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승이 향림에게 물었다. 향림은 향림 징원으로, 아호, 경청과 같은 시대의 사람이다. 향림은 먼저 호남의 보자를 참방하고, 이후 운문 문하에 들어가 18년간 시자를 했다. 운문은 매일 '원시자!'라고 부르고, 그가 '예'하면 '이게 무엇인고[시십마]'라고 물었다. '대답한 자는 무엇인가'라고 몰아세운 것이다. 이렇게 하기를 18년. 18년째 향림은 드디어 견성하였다. 그는 언제나 종이옷을 입고서, 운문이 이래저래 말하면, 유묘심현한 언구를 잊지 않기 위해 그 자리에서 옷에다 쓰고, 나중에 운문의 어록을 편찬했다고 한다. 그 책이 "운문광록"이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향림을 '지의시자'라고 불렀다고 한다. 아주 충직한 사람이다.

향림은 촉나라로 돌아가 도강 수정궁에서 주지를 하다가 청성 향림사의 주지가 되었다. 지문 광조는 향림의 도력이 성하다는 말을 듣고 촉나라로 가서 참례한다. 지문은 설두의 스승이다. 운문이 제접한 납자는 수없이 많으나 당시에는 향림 일파만이 성대했다고 한다.

향림은 임종 때, "노승 40년, 비로소 타성일편이로고"라는 말을 남기고 천화(고승의 죽음, 입적)했다. 정념상속으로 절에서 살아온 40년을 한순간에 꿰뚫었다는 말이다. 대단한 선정력이다.