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마지막 여행 후기임.

이날도 예보상으로는 오전 내내 흐릴거라고 했었는데, 흐리긴 커녕 구름이 예쁜 멋진 날이었음. 나뭇잎 사이로 들어오는 햇빛 때문에 감성샷도 건질 수 있었고, 어설프게 널어놨던 빨래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고 잘 버텨줘서 시작이 좋다고 느낌.

다음날은 한라산 백록담에 오를 예정이었기 때문에 제주시내 부근에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해둠. 제주도에는 한라산 등반에 특화된 게스트하우트들이 몇군데 있는데, 아침에 등산로 입구까지 픽업도 해주고, 김밥 도시락까지 챙겨주더라. 거기에 등산화나 배낭 같은 등산용품 렌탈까지 해주는 곳이라 나처럼 자전거 타고 여행 온 사람들한테 딱 맞는 곳이었음.

모구리에서 게스트하우스까지 최단경로로 가는 것보다는 주변을 좀 둘러보기로 함. 이 주변에는 위에 짤처럼 오름들이 많아서 오름을 좀 구경하고, 최단경로를 약간 비켜가면 비자림로라고 하는, 울창한 숲길이 나오는데 그 길을 타고 가기로 계획했음.

말목장과 풍력발전기, 오름들이 있는 멋진 코스를 달림. 햇빛이 구름에 가렸다 나왔다 하면서 풍경이 달라지는게 너무 예뻣음.

이 구간은 아스팔트도로랑 비포장도로가 섞여있는데, 정말 울퉁불퉁해서 로드자전거였으면 무조건 끌바했을 것 같음.

오름들이 보이는 탁 트인 도로를 조금 달리면 작은 마을이 나옴. 

처음엔 잘 몰랐는데 마을 안쪽으로 가면 갈수록 예쁘게 꾸며놓은 까페들이 많았음. 특히 저 스즈키차 있는 까페는 날씨 버프까지 받아서 일본풍으로 사진이 찍힘.

알고보니 여기가 까페거리인 것 같더라. 여기서 비자림로 따라 쭉 내려가다보면 블루보틀 제주점도 나옴.

제주 1112번 도로, 비자림로라고 불리는 곳의 풍경.

대략 28km 이어진 길인데, 드라이브명소이기도 한 것 같았음. 2차선 도로라서 자전거를 타고 가니 차량 간섭이 좀 있었는데 다들 천천히 달려서 큰 불편함은 없었다.

교래란 동네를 넘어서면 비자림로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삼나무 숲길이 나옴. 

삼나무 숲길 한가운데에는 샤려니숲길이라는 멋진 트래킹코스가 있어서 잠깐 들어갔나 나왔음. 여기가 정말 힐링코스더라. 

이번 제주여행 계획하면서 일주일이상 제주 돌아다니면 지루해서 어떡하나 싶었는데 이런 숲길들 때문에 지루하기는 커녕 한 일주일은 더 머무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음.

비자림로가 끝나고 516도로를 타고 제주시내로 향함. 516도로는 숲터널길이 유명하던데 내가 합류한 지점에서 반대편으로 가야 나오는 것 같았음. 아쉽지만 그건 다음 제주 방문때 가봐야지..

가는 길목에 마방목지란 곳이 나오는데 천연기념물인 제주토종 조랑말이 서식하는 곳이라고 함. 후기를 보면 조랑말들 바로 앞에서 풀 뜯는 거 구경하기도 하던데 나는 한마리도 못봤음.

이 길로 제주대학교를 지나 목적지인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 일정을 마무리 함. 

제주에서의 마지막 일정. 

한라산 백록담에 다녀옴. 한라산에서 백록담으로 갈 수 있는 코스는 성판악과 관음사 두가지가 있는데, 둘 다 예약을 해야지만 입장이 가능함. 나는 제주 출발 10일 전쯤에 예약한 것 같은데 그것도 간당간당했음.

성판악은 덜 가파르지만 경치가 관음사에 비해 좋지 않다고 함. 그래서 보통 관음사로 오르는 걸 추천한다고 하더라. 나는 관음사 예약이 다 차버려서 성판악으로 오름. 오를 땐 예약한 코스로 올라야하지만 내려가는 건 마음대로임. 성판악을 예약했다면 성판악으로 오르고 관음사로 내려가도 되고 다시 성판악으로 내려가도 됨.

백록담 물이 다 말라버린 탓에 덜 멋진 풍경이었지만 만족했음. 사실 이 날도 내내 흐릴거라고 했었거든.

총 20km 고도는 1300에 가까운 코스임.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나온 예상 등반 시간은 10시간이던데 나는 7시간 30분 정도 걸림. 서두른 것도 아니고 그냥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다녀온거. 길이 잘돼있어서 웬만한 성인 남자들은 이 정도면 오를 수 있는 것 같았음.

제주에서 집으로 갈때도 배를 타고 가기로 함.

예상보다 빨리 산을 타는 바람에 시간이 조금 남아서 이호테우해변에 들렀다.

후기 쓰면서 안건데 제주 도착하고 첫날에도 한라산 등산한 다음 이호테우해변에서 저런 구도로 사진 찍었음 ㅋㅋ

인천으로 가는 비욘트트러스트호를 타고 집으로..

이 배는 작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완전 새선박이라 시설이 확실히 좀 좋더라. 

다음에는 부산-제주갈 때 탔던 뉴스타호랑 비욘드트러스트호 두개 실내 소개 해보겠음.

긴 후기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