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는데" 만 남아버린 세상에서 산다는건.

내가 뭐가 되고 싶었는지 뭐가 되려고 했었는지 잊어 싫은 거죽만 뒤집어 쓴 채로 푸푸 들이쉬고 후후 내쉬는 삶을 존속한다는것.

난 내가 좋아. 그래서 내가 가장 싫어. 너무너무 싫어서 묻어놓을 수 있다면 그림자만 뒤집어 쓴 채로 달뜨는 밤에만 떠돌고 싶다는 것.

한갓진 도로. 한 밤에서. 오랜지색 가로등만 가득 차 있는 공도를 내달리는 상상을 하고 바람이 된다는 거.

싫다는 건 내 얼굴. 이렇게 살고싶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어버려서.

왜 나만 이런가. 왜 나만 이상한가. 오 ㅐ나만 예진즉의 제 정신을 가지지 못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쟤 좀 이상하다는 말이 들려오게 되어버렸을까.

난 어떤 사람이고 싶었냐고 물어보면 그냥 행복ㅎㅏ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되었을 뿐인데 왜 나만 이런가. 왜 나만 예진즉의 제 정신을 가지지 못하고 타인으로 하여금 슬퍼 보인다는 말만 들려오게 되어버렸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