:02
조회 5962 추천 51 댓글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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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장마가 끝난 주말,

도착역-귀환역을 200키로 정도 띄워 놓고 기차에 자전거를 실었어요

그 사이의 공간을 헤메는게 이번 주말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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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안개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네요

기차역이 낀 작은 도시를 벗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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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없이 펼쳐진 평야를 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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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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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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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엔 이쪽으로 절대 안와야지 하는 결심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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밟고 밟아 산에 도착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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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는 6-7% 정도여도

미끌한 바윗길 위에 진흙과 낙엽이 쌓여있어 올라가는게 쉽지는 않습니다

아 짐이 몇키로냐구요? 22kg에요

자전거는요? 철차에요 1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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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올라와 보니 길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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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를 보니 방향은 맞는데 뭔가 한참 잘 못 올라온듯한 기분이 드네요

분명 헷갈려 지나칠만한 갈림길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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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었는데요, 있었습니다

두어번 넘어지며 비탈길 다시 내려와보니

저런 샛길이 있었는데 왼쪽에 저거 '길'으로 인식 가능하신 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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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가볼게요 (겉옷부터 벗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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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행이 언제부터 끊겼던 길인지

풀과 낙엽이 액슬보다 높게 자라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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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서 걷는데도 다리가 무릎까지 푹푹 빠집니다 

양말 바지위로 올리기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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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ㅋ이게 뭐야

이제 뒤돌아가기 힘들어진 지점까지 왔더니

거목이 쓰러져 길을 막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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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떻게 해볼 무게가 아니네요

겨우 들어온 길 돌아갈까 한참 고민하다

가방 다 탈거하고 나무 위로 자전거부터 들어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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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어와 다시 패킹하고 전진해보지만 첩첩산중

왼쪽은 절벽, 전방과 우측은 빽빽한 잡목림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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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밥부터 먹고 생각해보기로 합니다

역 앞에서 폐기 할인으로 산 샐러드가 큰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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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후 절벽 쪽으로 내려가 봤는데

여긴 일부러 막은건가 싶을 정도로

아까보다 더 심하게 나무들이 쓰러져있어요

이젠.....후진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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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은 빨리감기 해서

두시간 전에 왔던 장소에 돌아왔습니다

넓어진 그림자가 시간의 경과를 유추할 수 있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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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오후, 해는 내 오른쪽

일단 북향은 맞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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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은 맞지만 프랑스의 대지가 얼마나 비옥한지는

한시간을 벌판 라이딩 하고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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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본 적 없지만 왠지 그리운 빵집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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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다 다시 안장에 올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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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산이야.....

짐 무게는요? 22키.....

고생은 재미없으니 빨리감기 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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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고 올라 도착한 언덕위 작은 마을에서 펼쳐지는

꿈 같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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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이게 불란서다

기차역도 없는 작은 마을의 성이 이정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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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커서 도시 어느 방향에서도 성이 보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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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하게 즐기고 싶었지만 해가 지는 관계로

야영지 찾기 미션이 급선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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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꿀팁

성 근처에는 사냥터 숲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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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지글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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꺄멍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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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해는 일찍 저물어요

(더불어 오늘로 서머타임 끝인데 이제 오후 4시 반이면 어둑어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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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자전거를 살펴보니 어제의 오프로드로 꼴이 말이 아니에요

머드가드 스테이는 박살나고 후방 짐받이도 내려앉아 정비가 시급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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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뒤 가방의 위치를 바꾸고

브룩스 짐걸이를 믿어보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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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위치만 바꾸면 끝이 아니라

무게 배분과 체결을 모두 다시 손봐야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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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시간을 훨씬 많이 소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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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가 되어서야 겨우 떠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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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밟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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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착한 다음 도시는

1차대전 휴전 조약, 2차대전 굴욕 조약이 맺어진 꽁피에뉴라는 곳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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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도시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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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다르크가 생포된 탑 (저기) 등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지만

벌써 해가 지기 시작해 다음 야영지를 물색해야 하기에

아쉽게 이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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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협정 전차가 다니던 선로에는

이제 화물열차가 굴러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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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기념관은 들릴 시간이 없어

철도 위에서 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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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거의 지평선에 다다랐을 무렵에야

좋은 장소를 찾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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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부터 프라이팬에 올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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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글라이딩을 구경하고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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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즈가 대충 녹아 배 고플때 먹으면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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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는 소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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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같던 하늘을 바라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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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질때 쯤 하여 텐트로 일찍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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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 아침에 깨자마자 다시 자러 들어가는 느낌이지만

바쁜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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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아침이 밝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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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면 한국 시골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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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조식은 올리브와 레몬에 절인 고등어 요리에요

익힘의 정도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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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식 테이블 뷰가 괜찮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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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종주길 처럼 프랑스에도 테마 자전거길이 많은데

지금 제가 오른 길은 파리와 런던(유로터널 까지겠죠?) 을 이어주는 길인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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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왜 멈춰섰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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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짐을 재배분하며 급하게 싼 스트랩이 터졌기 때문

이런 고무 스트랩이 쓰기에는 편해도

강한 체결에는 역시 캔버스끈만한게 없어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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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판타지 마을을 지나 향하는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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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마지막 꿀잼 컨텐츠

300m 골목 오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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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케 올라갔노

코너를 돌아도 돌아도 보이는 경사에 어이가 없어 찍은 사진

(끌바 안했습니다 인간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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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높은 곳 까지 도대체 뭘 보러 갔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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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문 닫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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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세기에 지어졌던 던전의 폐허인데

근처에 계시던 할머니꼐 여쭤보니 

벽면이 계속 무너지고 있어 아주 최근에 봉쇄를 했다고 하네요....

봉쇄된 던전 폐허라니 너무 들어가고 싶었지만

이끼 낀 던전 후방 석벽을 보며 마음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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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빵이 저를 달래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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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구석구석 던전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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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릭 조우 이벤트 (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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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가지로 내려가는 길이 참 예뻐서

올라온 보람은 있었어요

당연히 지면은 Pavé라 다운힐시 풀브레이킹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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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방문으로 빼놓았던 시간이 비어

기차역에 일찍 도착해 여행 복기하며 사진 정리 중인데

이제 유동닉은 사진 등록 자체가 안되네요?

임시 고닉으로 다시 써보고 안되면 그냥 집에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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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 레버 여기가 깔끔하게 부러졌는데

저 위치라면 그냥 써도 될까요? 



출처: 로드싸이클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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