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잡담] 무욕앱에서 작성

May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2.31 21:47:37
조회 43 추천 0 댓글 0
														

29b8c034e0c12baf61b1e9bb13c67570fa4c1f03f52d7a3fe989b8356f7bb485117411837ee116811a054f4ca6066e2ccd0b1a

나는 왜 이렇게 욕구가 없을까... 솔직히 나는 이렇게보다는 어떻게 다른 사람들은 저렇게 무언가를 원하며 살 수 있을까 하고 묻고 싶다. 나는 바라는 게 별로 없다. 밥을 먹고, 가끔 맛있는 걸 먹고, 원하는 시간에 잠들고, 무료함을 달래고... 내 삶 자체에 바라는 건 겨우 이 정도다. 난 위대한 무언가를 추구하면서 살지 않고 그다지 풍족한 삶을 바라지도 않는다. 옷이나 신발이 아주 낡으면 그때쯤에야 새 것을 사면 만족하고 다른 모든 것들도 그렇다.


나는 삶의 형태에 어떤 만족스러운 정답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안다. 그저 내 본능이 원하는 걸 적당히 채워주면서 살아가는 게 내게는 삶이다. 언제부턴가 이성 역시 본능의 작용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어떤 결론을 이성과 합리로 내린 것 같아도 결국 왜 그 결론에 도달했는가? 를 계속 묻다보면 종국에는 대답할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고 거기서는 '내가 그걸 원하도록 태어난 인간이라' 라는 대답 정도밖에는 할 수 없어져서 그런 것 같다. 그래서 요즘에는 절대적인 이성도 합리도 존재하지 않는 것 같고 사고행위란 그저 편할 정도로만 사용하면 좋은 도구처럼 느껴진다.


이런 이유에서, 우리가 정말로 자유로운 존재인지에 대해서 난 더는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다. 난 내가 정의하기만 하면 내가 원하는 개념을 자유라고 말할 수 있고, 그 개념에 따라서 나는 자유로울 수도, 인과에 묶인 인형에 불과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의내림은 내겐 일종의 말장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느껴진다. 수많은 개념들이 그렇다. 원하는 정의가 있다면 그렇게 결정해버리면 그만이며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얼마나 많은 타인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느냐만 존재할 뿐이다. 왜 그렇게 정의하고 싶어했나? 결국 같은 대답에 도달하게 된다. '내가 그걸 원하도록 태어난 인간이라'

또 다른 이야기도 적고 싶다. 내 욕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난 온전히 아무도 관계없는 내 일상 속 욕구에 대해서만 이야기했는데, 나는 타인에게 바라는 것 역시 너무 적다는 생각을 했다. 난 기본적으로 남들에게 뭔가를 잘 바라지 않는다. 뭔가를 바란다면 그건 삶에 별로 영향이 없는 시시콜콜한 것들이거나 내가 바라주길 바라는 상대의 기대를 예상하고 바라는 연기를 할 뿐이다. 나는 타인에게 내가 무언가를 바라는 게 감히 가져선 안 될 생각 같다. 나 스스로를 무가치하게 느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난 어떤 인간도 다른 인간의 자유를 침해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자유를 침해한다는 건 생각이나 행동에 개입하는 것이다. 내가 타인에게 뭔가를 바라면, 상대방이 내가 뭔가를 바란다는 걸 인지하고 자신의 본래 욕망에 솔직하지 않게 되는 게 두렵다. 난 그게 싫다.


본래 욕망에 솔직하지 않게 되는 게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서 나를 존중하고픈 욕망이 더 강해서 그런 거라면 괜찮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가령 그 사람이 원래 남에게 맞춰줘야 하는 무의식적인 강박 같은 게 있어서 그러는 거라면? 아니라는 걸 어떻게 확신하지? 아니, 아니다. 나는 그냥 이런 이유를 붙이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난 내가 무언가를 바라는 게 잘못된 행동이라 바라지 않는 게 아닐 지도 모른다. 애시당초 아무런 욕구가 들지 않는 것 같다. 내가 타인에게 원하고 바라는 건 몇 가지 없다. 나와 쭉 아무런 적의 없는 관계를 이어나가주는 것, 가능하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해줄 것, 내 가치를 믿는 것을 도와줄 것, 아름다운 인간으로 안정돼서 존재하며 행복해질 것... 난 이 외에는 솔직히 별로 어찌되든 상관 없는 것 같다. 타인의 모든 행위는 그 스스로가 원해서 결정한 거라면, 그래서 피해본 사람이 없다면 난 비난하고 싶지 않고 내가 그 사람에게서 찾은 가치만 보존된다면 상관없다. 여기서 가치란 아름다움에 대한 가치일 것이다. 내가 유일하게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는 아름다움이니까.


이렇게 보면 원하는 건 추구하는 가치에서 나오는 것일까 싶다. 난 그저 아름다움을 관망할 수 있다면 괜찮다. 그게 나에게서 나온 것이든, 타인에게서 나온 것이든. 그러나 내 이런 점은 남들을 무척 외롭게 만드는 것 같다. 자신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 인간에게 어떻게 안정감을 얻고 의지할 수 있을까.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은 내 삶에서 무척 드물었던 것 같다. 아마 세상에도 무척 드물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추론의 근거가 우스울 정도로 빈약하지만 직감인지 강박인지 요즘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산다. 어쩌면 좋은걸까. 일단 아름다움이란 게 정확히 무엇인지부터 명확히 해야겠다. 미학을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추구하는 가치를 더 찾고 싶다. 이렇게 계속 타인에게 아무 것도 바라지 않는다면 난 너무 외롭고 슬픈 삶을 살 것만 같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 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상담전화 109,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961 설문 계엄 때문에 가장 큰 타격 입은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2/30 - -
12294044 잡담 내가 무속인도 아니고 종교인도 아닌데 메롱메롱이(115.23) 01.03 19 0
12294043 잡담 어렵내 하.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2 0
12294042 잡담 회개 하는건 본인 의지 아니냐 새삶 살고 싶은건 본인 의지 아님? 메롱메롱이(115.23) 01.03 16 0
12294041 잡담 월드를좀팰새끼? [5] Mayb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5 0
12294038 잡담 스웨 갓다올까 ㅅㅂ [6] 무딱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55 0
12294037 잡담 오늘자 윤카의 승리 충견이3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0 0
12294036 잡담 벌크업할땐 원래 체지방률 막 고려안하냐? 울갤러(118.235) 01.03 16 0
12294034 잡담 눈온댕얘들아 [3] 냐냐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0 0
12294033 잡담 드라우닝 원곡vs리제 롤무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71 0
12294032 잡담 오쥼마려움 루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3 0
12294030 잡담 아 딸치고 잠이나 더 자자 [2]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0 0
12294029 우울증 ㄹㅇ 도파민 부족하다 류현7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8 0
12294028 잡담 내가 무슨 힘과 권리로 그들을 용서하냐 메롱메롱이(115.23) 01.03 16 0
12294026 잡담 아니왜그러냐고 들어나보자 메롱메롱이(115.23) 01.03 15 0
12294025 잡담 주차 금지 구역이면 [6] 자야가젤이쁨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9 0
12294024 잡담 진짜 집 가고싶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1 0
12294023 잡담 팰유ㅓㄹ드… [4] 냐냐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9 0
12294022 잡담 릴 하이브리드(릴하 아님)로 연명 중 무딱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0 0
12294021 잡담 연초 금연 이틀차 무딱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1 0
12294019 잡담 울갤에서좋은연인만나고픈분 펠월드 ㄱㄱ 서어리(211.36) 01.03 19 0
12294018 잡담 펠월드할새끼 진짜없네 씨발.. [3] 서어리(211.36) 01.03 36 0
12294017 잡담 ‘저고닉’은 얼굴에 철판을 깔았구나,,,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5 0
12294016 잡담 술 마실까 [2] 포오리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5 0
12294015 잡담 왜 나한테 그러는 걸까 메롱메롱이(115.23) 01.03 15 0
12294013 잡담 2차계엄 위기? 울갤러(118.235) 01.03 27 0
12294012 잡담 사라져라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1 0
12294011 잡담 ‘저고닉’은 의제빔 맞고도 살아돌아왔네 [3]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58 0
12294009 잡담 ...팰월드할친구가없네 [5] 롤무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1 0
12294008 잡담 숨을 못 쉬겠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6 0
12294007 잡담 시험 끝나면 피어싱이나 더 뚫어야지 만두(223.39) 01.03 13 0
12294006 잡담 낼름낼름 침바르는중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8 0
12294005 잡담 입술 다 터져서 아픔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4 0
12294004 잡담 '그 고닉'은 지금 쯤 정신 차렸으려나.. 무딱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3 0
12294003 잡담 남자가슴 평가좀 울갤러(118.235) 01.03 22 0
12294002 잡담 ㅈㄴ맛잇는 돈까스 먹고싶노.. 카레랑... 아 신지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8 0
12294001 잡담 '저고닉'은정말안되겠군 [1] 힌개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5 0
12293997 잡담 오늘응 춥군아 [2]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1 0
12293996 잡담 얘들아머헤 [10] 냐냐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48 0
12293995 잡담 왜 그걸 알아차리냐면 알아차려달라고 티를내는 사람들이 있어 메롱메롱이(115.23) 01.03 13 0
12293994 잡담 인터넷 사령관 ㅇㅈㄹ ㅋㅋ 커맨더인 내 앞에서 [6]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8 0
12293992 잡담 그네타는 페페 자짤 쓰는 ㅇㅇ 비고닉아 너 정체가 머임 [4] 무딱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7 0
12293991 잡담 흠; 전기도둑은항상피곤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0 0
12293990 잡담 경험자많은울갤에질문)술조금취했는데오피예약되냐 [1] 우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8 0
12293989 잡담 가슴 평가좀 울갤러(118.235) 01.03 32 0
12293988 잡담 저녓메뉴 추천좀 [4]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2 0
12293986 잡담 내가 아파서 직장 조퇴하는것도 정해져있더라 메롱메롱이(115.23) 01.03 18 0
12293984 잡담 물빼고 싶네 청림팡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27 0
12293983 잡담 아 나도 저녁먹어야하는데 고헤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3 0
12293982 잡담 저녁 몇땃쥐 ? [1] 사천짜파게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38 1
12293981 잡담 에훀시발 우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3 13 0
뉴스 “해병대 수치!” 김흥국, 악성댓글에 “네가 뭔데”로 응수 디시트렌드 01.0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